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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때린 과징금 6200억은 서막일 뿐, 아직 줄줄이 남았다

규제·수사망 '촘촘' ​쿠팡 "법적 대응할 것"…웃는 건 결국 로펌들?

2026.06.16(Tue) 09:54:05

[비즈한국] 대한민국 이커머스 시장의 거인 ‘쿠팡(Coupang)’을 향한 정부 차원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000만 명이 넘는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에 62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1348억 원)의 5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은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는 이재명 정부의 쿠팡 규제 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 국세청 등 정부 차원의 쿠팡 조사·수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대 최고 과징금 부과를 시작으로 쿠팡을 향한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행정 소송 쟁점은 ‘과징금 적절성’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에 대해 6246억 8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여했고, 경찰청 출입기자 71명을 ‘허위사실유포’ 사유로 취업제한 목록에 등록한 쿠팡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에도 2억 4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지 7개월 만이다. 당초 과징금 액수가 ‘1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보다는 낮지만 역대 최고치였던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1348억 원) 과징금의 5배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다.

 

쿠팡은 “사실관계 설명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유감”이라며 “법적 절차를 통해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냈다.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한 것인데, 법조계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법원이 ‘개인정보 관련 과징금’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12월 3일 송경희 개인정보보호 위원장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에 6246억여 원, 쿠팡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에 2억 4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카카오는 오픈채팅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151억 원의 과징금에 대해 불복,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중국 알리페이에 고객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이전한 혐의로 과징금 59억 원이 부과된 카카오페이 역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메타 등 글로벌 기업도 법원에서 개보위 과징금 부과 처분을 두고 다퉜지만 패소했다. 다만 쿠팡의 경우 기존 역대 최대 과징금에 비해 ‘4.6배’에 달하는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됐기 때문에 ‘규모의 적절성’을 놓고 다툼이 예상된다. 

 

공정위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결국 공정위가 내놓은 피해규모 대비 과징금이 적절한지 여부가 다툼이 될 텐데, SK텔레콤에 비해 노출된 정보가 더 예민한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쿠팡 입장에서는 해볼 만하다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위, 경찰, 국세청도 조사 중

 

문제는 쿠팡에게 남은 조사나 수사가 산적하다는 것이다. 공정위, 경찰, 국세청이 일제히 타이밍을 맞춘 듯 쿠팡을 겨누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쿠팡 와우 멤버십에 쿠팡이츠·쿠팡플레이 결합 상품을 끼워팔기한 혐의를 조사 중인데, 이르면 7~8월 중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비정기 세무조사, 일명 국세청의 특수부로 평가받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해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이어 지난달 쿠팡 본사도 현장 조사를 하는 등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와 유령 비용 처리를 통한 탈세 여부를 정조준한 것이다.

 

또 경찰은 지난 1월부터 86명 규모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인정보 유출 사태 경위와 임원들의 증거인멸 및 조작 의혹, 전현직 임원의 위증 및 회사 차원의 과로사 은폐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지난 1월 30일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고발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현재 박대준 전 쿠팡 대표와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국회 위증 혐의로 고발된 상태고,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한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Inc·쿠팡 미국 법인) 의장과 동생 김유석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이는 쿠팡의 ‘초기 대응’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 정부와 여당(민주당)의 압박에 되레 강경 대응했다. 이 때문에 쿠팡을 겨눈 압박이 공정위와 국세청과 경찰까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행정소송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3년에서 5년이 걸리는데 쿠팡은 당장 사안을 마무리하기보다는 시간을 끌고 억울하다 싶은 것은 모두 다투는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며 “현 정권의 사정 압박 유효기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지연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계산 같다”고 평가했다.

 

결국 쿠팡과 정부의 대립은 대형 로펌들에게 가장 큰 이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형 로펌 대표 변호사는 “개인정보 관련 과징금과 공정위에서 나올 과징금, 또 경찰 TF 대응 및 조사4국 세무조사 대리까지, 쿠팡이 풀어야 할 법적 과제가 최소 수십억 원이다. 1~3심 법원마다 수임료 및 타임 차지, 성공보수를 고려하면 수백억 원의 선임료가 발생할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대기업 자문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쿠팡의 전방위 사법 리스크는 로펌 입장에서 무조건 따내야 할 사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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