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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대리점·가맹점 실적 목표, 합법과 위법을 가르는 기준

단순 독려와 불이익 부과는 달라…거래상 지위와 부당성 판단이 핵심

2026.06.29(Mon) 16:44:37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비즈니스 법률(알쓸비법)’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공정거래법 등은 판매 목표 강제를 금지하고 있지만 불이익 유형 영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사진=생성형 AI

 

본사는 대리점이, 가맹본부는 점주가 늘 최선을 다해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기를 원한다. 그 요구나 희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판매 정책을 세우고 관계자에게 그 이행을 독려하는 것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다.

그러나 전속적 거래로 인해 거래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본사·가맹본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목표를 부과하고 미달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곤란한 점은 정상적인 영업정책과 부당한 강제 사이의 경계를 긋는 일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판매 정책이 본사·가맹본부 경쟁력의 원천과 한 몸이어서 분리하기 어려울 때는 준수를 요구하는 것이 부당한지 더욱 모호해진다.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등은 모두 판매 목표 강제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공정위의 고시나 지침 등은 판매 목표 강제에 해당하는 행위를 예시로 제시한다. 고시·지침 등이 들고 있는 위반행위 예시들은 결국 하나의 공통 구조로 수렴한다. 판매 목표를 설정하고, 미달성을 이유로 거래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다. 그 불이익의 모습이 아래와 같이 영역마다 조금씩 다를 뿐이다.​

 

1. 상품·용역 공급의 중단이나 계약 해지·갱신 거절

2. 반품 조건부 거래임에도 반품 거부, 미판매 물량의 임의 할당·덤핑 후 손실 전가

3. 수수료의 미지급·감액·이월, 결제조건(외상 기간·지연 이자율 등)의 불리한 변경

4. 합리적 이유 없는 공급 물량의 현저한 축소·지연, 다른 거래처보다 불리한 공급 단가·할인율 적용

 

한편 위와 같은 불이익 부과에 이르지 않고 본사의 조치가 경고·자구 계획서 징구 등 단순 촉구나 독려 수준에 불과해 거래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판매 목표 강제로 볼 수 없다는 다수의 판결이 있다.

 

법령·판결·고시 등을 종합할 때 위법한 판매 목표 강제가 성립하는 요건은 다음과 같다.

 

① 거래상 지위: 공급업자가 거래상대방에 대해 우월한 지위, 적어도 거래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가져야 한다. 그 유무는 당사자가 처한 시장 상황, 양자 간 사업 능력의 격차, 상품의 특성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앞서 언급한 ‘거절하기 어려운 전속적 거래’가 바로 이 요건의 영역이다.

 

② 판매 목표의 제시: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용역과 관련해 거래에 관한 목표를 제시할 것.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내부 전산망·구두 등으로 제시하면 족하다.

 

③ 강제성: 이것이 핵심이다. 목표 미달 시 계약 해지, 공급 중단, 수수료 미지급·감액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구조라면 강제성이 인정된다. 반대로 앞서 본 판결처럼 본사의 조치가 경고·자구계획서 징구 등 단순 촉구·독려 수준에 그쳐 거래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했다고 보기 어려우면 강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 

 

④ 부당성: 거래상 지위를 가진 사업자가 강제성을 띤 판매 목표를 부과하면 부당성이 인정된다. 다만 그 강제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나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공정거래 저해 효과를 현저히 상회하거나, 기타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부당성의 유무는 결국 행위의 의도·목적, 효과·영향, 상품의 특성, 거래의 상황, 우월적 지위의 정도,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정도 등을 종합해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써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로 판단한다.

 

법령·판결·고시 등을 종합한 위법한 판매 목표 강제의 성립 요건이 있어도 부당성을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사진=생성형 AI

 

위와 같은 설명을 듣더라도 부당성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앞서 정상적인 영업정책과 불공정거래행위 간의 구분이 어렵다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상의 틀을 세워도 개별 사안의 판단은 여전히 어렵다.

본사가 수년간 실적 부진 대리점을 주시하다가 별다른 사유 없이 거래 중단을 통보하는 경우, 본사는 사적 자치를 들어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대리점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사실상의 강제라 항변할 것이다. 이 경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부득이 두 가지 관점에서 사건을 본다.

첫째, 절차적 정당성이다. 이는 강제성의 징표다. 불이익한 조치 전후로 거래상대방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거쳤는가, 만회할 기회를 줬는가 등을 고려한다. 일방적 제시는 강제성이 인정될 소지가 높고, 충분한 협의·유예는 그 반대다.

둘째, 실체적 정당성이다. 이는 부당성의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와 관련이 있다. 거래상대방이 기본 거래를 통해 전반적으로 이익을 보았는지, 수년간 거래를 계속함으로써 투하 자본을 회수할 기회를 얻었는지 등을 고려한다. 기본 거래에서 충분히 이익을 얻었다면, 실적에 대한 견해차로 서로 다른 길을 가더라도 이를 부당하다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 ‘이익’을 따질 때 받아야 했을 정상 마진이 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조건부화되지는 않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 두 관점이 모든 사안에 들어맞지는 않으며 분야와 업계마다 관행도 다르다. 그렇더라도 합리성(부당성)을 절차적·실체적 정당성으로 분해해 하나씩 짚어가면, 얼핏 복잡해 보이는 사건도 자연스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불이익을 받은 일방 당사자라면 막연히 불공정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강제성과 부당성이라는 두 축 위에서 불공정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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