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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봉근 KAI 팀장 "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 독자 기술로 뚫겠다"

회전익·고전익 등 독자 기술 능력 활용…국내 환경에 알맞은 실증사업 진행

2023.12.15(금) 16:30:40

[비즈한국] “KAI가 넘어야 할 UAM 장벽이 아직 많지만 우리 독자 기술로 돌파해 나갈 것입니다.”  

 

차봉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전략팀 팀장은 7일 비즈한국과의 인터뷰에서 “KAI​는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회전익·고전익 등 세계 수준의 완제기 개발 기술을 활용해 세계적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차봉근 KAI 미래전략팀 팀장은 세계 수준의 완제기 개발 기술을 활용해 세계적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자신했다. 사진=KAI 제공​

 

현재 전 세계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를 2040년 1조 4740억 달러(200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UAM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약 700~800곳, UAM 기체 개발 업체는 300개 이상으로 집계된다.

 

KAI는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지만 경쟁업체를 단기간에 따라잡고 그 여세를 몰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퀀텀 점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우주 개발 능력의 강점을 활용해 UAM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KAI는 항공기 개발·​생산·​수출을 통해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환경에 알맞은 UAM 실증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경상남도 진주시와 함께 회전익 비행센터와 미래기체항공(AAV) 실증센터를 내년 하반기에 차례로 준공해 UAM의 요람으로 만들 계획이다. 

 

차봉근 미래전략팀​ 팀장은 UAM 등 KAI의 미래 먹거리 수출과 전략을 이끌고 있다. 1995년 입사한 이후 구조설계, 생산기술, 민수기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2016년부터 기획과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을 맡았다. 최근에는 UAM과 관련한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현재 KAI가 만들고 있는 UAM 비행체는 어떤 형태인가.

 

A. 순수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전기추진 방식의 기체로, 6개의 전방 틸트 프롭과 4개의 리프트 프롭을 갖춘 형태의 기체로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의 X4, 아처(Archer)의 Midnight,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OPPAV가 유사하다. 

 

Q. 미래 시장을 지배할 표준 기종 개발을 선도할 계획인가.

 

A. UAM의 핵심인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에는 현재 멀티콥터(multicopter​), 리프트 앤드​크루즈(lift & Cruise​), 벡터드 스러스트(Vectored thrust​) 등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상업적 운항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 중에 어떤 타입이 표준 기종이 될지는 예상할 수 없다. 벡터드 스러스트​ 선도업체인 조비(Joby)사만 하더라도 모터 같은 핵심부품을 자체 개발·생산하며, 표준화보다는 기술 보호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빠른 시일에 표준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KAI는 후발주자로 제품 표준화보단 시장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하는 기체를 만드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KAI가 연구 개발중인 고정익 eVTOL 방식의 UAM 예상도. 사진=KAI 제공

 

Q. 기체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떻게 개발하고 있나. 

 

A. KAI는 2021년부터 UAM 특화기술인 전기분산추진/프롭·로터/비행제어 등의 기술을 우선 개발하고 있다. 올해 말 정부의 ‘UAM 인증기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내 감항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에 형식증명(TC)를 신청할 것이며 2029년까지 형식증명을 획득할 예정이다. 

 

Q. 소음 민원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A. UAM은 추력을 여러 개의 작은 프로펠러로 분산하고 전기모터를 사용함으로써 소음도 여러 개로 분산해 소음 크기와 도달거리가 작은 편이다. 현재까진 UAM 외부 소음 허용치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비행고도 150m에서 지면으로 전파되는 소음의 크기가 65dB(사무실 소음 수준) 이하가 될 수 있도록 내부 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UAM의 주요 운용환경이 도심이기 때문에 소음에 대한 제약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저소음 특성이 우수한 프로펠러 형상을 개발하고 있다.

 

Q. UAM 특화 기술이 부족하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는데 해결 방법은.

 

A. 특히 분산 전기추진 분야와 비행 제어 분야가 부족하다. 현재 별도 자체 과제(2021년 착수)를 통해 두 분야의 인력 충원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분산 전기추진 분야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협업해 축소분산추진리그를 구성하고 아키텍처 검증과 고장모의시험을 진행한다. 비행제어는 3m급 축소기를 활용해 제어법칙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추진 분야는 실기체 적용을 위해 해외 공동개발도 염두에 두었다. 

 

Q. UAM 관련 독자 개발을 선택했는데 다른 기업과 협업할 생각은. 

 

A. 항공 분야는 매우 분업화돼 전문 업체들과의 협력 없이는 비행체를 개발할 수 없다. KAI는 그 기술을 종합하는 체계종합 업체로 기술적 협력뿐만 아니라 재무적 협력도 당연히 열려 있다. UAM 산업은 대량생산까지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재무적 파트너도 필요하다. 

 

Q. 전기 충전 설비와 기술 등 인프라에 대한 해결책은. 

 

A. UAM의 충전 인프라는 현재 개발, 적용되는 전기차 충전 시스템과 호환되도록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 슈퍼차저, 현대 하이차저 등 250~350kW급 충전 시스템을 사용해 빠르게 충전하는데, 전기차보다 대용량인 UAM의 배터리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1~2시간 정도면 충전할 수 있다. 

 

Q. 군용 UAM은 야전에서 어떤 발전장비를 사용해 충전하나. 

 

A. 공군에서 이미 메가와트급 이동형 발전차량을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발전장비는 이미 다양한 출력과 형태로 상용화됐다. 트레일러형, 트럭형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이 가능한데, 충전 소켓의 호환성을 위해 군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Q. UAM의 원가 절감 노하우나 감항인증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이 있나. 

 

A. 설계·양산 단계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는 기체 형태나 기능을 단순화해 복잡한 기능을 가진 부품이나 고가의 부품을 최소화하고, 이미 인증받은 부품 위주로 구성한다. 양산 단계에서는 국내 공급망 발굴이 중요하다. 항공기 부품은 구매업체의 규모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몇 배 차이가 난다. 이름 있는 해외제품을 사용해서는 이익을 남기기 힘든 구조다. 

 

감항인증과 관련해서는, 해외 감항인증기관인 미국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항공안전청(EASA) 모두 UAM 선도 업체들과 협업해 감항인증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감항인증 당국(국토교통부·KIAST)이 올해 말에 ‘UAM 인증기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 KA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민·군 감항인증 경험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축적된 인증관련 기술·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UAM 인증기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항당국과 협업해 감항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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