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비즈니스 법률(알쓸비법)’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본사는 대리점이, 가맹본부는 점주가 늘 최선을 다해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기를 원한다. 그 요구나 희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판매 정책을 세우고 관계자에게 그 이행을 독려하는 것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다.
1. 상품·용역 공급의 중단이나 계약 해지·갱신 거절
2. 반품 조건부 거래임에도 반품 거부, 미판매 물량의 임의 할당·덤핑 후 손실 전가
3. 수수료의 미지급·감액·이월, 결제조건(외상 기간·지연 이자율 등)의 불리한 변경
4. 합리적 이유 없는 공급 물량의 현저한 축소·지연, 다른 거래처보다 불리한 공급 단가·할인율 적용
한편 위와 같은 불이익 부과에 이르지 않고 본사의 조치가 경고·자구 계획서 징구 등 단순 촉구나 독려 수준에 불과해 거래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판매 목표 강제로 볼 수 없다는 다수의 판결이 있다.
법령·판결·고시 등을 종합할 때 위법한 판매 목표 강제가 성립하는 요건은 다음과 같다.
① 거래상 지위: 공급업자가 거래상대방에 대해 우월한 지위, 적어도 거래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가져야 한다. 그 유무는 당사자가 처한 시장 상황, 양자 간 사업 능력의 격차, 상품의 특성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앞서 언급한 ‘거절하기 어려운 전속적 거래’가 바로 이 요건의 영역이다.
② 판매 목표의 제시: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용역과 관련해 거래에 관한 목표를 제시할 것.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내부 전산망·구두 등으로 제시하면 족하다.
③ 강제성: 이것이 핵심이다. 목표 미달 시 계약 해지, 공급 중단, 수수료 미지급·감액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구조라면 강제성이 인정된다. 반대로 앞서 본 판결처럼 본사의 조치가 경고·자구계획서 징구 등 단순 촉구·독려 수준에 그쳐 거래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했다고 보기 어려우면 강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
④ 부당성: 거래상 지위를 가진 사업자가 강제성을 띤 판매 목표를 부과하면 부당성이 인정된다. 다만 그 강제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나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공정거래 저해 효과를 현저히 상회하거나, 기타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부당성의 유무는 결국 행위의 의도·목적, 효과·영향, 상품의 특성, 거래의 상황, 우월적 지위의 정도,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정도 등을 종합해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써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로 판단한다.
위와 같은 설명을 듣더라도 부당성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앞서 정상적인 영업정책과 불공정거래행위 간의 구분이 어렵다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상의 틀을 세워도 개별 사안의 판단은 여전히 어렵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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