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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돈 주고 강의 듣나요" 수능 인강까지 퍼지는 텔레그램 불법 공유방

비용 부담·낮은 진입장벽에 유입 확산…21만 명 가입한 대형 채널도

2026.04.02(Thu) 17:04:12

[비즈한국] 문제집과 강의 영상을 불법으로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교재를 넘어 유료 인강 영상까지 무단 유통되면서 사교육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유포 채널이 폐쇄된 이후에도 유사 채널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단속이 뒤따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불법으로 교재를 유통하는 대형 채널에 21만 명의 가입자가 들어와 있다. 사진=윤채현 인턴기자


경기 남양주에 거주하는 A 씨(21)는 수능을 앞두고 텔레그램 불법 인강 자료 유통방에 들어갔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인으로부터 링크를 받아 입장한 해당 채널에는 이미 수십만 명이 가입해 있었다. 이용자가 많다 보니 불법이라는 인식은 점점 옅어졌고 단순 이용자일 뿐이라는 생각에 큰 부담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재수를 준비하던 B 씨(22) 역시 비슷한 경로로 ‘둠강방(어둠의 강의방)’에 유입됐다. 입시 커뮤니티에 강의 추천을 묻는 글을 올린 뒤 댓글로 공유된 링크를 통해서다. 하나당 10만 원 수준의 유료 강의였지만 공유를 통해 별도의 비용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B 씨는 특정 업체의 패스를 결제하면서도 다른 강사의 수업까지 함께 수강하며 학습 범위를 넓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강의 자료를 유통하는 ‘○○ 아카이브’는 여전히 텔레그램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부터 수능 대비용 유료 학습 교재를 무단 유통해온 해당 채널은 유명 학원 강사들의 자료를 구매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며 확산됐다. 지난해 8월 운영자 검거 이후 폐쇄됐지만 이후 다른 운영자가 재개설하며 불법 유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을 기준으로 약 21만 7000명이 해당 채널에 가입한 상태다. 

 

최근에는 인강 영상 자체를 공유하는 유통방도 등장했다. 해당 채널에는 약 1만 6000명이 가입해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는 채널 내 서랍장을 통해 과목별 자료가 정리돼 있어 방대한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채널 가입은 가입자나 관계자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영상을 게시한 뒤 댓글로 텔레그램 링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도 링크가 퍼지며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다. 기자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채널에 가입할 수 있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채널 주소를 소액에 판매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운영진은 이러한 활동에 대해 “교육 격차를 줄이고 사교육 카르텔을 해소하기 위해 채널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운영진 역시 공지 채널을 통해 “모든 수험생들이 동등한 출발선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었다”며 “업체 간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학습 환경의 평준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불법 인강 자료 유통 채널 내 서랍장 화면. 과목과 강사별로 강의가 구분돼 있어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윤채현 인턴기자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유료 강의 영상과 교재를 무단으로 공유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다만 텔레그램 특성상 서버 추적이 어렵고 단순 이용자에 대한 처벌 적용이 쉽지 않다는 한계로 인해 유통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민영 가톨릭대 법학과 교수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지는 강의·교재 불법 유통은 저작권법 제136조 위반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며 “단순 시청자라고 하더라도 인지 개연성이 있으므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텔레그램은 해외 서버 기반 플랫폼으로 운영돼 IP 추적이나 접속 로그 분석에 어려움이 있다”며 “VPN이나 토르 브라우저 같은 익명화 기술이 활용될 경우 수사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가방을 메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윤채현 인턴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수능의 고난도 출제가 이어지면서 중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난도 문항을 대비하기 위한 예상 문제와 모의고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확대되는 셈이다. 강의 가격이 높고 정보 접근 격차가 큰 환경에서 비용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이 불법 채널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병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과도한 고난도 출제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 출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입법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불법 유통 문제 해결의 핵심은 평가 체제와 출제 방식에 대한 공적 통제 강화에 있다”고 덧붙였다.​ 

윤채현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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