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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 특례 1호 상장기업의 몰락' 조대웅 셀리버리 전 대표 재판 현장

징역 30년·벌금 2500억 구형, 오는 8월 11일 1심 선고 예정…주주들 "공시 100% 믿었는데" 분노

2026.06.11(Thu) 16:52:48

[비즈한국] 조대웅 전 셀리버리 대표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등)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재판(1심)이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셀리버리는 201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주식시장에 입성했지만 경영진의 사기적 부정거래 및 방만 경영 의혹으로 인해 2023년 3월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 통보를 받으며 지난해 7월 상장폐지됐다.

 

이로 인해 5만여 명의 주주들은 1조 원 이상의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셀리버리 주주 50여 명이 모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아 예정에도 없던 중계법정까지 열렸다. 주주들은 조 전 대표의 보석 취소와 즉각적인 법정구속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11일 조대웅 전 셀리버리 대표 재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법 앞에 소액주주연대가 설치한 배너들. 사진=윤채현 기자


#재판부 ‘자금 흐름 객관적 입증’ 요구…검찰 ​전용​ vs 변호인 ​경영상 판단

 

이날 재판의 최대 쟁점은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700억 원이 당초 목적인 신약 개발이 아닌 아진크린(현 셀리버리리빙앤헬스) 인수에 전용됐는지를 입증할 객관적 금융거래 내역이었다. 재판부는 “단순한 진술이나 주장보다는 실제 돈의 흐름이 계좌 거래 내역으로 추적되는지가 핵심”이라며 객관적 자료로 입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과 조 전 대표는 팽팽히 맞섰다. 검찰 측은 “당시 보통예금 등에 있던 72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자금은 단기 사채 등 금융상품에 묶여 계약 기간 내 자유롭게 쓸 수 없었다”면서 “기초 회계 자료와 자금 흐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규 조달한 유증 자금이 아진크린 인수 자금으로 사용됐음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들에게는 임상 및 비임상 연구개발비로 쓰겠다며 자금 조달 계획서를 배포했지만 실제로는 화장품 업체 인수 등에 전부 전용됐다”며 사기적 부정거래의 고의성을 지적했다.

 

반면 조 전 대표 측은 사후적인 자금 흐름을 근거로 당시 허위 공시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조 전 대표 변호인은 “2021년 9월 당시 셀리버리는 450억 원 상당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자금이 투자된 단기 채권은 언제든 중도 해지가 가능한 상품이었고, 실제로 대금 지급을 위해 채권을 매도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은 “대표이사는 장부상 계정 과목의 잔액을 보고 자금 집행 가능 여부를 파악할 뿐, 특정 계좌의 세부 자금 흐름까지 일일이 알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후적으로 유상증자 자금이 일부 쓰인 결과만 놓고, 애초부터 투자자를 속이고 다른 곳에 쓰기 위해 허위로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시했다고 추론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항변했다.

 

#주주들 “법이 왜 필요해!” 격앙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정 밖에서 마주한 소액주주들은 조 전 대표 측의 변론에 대해 거센 분노를 쏟아냈다. 50대 여성 주주 A 씨는 “법정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았다”며 “우리는 회사가 공시한 내용을 100% 믿고 따라갔는데, 이제 와서 공시 내용이 거짓이었다고 말하면 도대체 우린 누굴 믿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특히 피고인 측 변호인이 조 전 대표의 회사 자금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관례라고 언급한 데 대해 “상장사들이 다 그렇게 한다면 그런 관례부터 엄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변호사가 변호를 한다고 해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고 비난했다.

 

조 전 대표의 도덕적 해이 사례로 꼽히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해서는 한층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른 50대 여성 주주 B 씨는 내부 제보를 인용해 “조 전 대표가 룸살롱 직원이나 지인들과 어울리며 쓴 술값과 빵값이 수백만 원에 달하고, 이를 카카오톡 단체방에 자랑하듯 사진까지 올렸다”면서 “회삿돈을 개인의 유흥비로 탕진하면서 신약 개발을 명목으로 주주들에게서 돈을 걷어간 것은 명백한 기망”이라고 비판했다.

 

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를 이끌고 지난해 4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셀리버리 대표에 오른 윤주원 대표는 재판 말미 피해자 진술을 통해 조 전 대표의 엄벌을 요청했다. 윤 대표는 “피고인들은 신약 개발 명목으로 조달한 700억 원을 화장품 업체 인수 등에 전용하고도, 기존 유동자산을 활용했다며 거짓 변소를 이어가고 있다”며 “주주들의 피눈물을 외면한 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낳고 있는 주범 조대웅을 즉각 법정 구속해 자본시장의 정의를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측은 조 전 대표에게 징역 30년, 벌금 2500억 원, 추징금 676억 원을 구형했다. 구형의 이유로 조 전 대표가 취득한 부당이득 가액이 676억 원에 이르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함에도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피해 회복이 전혀 안 된 점을 들었다. 성장성 특례 1호 기업으로서 회사 운영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함에도 상장 이후 손쉽게 전환사채나 전환우선주 등을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한 점 등도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최후 진술로 “주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형법상 죄가 있다고 밝혀지면 벌을 달게 받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판결 선고는 오는 8월 20일 오전 11시로 예정됐다.

 

검사의 구형 직후 방청석에 있던 일부 주주들은 흐느끼며 눈물을 터뜨렸다. 구형 직후 법원 밖에서 만난 50대 여성주주 C 씨는 “1년이 넘도록 재판을 진행하면서 주주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선고가 구형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검찰에서 이 정도 중형을 구형할 정도로 중죄로 봐줬다는 게 감사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50대 남성 주주 D 씨는 “그동안 주주들에게 욕하고 비아냥대다 이제 와서 왜 사과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지난 1년여 간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고통받아온 셀리버리 소액주주들은 검찰의 중형 구형 소식에 지난 시간의 고생을 인정받은 듯한 안도감과 함께, 여전한 상실감에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 제공


#2조 원대 유망 바이오 기업의 씁쓸한 추락

 

셀리버리는 독자적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을 개발하며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조 원을 넘었던 유망 바이오기업이었다. 하지만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이나 임상 개발에 진전이 없으면서 매출 부진이 이어졌고 상장 유지를 위한 최소 매출 요건을 맞추는 데도 실패했다. 성장성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5년 차부터 연 매출 30억 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다.

 

검찰 측은 조 전 대표가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1년 11월 물티슈 및 화장품 제조업체인 아진크린 인수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신약 개발 자금 명목으로 조달한 유상증자 자금을 전용하는 사기적 부정거래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셀리버리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까지 더해져 주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조 전 대표는 회사의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등에서 10억 원 이상을 사적으로 탕진했으며 자신의 모친에게 회사 명의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벤츠 마이바흐 등 수억 원대의 최고급 외제차를 제공하는 등 심각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셀리버리는 2023년 3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회계감사 ‘의견거절’ 통보를 받으면서 주식 거래가 전면 정지됐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대표가 공시 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차명 계좌를 통해 보유 주식을 미리 처분해 손실을 회피했다는 의혹에까지 휩싸였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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