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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도전 끝 상장 케이뱅크, 주가 지지부진 속사정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엇갈린 흐름…성장성 의문에 투자심리도 위축

2026.03.20(금) 10:57:15

[비즈한국] 지난 5일 상장한 케이뱅크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상장했지만 기대만큼의 주가 흐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케이뱅크는 지난해 실적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는데,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 2월 5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는 19일 종가 671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인 8300원보다 19.16% 하락한 수치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2월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됐을 당시 “상장 후 공모자금을 통해 혁신금융을 가속화하고 꾸준한 성장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행장의 말과 달리 주가는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케이뱅크는 국내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하락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케이뱅크의 주가 하락은 두드러진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케이뱅크 상장 전날인 4일 종가는 2만 2200원, 19일 종가는 2만 4650원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가가 하락한 케이뱅크에 비하면 상황이 훨씬 낫다.

 

증권가에서도 케이뱅크의 향후 주가 전망에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총량규제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로 인해 가계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기업 대출이 성장의 돌파구지만 금융기관 간 기업대출 취급 경쟁 심화 속에서 신규 여력만큼 빠르게 대출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더구나 올해 6월과 9월은 케이뱅크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의무보유(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리는 시점이다. 주요 주주들이 이때 지분을 매각하면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케이뱅크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은 상장 당일인 3월 5일 보유 지분 11.08% 중 1.86%를 매각했다. 보호예수가 지정되지 않은 주식 전량을 내놓은 것이다.​

 

케이뱅크 본사가 위치한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트윈타워. 사진=최준필 기자

 

케이뱅크의 최근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순이익은 2024년 1281억 원에서 2025년 1126억 원으로 12.10%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4401억 원에서 4803억 원으로 9.14% 증가했다. 후발 주자인 토스뱅크 역시 순이익이 433억 원에서 1019억 원으로 135.33% 늘었다.

 

케이뱅크의 순이익 감소는 상장을 앞두고 관련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마케팅 비용은 2024년 1~3분기 221억 원에서 2025년 1~3분기 308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산업무 비용은 200억 원에서 252억 원으로, 급여는 419억 원에서 569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

 

케이뱅크가 향후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두고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신용대출 평균 잔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신사업 인가 등 여러 부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케이뱅크가 무작정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없는 이유다.

 

또 다른 문제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업비트는 2020년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고 원화 입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비트의 원화 입출금은 케이뱅크 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재도 케이뱅크 수신 잔액 중 상당수가 업비트 예치금이다. 그런데 두나무와 케이뱅크의 제휴 계약은 오는 10월 만료된다. 10월 이후 업비트 관련 예치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업비트와의 제휴를 이어가되 과도한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최우형 행장은 2월 5일 기자간담회에서 “4~5년 전에는 예치금의 비중이 커서 우려가 나왔으나 지금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비트 예치금은 여전히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케이뱅크에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배승 연구원은 “상장 이후 자본비율 제고를 바탕으로 높은 자산성장과 탄력적 이자이익 확대가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가 본격화되고 높은 비용효율성과 자산건전성 개선에 힘입어 경상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당시 유입된 자금으로 △SME(개인사업자, 중소기업) 시장 진출 △Tech 리더십 강화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디지털자산을 비롯한 신사업 투자 가속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가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지 금융권 관심이 집중된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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