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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 노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롯데와 다른 길 가려면…

스타필드·편의점 빠지고 기존 스마일클럽 혜택도 줄어 소비자 시큰둥…신세계 "내외부 협업 늘릴 것"

2023.06.15(Thu) 11:26:43

[비즈한국] 신세계가 계열사 통합 유료 멤버십을 선보였다. 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6개 계열사를 총동원하며 쿠팡과 네이버 견제에 들어가는 움직임이다. 신세계는 새로운 멤버십에 대해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소개하며 성공을 자신하는 분위기인데, 소비자와 업계 반응은 아직 심드렁하다. 

 

신세계가 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범했다. 사진=신세계 포인트 홈페이지

 

#6개 계열사 통합 유료 멤버십으로 쿠팡·네이버 견제

 

신세계가 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8일 출범했다. 연회비 3만 원을 내고 가입하면 6개 계열사(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G마켓,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에서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G마켓이 운영하던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의 확대판이다. 신세계는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지마켓의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유지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확장해왔다. 지난해 5월에는 스마일클럽에 SSG닷컴 혜택을 더해 멤버십을 업그레이드했고, 이번에 계열사 참여를 늘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라는 새 이름을 달았다. 

 

신세계는 새 멤버십에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고객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을 선택해준다면, 지불 가액 10배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을 만큼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멤버십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의 쿠팡 지배력이 커지며 신세계가 큰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 마트, 스타벅스까지 계열사를 총동원할 만큼 신세계가 쿠팡의 지배력을 두려워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쿠팡 와우’는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은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쿠팡 와우의 회원 수는 1100만 명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유료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인 네이버 역시 유료회원 800만 명을 확보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300만 명가량)을 기반으로 계열사 통합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쿠팡과 네이버 견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서 교수는 “계열사 통합 혜택은 다른 이커머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다면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신세계 측은 새로 선보인 유료 멤버십을 확장형으로 구성해 내외부 채널과의 협업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비슷한 롯데오너스, 소비자 반응 미미

 

신세계가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을 강점으로 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큰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가 이미 운영 중인 유료 멤버십이 신세계가 새로 선보인 통합 멤버십과 비슷한데, 소비자 반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2019년 유료 멤버십 ‘롯데오너스’를 선보였다. 월 2900원을 내면 백화점, 마트, 하이마트, 슈퍼, 홈쇼핑, 롯데닷컴 등 롯데쇼핑 계열사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이다. 롯데가 롯데오너스를 운영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소비자 사이에서의 인지도는 매우 낮다. 지난해 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이 유료 멤버십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롯데오너스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 중 18%에 불과했다. 실제 이용자는 전체 응답자의 3.5%가량이었다.

 

롯데의 유료 멤버십이 고객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더 이상 소비자들이 자사몰 할인 혜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온라인의 다양한 쇼핑몰을 비교해 최저가 구매를 한다. 특정 쇼핑몰에서 할인 혜택을 준다고 해도 다른 플랫폼보다 가격이 비싸면 의미가 없다”며 “특정 플랫폼에서만 제공하는 할인에 소비자들이 점점 더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특히 통합 멤버십은 계열사 전반을 고루 이용해야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리는데, 상당수의 소비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신세계의 새 멤버십에 대해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세계는 스마일클럽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변경하며 3만 5000원을 지급하던 G마켓 적립금을 3만 원으로 줄이고 무료 배송 혜택을 삭제했다. 월 2회 제공되던 스타벅스 사이즈 업 혜택은 제조 음료를 월 6회 이상 주문했을 경우 받도록 변경했다. 신세계 측은 “신규 멤버십이 도입되며 기존의 혜택을 재배치했다. 고객의 활용도, 선호도를 고려해 기존 혜택을 조정했고, 신세계 관계사 연계 혜택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지만 고객 반응은 싸늘하다. 

 

신세계 계열사 이용률이 낮은 스마일클럽 회원들은 혜택이 줄었다고 느낀다. 이 아무개 씨(36)는 “스마일클럽을 이용 중이었는데 적립금이 줄어드니 손해 보는 느낌이다. 다른 계열사 혜택이 많다고는 하지만 스타벅스나 이마트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편이라 사용할 일이 없다”며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면 해지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료 멤버십 트렌드로 꼽히는 외부 채널 서비스가 빠져 있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네이버와 쿠팡 등도 티빙이나 쿠팡플레이 등 OTT 이용권 지원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종우 교수는 “할인 혜택도 자사몰보다는 다른 서비스를 할인해줄 때 소비자의 반응이 크다. 요즘에는 OTT 등 콘텐츠 구독료를 지원하거나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등의 할인 혜택 등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멤버십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고객의 록인 효과, 두 번째는 신규 고객 확보”라며 “신세계의 통합 멤버십이 기존에 이마트, 스타벅스 등을 이용하던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는 있을 것 같지만 단순히 계열사 할인만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측은 새로 선보인 유료 멤버십이 확장형으로, 내외부 채널과의 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통합 멤버십에 참여하는 6개 계열사 외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 타 관계사와도 멤버십 혜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항공, 금융, 게임, 배달 플랫폼 등 여러 분야의 기업과도 멤버십 협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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