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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만금에 10조 원 투입해 수소 경제 '전초기지' 짓는다

대형 수전해 설비 및 태양광 발전 시스템 구축…높은 단가와 인프라 한계 극복이 관건

2026.02.24(Tue) 17:05:18

[비즈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 지역에 향후 5년간 약 10조 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수소 에너지, 로봇 등 미래 신사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강원특별자치도가 전국 최고 수준의 수소차 보급률을 바탕으로 충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며 수소 생태계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어, 지지부진하던 수소 경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지 관심이 쏠린다.

 

수소차 인프라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경제성과 인프라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 사진=박정훈 기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계획의 핵심 중 하나인 수소 분야에서는 물을 전기로 분해하여 수소를 만드는 대형 수전해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 구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화하면 제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 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 또한 수소 수송센터와 충전소, 1GW급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그 결과 인근에 위치한 현대차 전주공장은 수소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생산 거점으로서 새만금 수소 허브와 연계되어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AI와 로봇 분야 투자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 등을 도입한 고성능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여 자율주행 차량 및 로보틱스 개발을 위한 데이터 처리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로봇 공장 건립을 통해서는 완제품 로봇 시스템을 생산하고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운드리 시설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소 경제 지원 사격도 구체화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2일 태백 수소충전소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4월 초 속초 노학동 충전소의 문을 연다. 태백 충전소는 그동안 충전 시설이 없어 원거리 원정 충전을 감수해야 했던 영동 남부권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줄 전망이다. 속초 역시 도내 권역별 충전 공백을 해소하고 수소차 충전량 증가에 따른 충전소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충전소를 구축한다. 두 곳의 충전소 구축에 100억 원이 투자됐다. 

 

강원도는 인구 대비 수소차 보급률이 울산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는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319억 원을 투자하여 수소 승용차 390대와 수소 버스 50대 등 총 440대를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자체의 인프라 확충 노력은 수소차 이용자들이 겪는 고충인 '충전소 부족' 문제를 지역 단위에서부터 해결해 나가는 선례가 될 수 있다. 

 

손창환 강원도 글로벌본부장은 “태백과 속초 노학동 수소충전소 운영을 계기로 도내 충전 인프라의 지역 간 균형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소 공급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강원형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생산–저장–운송–충전 전주기 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소차의 현실은 아직 냉혹하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수소차의 점유율은 여전히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약 1만 6000대 수준으로, 수천만 대에 달하는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와 비교하면 존재감이 미미하다. 

 

주요 원인은 경제성 부족과 인프라 한계다. 수소 충전소는 고압 압축기, 저장 탱크 등 복잡한 설비가 필요해 1개소당 비용이 전기차의 급속 충전기에 비해 훨씬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족한 충전 시설과 비싼 가격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수소 경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 절감이다. 수소차의 목적은 친환경이지만, 현재 전 세계 수소의 대부분은 천연가스를 통해 분해하는 ‘그레이 수소’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이라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는 아직 생산 단가가 높다. 새만금의 대형 수전해 설비 같은 기술 혁신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상용차 중심의 시장 재편도 필요하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경쟁하기 어렵지만, 장거리 주행과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하는 트럭과 버스 시장에서는 수소차가 확실한 강점을 가진다. 전기차는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무겁고 비싼 배터리를 더 많이 실어야 하지만 수소차는 탱크 용량만 키우면 되기 때문에 무게가 가볍다. 따라서 상용차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저장과 운송 기술의 개발이다. 수소는 기체 상태로는 부피가 커서 초고압 압축이나 영하 253도 이하의 액체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에너지 비용이 막대하다. 이 비용을 절감하여 수소 인프라에 대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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