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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라인업] KT '박윤영 체제'와 함께 이사회 재편 '절반의 성공'

'IT 전문가' 3인 신규 선임…'기존 체제 잔존' 리스크 아직 해소 안 돼

2026.04.15(Wed) 10:10:38

[비즈한국] 기업 이사회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대주주 ‘거수기’라는 평가를 받던 사외이사 자리에 실무형 전문가들이 전면 배치되는 추세다. 달라진 사외이사 라인업은 기업이 나아갈 방향과 위기를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가 되고 있다. 비즈한국은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 라인업 변화를 살펴보고, 기업의 미래 설계도와 속내를 집중 분석한다.

 

KT가 사외이사 3명을 신규 선임하며 이사회 재편에 나섰다. 사진=임준선 기자

 

#4인 잔류, 3인 교체, 7인 체제 유지

 

KT가 3월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박 대표는 30년 이상 KT에 몸담아온 ‘정통 KT맨’이다. 1992년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 후 KT 컨버전스연구소장,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부문장 등을 거쳤다.

 

이날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한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KT는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했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김영한 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 서진석 전 OCI홀딩스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김영한 교수는 6G포럼 자문위원과 지능형 6G코어 네트워크 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통신 기술 전문가다. 한국통신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오랜 연구 경력을 쌓아왔다. 권명숙 이사는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로, 글로벌 IT 기업에서 영업·마케팅을 총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서진석 이사는 OCI홀딩스·부광약품 비상근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기존 사외이사였던 최양희·안영균 이사는 재선임되지 않았고, 윤종수 이사는 자진 사퇴했다. 곽우영, 김성철, 이승훈, 김용헌 이사는 잔류했다. 이에 따라 KT 사외이사회는 7인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박 대표가 제시한 ‘AX(AI 전환) 플랫폼 컴퍼니’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박 대표의 AX 전략은 전임 김영섭 전 대표가 내건 ‘AICT 컴퍼니’와는 방향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김 전 대표가 전통적인 통신사업자 틀을 넘어 AI 기술 기업으로의 완전한 체질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면, 박 대표는 기존 사업 기반 위에 AI를 결합해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 선임과 동시에 이뤄진 사외이사 재편에서 통신 기술·글로벌 IT 전문성이 반영된 것은 이러한 전략과 맞물린 흐름이다.

 

KT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사진=KT 홈페이지

 

#낙하산·카르텔 반복 논란 끊을까

 

전문성 강화뿐 아니라 이사회 운영 논란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는 평가다. KT 이사회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나 이권 카르텔 등의 논란이 반복되며 사외이사 선임의 공정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두고 꾸준히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이사회는 규정 제8조를 개정해 CEO가 부문장급 임원을 임명할 경우 사전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CEO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결국 규정은 원상복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에도 유사한 시도는 이어졌다. 이사회는 이번 주주총회 직전 열린 회의에서 대표이사 교체기에 임원 인사 과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려다 부결됐다.

 

사외이사 개인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조승아 전 사외이사가 KT 사외이사 재임 기간 중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자격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불거졌다. 이승훈 사외이사는 인사 청탁과 해외 투자 관련 의혹에 휘말렸다. KT노조는 그를 형사 고발한 상태다.

 

사외이사 선임 구조를 둘러싼 문제도 이어졌다. 사외이사들이 상호 추천과 자체 평가를 통해 연임하는 방식이 유지되면서 이른바 ‘셀프 연임’ 논란이 반복됐다. 특히 김용헌 이사회 의장의 경우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재선임되며 이사회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사회 개편은 그동안 반복된 이사회 리스크를 ​박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정리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경영 주도권을 명확히 하는 한편, 사외이사는 기술·글로벌·경영 분야 외부 인사로 재편해 역할을 분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다만 이번 개편이 곧바로 리스크 해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규 사외이사 3명이 선임됐지만 기존 이사회 구성의 큰 틀은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진 인사 개입 논란을 불러온 규정 개정 당시 찬성 입장을 보였던 인사들이 이사회에 잔류해, 실질적인 변화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 체제에서 이사회 리스크를 얼마나 통제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이사회 개입 논란 등이 반복될 경우 전략 실행 속도와 투자 의사결정에 제약이 불가피한 만큼, 경영과 이사회 간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지목된다.

 

박 대표는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정기주총 당일 과천 네트워크·보안관제센터를 방문해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현장 중심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계열사 인사를 진행하며 조직 재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말과 형식보다는 속도와 실행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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