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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재선임 반대 권고…국민연금 선택은?

자사주·상호주·퇴직금 과도 등 지배구조 지적…24일 주총 표 대결 분수령

2026.03.10(Tue) 19:40:06

[비즈한국]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국민연금 표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약 5%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측 표 대결에서 승부를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이번 주총은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기조와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운용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최윤범 회장(사진)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국민연금 표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업계에 따르면 ISS는 9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와 관련한 ‘의결권 분석 및 벤치마크 정책상 의결권 권고 보고서’를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이번 주총 핵심 안건으로 꼽히는 집중투표제 적용 이사 선임 인원에 대해서는 고려아연 측 ‘5인 선출안’에 찬성하면서도, 이사 구성은 고려아연 추천 1인(황덕남 이사회 의장), 미국 크루서블JV 추천 1인(월터 필드 맥랠런), 영풍·MBK파트너스 추천 3인(박병욱·최병일·이선숙) 선임을 지지했다.     

 

ISS의 판단이 주목받는 이유는 고려아연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ISS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고가 매입 후 저가 유상증자 시도 △상호주 구조를 활용한 의결권 제한 △미등기 명예회장에 대한 대표이사급 퇴직금 지급 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실적 개선이나 주가 상승과는 별개로 고려아연 의사 결정이 경영권 방어 등에 남용되거나 건전한 지배구조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사됐다고 비판한 것이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국민연금으로 쏠린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5% 수준이다. 고려아연 주요 주주로서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측 지분율 차이가 1%포인트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판단이 사실상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ISS 권고대로 최 회장 재선임 안건에 반대할 경우 10% 수준인 소액주주들이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총은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기조와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충실히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최근에는 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자본시장 질서 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주주 이익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의 상법 개정까지 이어지면서,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가 이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 위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고려아연 주총의 핵심은 회사 지배구조 문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있다. 특정 개인 또는 특정 진영의 이해관계보다 회사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주주가치, 시장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이 무엇인지가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고민이 담긴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한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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