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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현대차도 LG도 퀄컴도 로봇으로" '피지컬 AI'로 전환 가속화

현대차·LG 등 로보틱스 기반 가시적 성과 제시…지멘스·퀄컴 플랫폼 생태계 확장 가속

2026.01.07(Wed) 13:05:03

[비즈한국] 6일(현지시각) 막을 올린 ‘CES 2026’의 주요 화두는 화면 속을 벗어나 실제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된 ‘피지컬 AI’였다. 지난 수년간 클라우드와 모바일 환경에서 활용돼온 AI 기술이 이제 로봇, 제조 공정, 물류 등 실재하는 하드웨어와 결합해 물리적 영역으로 본격 전이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개막 첫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현장에서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하드웨어와 AI의 결합을 통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등은 대규모 전시 공간을 통해 피지컬 AI의 구체적인 구현 사례를 제시했고, 아마존과 퀄컴, 지멘스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 역시 각 사의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물리적 AI 기술력을 과시했다. 

 

CES 2026 개막 당일 국내외 주요 기업 부스에는 물리적 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운 제품과 솔루션이 전시됐다.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차량 조립 공정에 투입돼 작업하는 시연 장면. 사진=강은경 기자


#산업 현장 속 피지컬 AI 어떻게 구현되나

 

LVCC 서쪽 홀에 대형 부스를 마련한 현대자동차는 이번 전시에서 ‘자동차’라는 결과물보다 ‘제조와 공정’의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부스 전면에는 완성차 대신 산업 공정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지원하는 로봇 라인업이 전진 배치됐다.

 

실제 스마트 팩토리나 물류 현장처럼 연출된 시연장에서는 다채로운 산업용 로봇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독자적인 지능형 경로 탐색 알고리즘을 탑재한 물류 로봇 시스템은 창고 환경을 모사한 구간에서 최적의 동선으로 물건을 운반했다. 사족보행 로봇인 ‘스팟 AI 키퍼’는 차량 조립 공정 점검 임무를 마친 뒤 스스로 충전 구역으로 이동해 도킹하는 등 자동화된 솔루션을 선보였다. 무인 주차 로봇 ‘H-Motion’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차량을 정밀하게 제어하며 효율적인 공간 활용 시뮬레이션을 시연해 주목받았다.

 

이번 CES에서 공개된 차세대 아틀라스가 전시돼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특히 주목받은 것은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전동식 모델과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다. 차세대 아틀라스는 전날 처음 공개된 데 이어 전시장에도 실물이 배치돼 이목이 집중됐다. 

 

모베드는 복잡한 야외 및 산업 환경을 자유롭게 탐색하도록 설계된 이동식 플랫폼이다. 네 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글라이딩 주행 모드’에서 회전할 때는 마치 스키 선수가 코너를 돌듯 몸체를 안쪽으로 기울이는 틸팅 동작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 

 

배달형으로 변형한 현대차의 이동식 플랫폼 모베드. 사진=강은경 기자


현장 관계자는 “다수의 라이다 센서, 카메라, 레이더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며 “다양한 센서 데이터가 AI 알고리즘을 거치며 곡선, 경사, 장애물 등 복잡한 지형을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스스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다”고 덧붙였다.

 

#‘클로이드’로 그리는 ‘무노동 가정’의 모습은

 

LVCC 센트럴홀의 메인을 차지한 LG전자 역시 가전을 넘어선 로봇 기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부스 중앙에 마련된 가상 주거 공간에는 지난 5일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베일을 벗은 홈로봇 ‘클로이드’가 배치돼 직접 집안일을 수행해 보인다.

 

수건을 개고 있는 LG전자 클로이드.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정확하게 수건을 접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강은경 기자

 

단순 진열이 아닌 실제 가동 시연에 나선 클로이드는 가사 보조 기능을 선보였다. 주방과 세탁실로 연출된 공간에서 시연자와 보조를 맞추며 세탁물을 직접 세탁기에 넣거나, 건조가 완료된 빨랫감을 개는 등의 작업이 이어졌다. 클로이드는 양팔과 다섯 손가락을 갖췄다.  하단에는 실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동부가 탑재됐다. 모션 기술이 집약된 액추에이터를 통해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하고, 시각 지능으로 주변 환경을 실시간 인지해 대응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당장 상용화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전시는 AI가 가전 제어라는 가상 영역을 넘어 실제 노동력을 대체하는 물리적 실체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류재철 LG전자 대표는 앞서 ‘행동하는 지능’과 ‘무노동 가정’을 미래 구상의 핵심으로 언급한 바 있다. 능동적으로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파트너로서 고객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되돌려주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사 ‘플랫폼’으로 물리 세계 연결

 

해외 빅테크 및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피지컬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퀄컴은 이날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부스에서는 드래곤윙 시리즈로 구동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군을 시연한다. 사진=강은경 기자


퀄컴은 이번 CES를 통해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퀄컴은 고성능 엣지 컴퓨팅을 기반으로 차량용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와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포트폴리오를 통합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드래곤윙(DragonWing) IQ 시리즈로 구동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군 시연에 나서며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직접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전략을 구체화했다.

 

아마존은 웨스트홀 부스에서 직접적인 제품 전시보다는 파트너 생태계를 통한 물리적 AI 확장을 보여줬는데 일본의 후지쓰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후지쓰는 아마존 부스 한편에서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반응하게 돕는 ‘공간 세계 모델’ 기술을 선보였다. 카메라 데이터를 3D 씬 그래프로 매핑해 로봇과 인간이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는 지능형 공간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아마존은 후지쓰 등 파트너사와 협업한 AI 솔루션들을 소개했다. 사진=강은경 기자


‘제조 거인’이라 불리는 독일의 제조 기술 기업 지멘스는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인 ‘엑셀레이터(Xcelerator)’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공장을 짓기 전 가상 세계에서 모든 설비와 공정을 완벽하게 복제해 테스트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 솔루션을 소개했다.

 

현장 관계자는 “실제 공장에 기계를 들여놓기 전 컴퓨터 안에서 먼저 가상 공장을 돌려보며 어디서 병목 현상이 생기는지, 로봇이 충돌하진 않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기술”이라면서 “기업들이 복잡한 디지털 공정 솔루션을 마치 앱스토어에서 앱을 받듯 손쉽게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지멘스는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인 엑셀레이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강은경 기자


이날 오전 지멘스 기조연설에 깜짝 등장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우리가 협력하는 이유는 미래에 차세대 GPU인 ‘베라 루빈(Vera Rubin)’을 디지털 트윈으로 완벽히 구현하기 위함”이라며 피지컬 AI 시대의 제조 혁신에 무게감을 더했다. 

 

올해는 AI가 화면 밖 실체로 스며드는 기술적 변곡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간 하드웨어 지능화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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