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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물산, '이건희 보유' 부지 유원지 조성해 76억 원 차익 내막

일부 지목 미변경으로 건축법 위반 의혹도…삼성물산 "사업 부지다보니 토지 공시지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을 것"

2020.02.14(Fri) 18:28:57

[비즈한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이 회사 가치를 고의로 하락시키고, 제일모직이 에버랜드 보유 부지의 공시지가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그런데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기 한 달 전 제일모직이 병상에 누워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그가 보유한 에버랜드 인근 부지의 지목을 ‘유원지’로 변경한 후 실제 ‘유원지’를 조성했고, 이로써 지난 3년간 이 회장이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가 3배 가까이 상승해 76억 원의 차익이 발생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2013년 10월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신경영선언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사진=이종현 기자

 

2015년 8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은 이건희 회장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유운리 일대에 보유하던 토지 5필지(2만 644㎡, 6244.81평)의 지목을 ‘임야’에서 ‘유원지’로 변경했다. 이 회장과 삼성물산이 지목을 변경하지 않아 ‘임야’, ‘잡종지’로 등록된 토지 11필지(10만 739㎡, 3만 473.55평)와 이 회장이 1995년 6월과 8월 ‘유원지’로 지목을 변경해둔 토지 2필지(2만 4309㎡, 7353.47평)까지 포함하면 이 회장이 이 일대에 소유한 토지의 전체 면적은 14만 5692㎡(4만 4071.83평)에 달한다. 축구경기장의 20배 크기다. 2002년 3월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도 인근 토지 15필지(2만 2440㎡, 6788.1평)를 매입해 소유하고 있다. 

 

2015년 9월,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변경했다. 이후 삼성물산은 이 회장이 소유한 토지에 ‘유원지’로 조성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2019년 2월에야 공사가 마무리됐다. 

 

비즈한국이 부동산등기부를 확인해본 결과, 삼성물산이 유원지를 조성하면서 지목을 변경하지 않은 ‘잡종지’를 일부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이 이 회장 소유 토지 11필지(5만 5385㎡, 1만 6753.96평), 삼성물산 소유 토지 4필지(7751㎡, 2344.68평)에 유원지를 조성했는데, 이 회장이 소유한 토지 4필지(1만 432㎡, 3155.68평)과 삼성물산이 소유한 토지 4필지(7751㎡, 2344.68평)의 지목이 아직 ‘잡종지’로 등록돼 있다. 

 

이에 삼성물산 관계자는 “유원지를 조성하기 전 용인시청로부터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지목이 잡종지와 유원지인 토지는 대지라서 사업 부지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잡종지를 유원지로 지목을 변경하지 않았고, 임야만 지목을 변경했다”면서 “지목 변경을 하지 않은 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이건희 회장과 자사가 소유한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유운리 땅을 유원지로 조성했다.  사진=카카오맵 위성사진

 

삼성물산이 이 회장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지 않은 채 유원지를 조성해 개인 자산을 늘려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이 회장이 보유한 유원지 토지 7필지의 개별 공시지가는 1㎡당 2014년 8만 5000원, 2015년 16만 원, 2016년 18만 원, 2017년 20만 원, 2018년 21만 7000원, 2019년 22만 1000원으로 5년 만에 2.6배 올랐다. 합산 공시지가는 2014년 45억 7444만 5000원에서 2019년 122억 4008만 5000원으로, 공시지가 차액만 76억여 원에 달한다.

 

반면 유원지에 포함되지 않은 토지의 개별 공시지가는 2014년 8만 5000원, 2015년 2만 2500원, 2016년 2만 3500원, 2017년 3만 원, 2018년 3만 2000원, 2019년 3만 3000원으로 10분의 4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이 유원지를 조성하지 않았다면 이 회장의 부동산 자산 가치가 떨어졌어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앞서의 삼성물산 관계자는 “에버랜드 인근에는 ​이건희 회장과 삼성물산이 ​보유한 토지가 매우 많다. 서로 얽히듯 섞여 있다보니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야만 한다. 유원지 조성을 추진할 당시 이 회장이 병상에 누워 있어서 자산 관리인(변호사)의 동의를 구했다”며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 포레스트캠프를 운영하기 위해 유원지를 조성했고, 지난해 개장한 이후 많은 어린이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사전 예매자에 한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보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또 사업 부지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토지의 공시지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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