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SK실트론 매각 재검토 기류…SK 리밸런싱 어디로

두산 인수 협상 막판 변수…반도체 웨이퍼 전략자산 놓고 고심

2026.06.03(Wed) 10:32:04

[비즈한국] SK그룹의 사업 재편, 이른바 ‘리밸런싱’의 주요 매물로 꼽혀온 SK실트론 매각에 막판 변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최근 그룹 안팎에서 매각 재검토 기류가 거론되면서 최종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장에서 SK실트론 매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밑에서 결정한다”고 답했다. SK실트론 매각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SK그룹 차원의 공식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매각 협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SK실트론 매각에 막판 변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멤버스 데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두산 우협 선정 후 본계약 지연

 

SK㈜는 지난해 12월 17일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두산 역시 SK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를 받았고, 인수 검토와 당사자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 조건과 거래 구조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4조~5조 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시장에서는 SK㈜ 지분 매각 규모가 3조~4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SK그룹 입장에서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거래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매각을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두산이 SK㈜ 보유 지분을 인수한 뒤 최태원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까지 확보해 연내 지분 100%를 취득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SK실트론의 전략적 가치, 그룹 리밸런싱 속도 등을 두고 내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웨이퍼 전략자산 가치 부각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기초 소재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주요 업체로 꼽히며, 두산이 인수할 경우 반도체 소재 사업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두산은 이미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SK실트론을 더하면 반도체 전공정 핵심 소재인 웨이퍼부터 후공정 테스트까지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중공업 중심 사업구조에서 AI·반도체 분야로 체질을 바꾸려는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SK실트론 인수가 상징성이 큰 거래다.

 

SK그룹 입장에서는 반도체 웨이퍼를 매각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실트론을 그룹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AI 중심의 견조한 전방 수요가 이어지면서 첨단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300mm 웨이퍼 중심으로 SK실트론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개선 필요성과 전략자산 가치 사이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리밸런싱을 추진해왔다. 투자 확대 과정에서 커진 재무 부담을 줄이고, AI·반도체·에너지 등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다. SK실트론 매각은 이 같은 사업 재편 흐름에서 주요 현금화 카드로 거론됐다.

 

다만 리밸런싱의 목적이 단순한 자산 매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 성장성과 전략적 필요성이 큰 자산을 어디까지 보유할 것인지도 함께 판단해야 한다. SK실트론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반도체 소재 사업의 전략성을 동시에 갖춘 자산으로 평가된다. 매각 대금 확보 효과가 크지만,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이탈하는 부담도 작지 않다.

 

최 회장 개인 지분도 거래 구조의 변수로 꼽힌다. 최 회장은 2017년 SK㈜가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개인 자격으로 잔여 지분 29.4%를 취득했다. 이 거래는 과거 사익편취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2025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관건은 SK그룹이 재무구조 개선과 반도체 소재 자산 보유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다. 매각이 성사되면 SK그룹은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고 리밸런싱 성과를 시장에 보여줄 수 있다. 반대로 매각을 재검토하거나 조건을 조정할 경우, SK실트론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평가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핫클릭]

· 커지는 폐의약품 처리 부담, 제약업계도 나눠야 하나
· "AI 서버 병목은 기판에서 온다" 삼성전기·LG이노텍 차별화 역량은?
· 빗썸 동일인 이정훈, '자본금 2000원' 가족회사 아셀코퍼레이션 설립
· [단독] 공항리무진 2대 주주 티맵, 권영찬 대표 자산 가압류
· [단독] 백종원 얼굴 없는 빽다방 로고 출원, 더본코리아 BI 개편 주목
· [단독] '건스 앤 로지스 내한공연 주최' 8PM엔터테인먼트 파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