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카카오그룹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투자 수익에 힘입어, 카카오페이는 증권·보험 등 자회사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양 사 모두 마냥 웃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성장세 둔화와 비은행 부문 확대, 카카오페이는 사법 리스크와 노사 갈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1374억 원) 대비 36.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기반 강화를 토대로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이 성장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이자 이익은 3734억 원, 수수료 이익은 99억 원으로 전년 동기(3234억 원, 67억 원) 대비 15.5%, 47.8%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을 보면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576억 원으로 전년 동기(1830억 원) 대비 13.9% 감소했다. 2025년 4분기(1451억 원)보다는 늘었지만 전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건 카카오뱅크가 지분 8.7%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933억 원의 영업외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수익증권 손익이 감소해 자금운용 평가손실이 늘어난 점을 영업이익 감소 이유로 명시했다.
이용자 수는 증가세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뱅크 고객은 2024년 1분기 2360만 명에서 2025년 1분기 2550만 명, 4분기 2670만 명에서 올해 1분기에는 2727만 명까지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증가가 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법정대리인(부모)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우리아이서비스’와 AI 서비스 출시에 따른 것으로 봤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신규 고객 57만 명 중 우리아이서비스 고객 비중이 24%”라며 “2025년 12월 카카오뱅크 AI 출시 후 AI 관련 MAU도 출시 전인 2025년 11월 대비 10배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실적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체 대출 성장과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정체됐다”며 “규제 등 대외 여건이나 AI 투자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본업으로 외형이 크게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비은행 부문과 신사업 확대에 나선 상태다. 인도네시아·태국·몽골 등 해외 투자에 이어 연내 캐피털사를 인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분기 컨퍼런스 콜 질의응답에서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금융 강화와 비은행 여신시장 진출을 위해 캐피털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캐피털사는 신용등급 개선을 통해 조달금리를 인하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고, 은행보다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자본을 활용해 벌어들인 이익)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과제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가계 및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잔액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2.3%로 2025년 4분기(32.1%) 대비 올랐지만 전년 동기(32.8%)와 비교하면 0.5%포인트 감소했다. 정부가 금융사를 향해 포용 금융 강화를 주문하는 가운데, 이를 목표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도 커지고 있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유지·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그룹의 또 다른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도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22억 원을 기록해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44억 원) 대비 630.9%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47억 원으로 전년 동기(144억 원) 대비 141.5% 늘었다. 카카오페이의 사업 부문에는 결제·금융·플랫폼 서비스가 있으며, 자회사로는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케이피보험서비스 △페이민트가 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자회사의 실적 기여와 운영 최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호실적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핵심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36억 원을 내면서 2025년 연간 영업이익(427억 원)의 절반이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수익성과 확장성을 겸비한 강력한 금융 생태계로 진화했다는 의미”라며 “기술 혁신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도 사법리스크, 파업 위기 등 안팎에 과제가 산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3월 말 금융당국을 상대로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2월 기관 경고와 더불어 약 1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금융감독원 현장검사에서 2018년 8월~2024년 5월 사이 알리페이에 고객 개인신용정보 542억 건을 동의 없이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카카오페이는 이 사건과 관련해 고객 동의가 불필요한 위·수탁사 간 정보 이전이라고 주장해왔다. 카카오페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서도 약 5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이에 대한 취소 소송도 진행 중이다. 6월 초 개보위와의 소송 1심 결과가 나오면 금융당국과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5월 20일 카카오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은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날 오전 카카오 본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엑스엘게임즈·디케이테크인 등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1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노사 교섭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서 태업·파업이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사는 성과장려금 규모, 임금 인상률을 두고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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