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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는 위법"…행정부 독주에 제동

상호관세 무효에도 정국 안갯속…트럼프, 10% 보편 관세로 즉각 맞불

2026.02.21(Sat) 12:39:52

[비즈한국]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것이 법적 권한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봤다. 백악관은 즉각 무역법(Trade Act)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한시적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 관세 정책에 제동이 걸렸지만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2월 20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6대 3 의견으로 위법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헌법상 관세를 포함해 세금을 부과할 권한이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정치적으로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갖는 조치를 행정부가 단독으로 시행하려면, 의회가 구체적으로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IEEPA에 근거한 대통령의 ‘수입 규제’ 권한이 과세 권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IEEPA에 관세 부과에 관한 명확한 문구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IEEPA는 대통령이 비상 상황에서 대외거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한 법이지만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판결 이후 즉각 조치에 나섰다. 백악관은 무역법(Trade Act) 122조를 들어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최대 150일 동안 한시적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심각한 국제 수지 적자 등에 대응해 일정 기간 관세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150일 이후 관세 부과를 연장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 직후 서명하면서 122조는 24일 0시 1분 기준(현지 시각)으로 발효된다. 

 

백악관은 대통령 포고령(Proclamations)을 통해 △특정 중요 광물 △화폐·금괴에 사용되는 금속 △에너지 제품 △의약품 △미국에서 생산할 수 없는 천연자원 및 비료 △승용차·경트럭·중대형 차량·버스 부품 △항공우주 제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4월 무역 적자와 통상 갈등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IEEPA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국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에 중소기업과 미국 내 12개 주 등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1,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위법 판결이 나오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적용하던 10~15% 수준의 상호 관세가 무효화됐다. 

 

상호 관세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불확실성은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 판결에 반발하면서 대체 부과 수단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201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 무역법 201조는 세이프가드,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 관세법 338조는 미국 상품 차별 보복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이다.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업계선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수단을 언급한 만큼 불확실성이 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분야의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품목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이번 상호 관세 무효 판결과 무관하다. 오히려 미국이 품목별로 관세를 강화하는 ‘핀셋 관세’를 통해 부족한 세수를 메울 수 있다는 우려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위법 판결이 나오면서 미국 증시 지표도 요동쳤다. 판결 소식 직후에는 기술주 및 반도체 주, 소비재 주 등이 급등하며 상승을 이끌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로 대응하면서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다. 20일 종가 기준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69%, 나스닥은 0.90%, 다우지수는 0.47% 상승하며 마무리됐다. 

 

청와대는 “연방대법원 판결 내용과 미국 정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계획을 검토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21일 오후 2시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합동 회의를 열고 미국 상호 관세 무효 판결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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