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괴롭힘 고발에 원거리 전보 논란…이랜드리테일 또다시 인사 잡음

대구·순천 등 지역 점포 재편 과정서 잡음 잇따라…인력 재배치 놓고 노사 충돌

2026.03.31(Tue) 11:55:04

[비즈한국] 최근 이랜드리테일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인사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후 수도권 점포의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올해는 지역 점포를 중심으로 유사한 흐름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이랜드리테일에서 노사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단축 근로 직원 압박 의혹, 감사 대응 두고도 시끌

 

3월 17일 이랜드 노조는 대구 지역 이랜드리테일 소속 백화점 A 지점장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A 지점장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이용 중인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공개적인 질책, 부당 전보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A 지점장이 ‘업무 지도’를 명분으로 직원들에 대한 압박을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퇴근 직전까지 업무 보고를 요구하거나, 다수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근무시간을 분 단위로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등 과도한 관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이용하던 직원이 기존 영업팀에서 근무하다가 고객상담실로 전보됐다. 기존 업무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직무로 이동한 것”이라며 “지점장은 이 제도 활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이랜드리테일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 지점장을 둘러싼 유사한 신고가 여러 차례 제기됐음에도, 사측의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비즈한국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자는 감사팀과의 면담 과정에서 A 지점장의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감사팀 직원은 “OO점 직원들이 업무 중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가 있어 설문을 진행했고,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면담을 진행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관련 정황을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면담이 진행됐음에도, 감사팀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고 경고 조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현재 A 지점장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연서명을 진행 중이다. 노조 측은 “피해 직원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상황인데, 해당 지점장은 지난 1월 본부장으로 승격됐다. 회사가 가해자를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3월 27일부터 서명을 시작해 현재까지 1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한 불합리한 처우 여부를 확인하는 설문을 진행 중이다. 특히 육아기 단축 근무 직원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있다”며 “노동부 신고 건과 관련해서는 현재 고용노동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으며, 향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은 대구, 순천 등의 지역 점포 근로자에게 수도권 근무지를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지방 점포 구조조정 본격화…노사 갈등 반복되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을 두고 인력 조정과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육아기 단축 근로 등을 사용하는 직원들에게 가해진 압박이 퇴사로 이어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이 논란이 인력 재배치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이랜드리테일은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인력 조정에 나선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자산 재설계 전략에 따라 순천·광주·전주·경산·칠곡강북(대구) 등 전국 5개 점포에 대한 정비 작업을 추진 중이다. 점포 축소 움직임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지점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원거리 지점으로 발령을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은 대구 지역 근무자에게 서울 천호·분당 야탑 지점으로의 이동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순천 지역의 근무자에게는 경기 광명으로의 이동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20년간 대구에서 근무해온 직원에게 수도권 근무를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인지 의문”이라며 “건강 문제로 단축 근무를 이어가는 직원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회사는 제안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사실상 퇴사를 압박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어려운 오프라인 유통 환경 변화에 맞춰 수익 개선을 위해 클로징(폐점)을 비롯한 다양한 운영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해당 점포들은 수년간 적자가 지속된 상황이지만 고용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직원과 개별 면담을 통해 개인 의사와 생활 여건을 반영한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퇴사를 전제로 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4월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후 노사 갈등이 심화됐다. 비용 절감을 위해 도급업체와의 계약을 종료하면서 점포 내 정규직 직원을 카트·주차·보안 등 업무에 투입해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노조 측은 근로계약서에 없는 업무를 부여하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지난해 7월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5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말, 이랜드리테일은 인사 조처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1월부터 정규직 직원들은 이 업무에서 제외됐다.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관리직과 사무직을 물류센터로 발령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직원들은 전보 인사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각 근무지 관할 노동청에도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서울·경기·부산 지방노동위원회 등에서 부당 전보로 인정하는 판정이 나왔지만, 이랜드리테일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본사는 재심을 취하하고 물류센터로 발령된 직원들을 원직으로 복귀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재심 취하 사유를 묻는 질문에 “경영상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임기 끝났는데 후임은 아직…NH투자증권 대표 선임 왜 늦어지나
· [단독] 두나무, 서울거래와의 비상장 주식거래 특허 분쟁서 최종 승소
· [단독] 삼성물산, 압구정4구역 단독 응찰…'현대 안방'에 첫발
· '주주 갈등 봉합' 오스코텍, 새 이사회로 투명성 높인다
· [사외이사 라인업] AI전문가 채운 롯데쇼핑, 전략 전환 신호탄일까
· 초록마을, 회생계획 제출 올해 세 번째 연장…물류도 점포도 흔들린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