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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국산화 성공' 수리온 기어박스, 공격헬기에 적용할 수 있을까

5년 투자로 결실 맺었지만 추가 수요 필요…수리온 공격헬기 도입 고려해야

2026.04.24(Fri) 10:40:22

[비즈한국] ‘진격의 K-방산’이라는 구호처럼 전쟁과 함께 특수를 누리고 있는 K-방위산업이 잘나가고 있지만, K-방산의 발목을 항상 잡는 부품이 있다. 바로 추진계통이다. 엔진과 변속기를 수입하다 보면 항상 우리 군의 전력화에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수출까지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바로 ‘K2 파워팩 국산화’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독일산 엔진과 변속기를 국산으로 교체하는 데 거의 10여 년이 걸렸다. 특히 변속기가 문제였는데, 제작업체의 엄청난 노력으로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용 변속기를 개발해 수출 버전 K2에 탑재했다.

 

사실 K2 전차 이전에도 K9 자주포의 경우 독일산 엔진이 수출 규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K9 자주포 엔진도 문제가 생긴 지 거의 10여 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국산 엔진이 개발됐다.

 

국산화 된 기어박스를 장착한 수리온. 사진=KAI 제공

 

항공 무기체계도 상황은 심각했다. KF-21의 국산 엔진 개발 계획은 최근 출범했지만, 실용화까지는 10여 년의 시간이 걸린다. 우리 군의 차기 무장헬기인 LAH-1 미르온 소형무장헬기 역시 프랑스산 엔진 공급이 불안정해 원래 계획대로 양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엔진과 변속기가 K-방산을 괴롭히는 심각한 주범인 셈이다.

 

이 와중에 지난 21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리온 기어박스(Main Gear Box)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워낙 힘들고 어려운 개발 과정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수리온 기어박스는 국내 변속기 업체에서 국산화를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에어버스 헬리콥터사의 H215M 헬기 기어박스를 수입해 왔다. 이 과정에서 납기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수리온 헬기의 T-700-701K 엔진 최대 출력을 사용할 수 없어 엔진 출력을 제대로 메인 로터에 전달할 수 없었다. 게다가 기어박스는 유지 비용의 약 30%, 구매 가격의 약 20%를 차지하는 고가 품목이라 외화 유출도 상당했다.

 

이렇게 기어박스 국산화를 해야 할 이유는 많았지만 개발 난도는 상당했다. KAI는 이번 기어박스 국산화 성공을 위해 2021년부터 기초 연구를 시작했고, 2023년 7월부터 해외 업체의 기술 이전과 함께 무기체계 패키지형 프로그램으로 본개발에 나서 이제야 시운전에 성공했다. 아직 테스트와 안정성 증명에 시간이 걸려, 완전한 개발 완료 및 감항 인증 획득은 2028년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이 와중에 개발비는 18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기어박스 개발 성공 시 기대 효과는 확실하다. 기존 수리온을 넘어서는 ‘슈퍼 수리온’이 탄생할 수 있다. 출력은 27% 늘어나고, 최대 이륙중량은 15% 늘어나 사실상 신규 헬기에 가까운 강력한 성능으로 수리온이 업그레이드된다. 창정비 주기 및 수명도 두 배로 늘어나 유지 비용도 저렴해지니 사실상 겉모습만 동일한 새로운 헬기로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기껏 개발한 수리온 기어박스를 적용한 ‘개량형 수리온’에 대해서 아직도 폄하하고 비판하는 움직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리온 헬기의 성능개량이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사후적으로 해석하는 심층 기사도 나온 상황이다. 수리온 헬기는 ‘라이트급’, UH-60 헬기는 ‘미들급’ 헬기라고 하는데, 국산화 기어박스가 적용된 수리온은 UH-60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거의 동일한 출력을 낼 수 있어 UH-60급 화물 수송이나 무장 운용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긴 기간 동안 도전한 기어박스 국산화가 이제 결실을 보기 직전이다. 이번에 나온 신형 국산 기어박스와 신형 임무컴퓨터, 조종석 디스플레이, 신형 전자광학장비, 신형 항법장비, 자동비행조종장비와 적외선 대공미사일을 교란하는 지향성 적외선 방해장비(DIRCM)를 장착하는 차세대 성능개량 수리온 사업이 적기에 추진되어야 한다. 기껏 새로운 성능을 가진 개량형 수리온을 만들었는데 우리 군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추가 수출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높은 가격과 성능개량으로 인한 부품 단종 문제를 겪는 외산 공격헬기 대신, LAH와 함께 작전할 헤비급 수리온 공격헬기를 육군이 운용할 것인지 소요를 검증해야 한다. 현재 해병대 마린온 헬기를 개량한 상륙공격헬기 MAH-1이 성공적으로 개발됐는데, 기본형 수리온 기반의 MAH-1 상륙공격헬기도 국산 천검 대전차미사일, 레이저 유도 로켓, 20mm 기관포 등을 장착해 해외 공격헬기와 대등한 수준의 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개발이 완료된 신형 기어박스와 DIRCM을 장착한 육군형 수리온 공격헬기, 가칭 SAH(Surion Attack Helicopter)-1 개발이 추진된다면, 상륙공격헬기보다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하고도 여유 있는 출력으로 기동성이 보장되고, 프랑스산 엔진 납기 문제를 겪는 LAH-1의 납기 문제를 일부 해결할 뿐만 아니라, 국산 대전차미사일 16발을 탑재한 강력한 국산 공격헬기를 기대해볼 만하다.

 

미사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요즘 주목받는 드론이다. 최근 공격헬기는 유무인복합(MUM-T) 개념으로 헬기에서 드론을 쏘는 일명 ‘ALE’ 드론을 장착하는 것이 유행인데, 해외 공격헬기가 탑재할 수 있는 미국 안두릴(Anduril)사의 Altius-600 드론은 대만 수출 가격 기준으로 약 100만 달러에 달해 국산 ALE 드론이나 국산 대전차미사일보다 훨씬 비싸 우리 군이 운용하기 쉽지 않다.

 

기껏 국산화한 핵심 기술을 제대로 쓰려면 제대로 투자해야 하고, 군이 장기적인 비용 절감과 국산화를 통한 경제성,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감안해 소요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수리온 기어박스 국산화로 우리 군이 무장 탑재 능력이 우수한 국산 공격헬기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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