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위고비로 지방간 치료를?" MASH 치료 게임체인저 될까

GLP-1 전신 대사 조절로 섬유화 증상까지 회복…근육 손실은 해결해야 할 과제

2026.06.15(Mon) 11:22:32

[비즈한국]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시장에 비만치료제가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체중을 극적으로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간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섬유화 증상까지 유의미하게 되돌릴 수 있다는 임상 데이터가 잇따라 나오면서다. 간 질환의 핵심 원인이 비만과 당뇨 등 대사이상으로 재정의되면서, 전신 대사를 조절하는 GLP-1 계열 약물이 간 질환 영역의 강력한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위고비를 포함한 GLP-1 계열 약물이 전신 대사 조절 기능을 앞세워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13일 열린 'The Liver Week 2026'에서 노보노디스크가 차린 위고비 전시부스. 사진=최영찬 기자


#전신 질환이 된 '지방간'…간·당뇨·신장내과 진료 경계가 사라진다 

 

과거 간 질환의 원인을 주로 바이러스나 알코올에서 찾았던 의료계는, 이제 비만·당뇨·고혈압 등 전신적인 대사 시스템의 붕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질환의 근본 원인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서 병원의 진료 풍경도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송명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간학회 홍보이사)는 “과거 바이러스성 간 질환을 다룰 때는 간 전문의가 항바이러스제만 처방하면 끝났지만, 지금은 지방간 환자가 크게 늘면서 소화기내과 혼자서만 환자를 볼 수 없게 됐다”며 “환자들이 동반 질환으로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내분비내과 등을 함께 다니다 보니 각 진료과의 영역이 환자를 중심으로 겹치게 됐다”고 현장의 변화를 짚었다.

 

다양한 분과에 걸쳐 진료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통합적인 협진 필요성도 커진 셈이다. 하지만 진료 영역이 섞였음에도 환자를 통합 관리할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부족하다. 송 교수는 “내분비내과는 당화혈색소에 집중한다면, 소화기내과는 간 수치 정상화나 간 섬유화 방어에 초점을 맞춰 환자를 바라본다”면서 “초기 환자는 어느 과에서든 관리가 가능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증으로 넘어가는 환자를 어떻게 케어할 것인가가 현재 임상 현장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간학회는 오는 11월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당뇨·비만 계열 대사 질환 약제들의 간 질환 치료 효과와 관련된 최신 내용 및 기준을 업데이트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The Liver week 2026에 전시된 포스터를 살펴보는 관람객 모습. 사진=최영찬 기자


#간학회 흔든 ‘위고비’…핵심은 “근육 손실 막아라”

 

비만과 당뇨 등 전신 대사 질환이 MASH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1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등이 주최한 ‘더 리버 위크 2026(The Liver Week 2026)’에서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 전시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위고비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ASH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정식 승인이 아닌 가속 승인을 받았기에 현재 장기 확증 임상(임상 3상 파트 2)이 진행 중이다. 노보노디스크의 글로벌 임상 3상(ESSENCE 연구)의 파트1 결과에 따르면 72주차 기준 위고비 투여군 37.0%가 MASH 증상 악화 없이 간 섬유화가 1단계 이상 개선됐다. 위약 투여군의 22.5%가 개선된 것과 비교해 14.5%p 높았다. 또한 간 섬유화 악화 없이 MASH 증상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 비율도 위고비 투여군이 62.9%로 위약 투여군(34.1%)의 약 2배에 달했다.

 

위고비 등장 이후 글로벌 빅파마들도 GLP-1 계열 약물을 기반으로 MASH 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유한양행으로부터 도입한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서보두타이드’는 최근 임상 2상에서 환자의 83%가 MASH 개선됐다는 효과가 확인됐다. 일라이릴리도 ‘젭바운드(성분 터제파타이드)’ 임상 2상에서 최대 73.3%의 환자가 간 섬유화 악화 없이 MASH가 해소됐다는 결과를 확보했다. GLP-1 제제가 비만을 넘어 대사 시스템을 정상화해 간을 고치는 차세대 표준 치료제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GLP-1 계열 약물은 아직 완벽한 해답이 되기 힘들다는 게 송 교수의 지적이다. 송 교수는 위고비의 극적인 체중 감량 이면에 근육 손실의 위험성을 짚었다. 그는 “비만치료제를 통해 체중을 15~30%까지 획기적으로 감량할 수 있고 간 섬유화 개선이라는 확실한 이정표를 세운 것은 맞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까지 대량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간 질환 환자에게 근육 감소는 전신 대사 능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부작용이며 한 번 빠진 근육은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부연했다. 결국 향후 MASH 치료제 시장은 위고비가 증명한 간 섬유화 개선 효과 외에도 근육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약물이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간학회 홍보이사인 송명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MASH 치료제 개발 전략으로 정교한 환자 선별​을 꼽았다. 사진=최영찬 기자


#동아에스티·디앤디파마텍·올릭스 등 K-바이오의 반격

 

글로벌 빅파마들이 GLP-1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MASH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MASH 신약 후보물질 ‘바노글리펠(DA-1241)’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5~8일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MASH 마우스 모델 대상 ‘레즈디프라’와 병용 투여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레즈디프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승인받은 MASH 치료제다. ‘레즈디프라·DA-1241’ 병용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체중이 23.6% 감소했으며 체지방량과 부고환 지방량도 각각 43.5%, 42.1% 줄었다. 이밖에 간 손상 지표인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도 83.5% 감소했으며 간 지방 축적과 염증, 섬유화 관련 바이오마커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디앤디파마텍도 펩타이드 기반으로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 ‘DD01’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48주차 조직생검 평가에서 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MASH 해소 및 섬유화 개선 등의 주요 평가지표에서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해 차세대 MASH 치료제 기대감을 높였다. 이밖에 RNA 간섭(RNAi)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올릭스는 ‘OLX702A’의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호주에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 K-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정교한 환자 선별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 교수는 “결국 지방간에서 간경화로 넘어가는 중증 환자들이 꽤 있음에도 임상 현장에서 발굴이 잘 안 되고 있고, 기존 약들은 이 단계에서 번번이 실패해 왔다”면서 “비침습적 진단 기기가 1차 의료기관에 부족한 상황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방대한 환자군 중 임상적 혜택을 볼 수 있는 진짜 타깃 환자를 얼마나 정확하게 선별하느냐가 약물 성공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한국마사회, 창립기념일 1949년서 1945년으로 바꿨다
· 네이버페이, 금감원과 모험자본 플랫폼 개발…정부와 '발맞추기' 눈길
· "AI로 맞은 위기, AI가 만든 기회" 채용 플랫폼 '극과 극' 생존 전략
· '우주로 쏘아올린 데이터센터' 스페이스X, 실증 위성 'AI1' 과연 성공할까
· 오스코텍·한미약품 조 단위 기술수출 성사 "투자자 언 마음 녹일까"
· 위고비 인기 이을 MASH 치료제, 국내서도 개발 경쟁 활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