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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경쟁, 화질에서 음질로…" LG전자, AI 기반 신개념 홈 오디오 띄운다

스피커 위치 상관없이 최적의 사운드 구현…B2C·전장까지 확장, TV 판매 부진 해결할 묘수될까

2026.03.07(토) 17:00:52

[비즈한국] 글로벌 TV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가전 기업들이 차별화 요소로 음향을 앞세우고 있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과 무선 기술을 결합해 설치 제약을 없앤 프리미엄 홈 오디오 시스템을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질 경쟁이 정점에 달하며 차별화 요소가 줄어든 가운데 고품질 사운드를 홈엔터테인먼트 경험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려 정체된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오디오 사업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박찬후 LG전자 오디오개발실장(왼쪽부터), 돌비 아태지역 마케팅총괄 아심 마서 부사장이 5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신제품 설명회에 참석해 제품과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공간 음향 공식 깼다 “스피커가 사람을 따라온다” 

LG전자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국내 최초로 돌비의 첨단 음향 기술을 지원하는 ‘LG 사운드 스위트’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홈 오디오 시스템인 사운드 스위트는 스피커를 자유롭게 배치해도 시스템이 위치를 인식해 공간에 맞는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홈시어터 시스템은 입체 음향을 구현하기 위해 스피커를 정해진 위치에 배치하고 복잡한 배선을 연결해야 하는 등 설치의 제약이 컸다. 스피커 위치가 조금만 달라져도 음향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스피커를 자유롭게 배치해도 AI가 각 스피커의 위치를 감지해 공간에 최적화된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이 한계를 극복했다.

이날 현장 시연에서 공개한 핵심 기술 ‘사운드 팔로우(Sound Follow)’는 초광대역(UWB) 무선전송 기술을 활용해 청취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사용자가 소파에서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도 스마트폰 앱을 조작하면 음향의 중심이 사용자를 따라 이동한다. 박찬후 LG전자 오디오개발실장은 “사운드바로는 최초로 돌비와 협업해 스피커 위치를 어디에 두든 최적화된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에는 AI가 음성·음악·효과음 등을 구분해 자동으로 조정하는 ‘AI 사운드 프로 플러스’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강은경 기자


사운드바에는 2026년형 LG 올레드 TV와 동일한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가 탑재돼 음향의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AI가 효과음, 음악, 음성을 실시간으로 구분해 목소리를 선명하게 보정하고, 저채널 오디오를 멀티 채널로 확장하는 ‘AI 업믹스’ 기능으로 공간감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TV와 연결하지 않아도 활용할 수 있는데,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음악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LG는 이번 제품이 기술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라고 강조한다. 회사에 따르면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가 무선 서라운드 스피커, 서브우퍼 등을 갖춘 사운드바 기반 시스템에 적용돼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효철 돌비코리아 이사는 “그동안 극장에서 경험하던 몰입형 사운드를 집에서도 구현하려면 고가의 홈시어터 장비와 복잡한 배선, 전문가 설치가 필요했다”며 “플렉스커넥트는 오디오를 위해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춰 오디오가 바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는 원하는 위치에 스피커를 놓기만 하면 되고, 시스템이 공간 특성과 스피커 성능을 분석해 최적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240조 오디오 시장서 ‘화질 이후 경쟁’ 

LG전자가 오디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의 성장성과 TV 시장의 환경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오디오 산업 시장가치는 약 1,630억 달러(약 240조 원)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특히 국내 홈 오디오 시장은 2024년 약 6억 3천만 달러에서 2034년 약 11억 3천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5.9% 성장이 전망된다. 

OTT와 스트리밍 콘텐츠 확산으로 영상 소비가 늘면서 음질이 ‘화질 다음 경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TV 화질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음향 품질을 핵심 구매 요인으로 고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진규 LG전자 오디오상품기획팀장이 5일 설명회에서 신제품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강은경 기자


LG전자는 최근 오디오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디오 브랜드 ‘엑스붐(xboom)’을 재정비하고 세계적인 뮤지션과 협업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현재 약 7000억~8000억 원 수준인 오디오 매출을 B2C 역량을 기반으로 전장 등 B2B 영역까지 확장해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경쟁사도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완전 자회사인 하만은 지난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하만카돈·JBL·AKG 등 20개가 넘는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한 하만은 지난해 매출 15조 8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전장 사업과 함께 오디오 부문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번 제품을 시작으로 오디오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TV+오디오’ 결합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사운드바(H7), 서라운드 스피커(M5·M7), 서브우퍼(W7) 등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대 50가지 구성이 가능하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북미, 유럽 지역에 먼저 선보인 뒤 내달 국내 출시된다.

이정석 LG전자 오디오사업담당 전무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손쉽게 나만의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프리미엄 오디오 경험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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