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의료 구매·물류 대행업체 이지메디컴이 신설 법인 이지헬스케어솔루션즈 인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특정 회사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라고 해명했다. 이지메디컴은 대웅그룹 오너 2세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측이 지배하는 회사로 258억 원을 투입해 이지헬스케어솔루션즈를 인수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오너 일가 승계를 위한 자금 조성 등의 의혹도 이지메디컴 측은 전면 부인했다(관련 기사 [단독] 대웅 2세 윤재승 이지메디컴, 수개월 차 신생 회사 258억 인수).
이지메디컴 측은 비즈한국 질의에 대한 공식 답변을 통해 “이지헬스케어솔루션즈는 에비슨케어 인수를 위해 설립된 SPC”라며 “인수 거래 수행 및 관련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밝혔다. 에비슨케어는 연세대학교 의료원이 지분 51%를 보유한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기업이다. 2월 결산법인으로 2025년 3월~2026년 2월 매출은 229억 원, 영업이익 216억 원을 기록했다. 이지메디컴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에비슨케어 인수 승인을 받았고, 지난달 6일 진재희 대표를 포함한 이지메디컴 임원 7명이 에비슨케어 임원에 올랐다.
이지메디컴은 이지헬스케어솔루션즈 지분 취득금액 258억 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특정 개인이나 최대주주 승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지메디컴 관계자는 “통상적인 투자 및 인수 절차에 따라 진행된 거래로 거래 금액은 기존 주주에게 지급된 것이 아니라, 인수 대금 납입을 위한 증자 목적으로 투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금이 3개월 만에 1억 원에서 27억 원대로 급증한 배경에 대해서도 “회사 인수 절차 진행 및 거래 일정에 맞춰 필요한 자금 조달이 단계적, 상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메디컴이 직접 인수하는 게 아니라 이지헬스케어솔루션즈라는 SPC를 설립하는 방식을 활용한 데 대해서는 기업 M&A 과정에서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항변했다. 이지메디컴 관계자는 “별도 법인을 통해 거래를 하면 인수 대상과 관련한 법적·재무적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분리할 수 있고 모기업의 재무 부담도 구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삼표그룹의 삼표시멘트 인수 등 대형 M&A에서도 활용된 바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지메디컴이 SPC를 활용해 에비슨케어를 인수, 사업 규모 확대에 나서는 만큼 향후 자금 조달 구조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 에비슨케어 가치는 1000억~1500억 원대로 추산하는데, 이지헬스케어솔루션즈에 증자한 258억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추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사업 리스크를 누가 감당하는지, 확대한 기업 지배력의 과실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가 이번 거래의 핵심 관건이다. 이것이 오너 일가의 사금고화 논란을 판가름할 척도가 될 수밖에 없다. 이지메디컴 관계자는 “나머지 인수대금은 파이낸싱이나 다른 투자를 받아서 채우는 게 SPC 구조인데 구체적인 것은 대외비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에비슨케어는 연세의료원이라는 대형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이지메디컴은 이번 인수로 연세의료원 물류망까지 흡수하면서 국내 MRO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강화할 발판을 마련했다. 두 회사의 결합이 최종 마무리되면, 단순한 지분 취득을 넘어 거대 자본을 지렛대 삼아 국내 대형병원 MRO 시장의 경쟁 구도와 거래 지형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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