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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재벌 총수 술자리' 보도에 재계 쉬쉬하는 사정

대통령실 '침묵'…재계 "코멘트 하는 것 자체가 부담"

2023.12.18(Mon) 10:42:07

[비즈한국] 지난달 2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대통령과 재벌 총수가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파리 방문 일정 중 벌어진 일이 뒤늦게 알려져 정치권에서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재계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 다만 일각에서는 대통령 행사에 총수가 ‘들러리’ 서는 일이 빈번한 것에 대해 우려가 나온다.

 

2030 엑스포 유치전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유치전 실패 후인 지난 6일 부산 깡통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먹는 윤석열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 오른쪽부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윤 대통령,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술자리 얘기, 이달 초부터 공공연히 나돌아

 

윤석열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의 술자리가 열린 것은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각)이다. 윤 대통령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전날 파리에 도착했다. 비공식 일정이었던 이날 술자리는 대통령실이 예약 등을 주관했다고 한다. 참석한 재벌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술자리는 저녁 식사와 함께했으며, 주종은 소주와 맥주였고 ‘소맥’으로 섞어 마시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해외 순방을 다니면서 동행한 적이 많았던 터라, 대통령실이 격려와 감사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였다고 한다. 8시부터 10시 넘게까지 2시간가량 이어졌고, 재벌 총수들은 수행원 없이 홀로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언론 보도는 15일 정도에 나왔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이달 초부터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던 얘기였다”며 “대통령실이 요청해서 총수들이 홀로 참석했고, 비공식 일정이다 보니 각 그룹 내에서도 일부만 알던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줄지은 비판에 커지는 논란

 

민주당은 엑스포 유치전 중 술자리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국민 혈세를 써가며 해외에 나가서 재벌 총수와 소폭 만찬을 벌였다니, ‘일분일초를 아끼지 않고 쏟아붓는 혼신의 대장정’이 폭음이냐”며 “이러니 119 대 29라는 충격적인 외교 참사가 벌어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도 “엑스포 개최를 위한 표심을 잡으려 분초를 다투던 상황에서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재벌 총수들과 술자리나 하고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오히려 엑스포 유치에 방해가 됐던 건 아닌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술자리였다는 점을 들어 ‘정경유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통령실과 재계 모두 “조용”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재계 역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입장을 낼 것도 없고, 확인하기도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5대 그룹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언론사들의 문의가 있었지만 이에 대해 회장님(총수)에게 ‘술자리가 있었냐’고 확인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해서 이런 자리를 원했거나 원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낼 수 있는 기업이 있겠냐”며 “대통령실 관련된 일정이다 보니 코멘트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귀띔했다. 

 

엑스포 유치 실패를 놓고도 내부적으로 ‘실패’ 가능성을 점친 기업들이 많았는데, 대통령실과는 판단이 달랐던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엑스포 유치에 참여했던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해외를 돌면서 ‘쉽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며 “완패를 할지는 몰랐지만 이기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내부적으로 다 공유됐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 역시 “엑스포 유치 실패는 그렇다 쳐도, 실패 후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부산 방문에 재벌 총수들을 다 데리고 간 것도 재계로서는 부담스럽다”며 “경제 정책 성과를 위한 해외 순방을 강조하다 보니 재벌 총수들이 계속 대통령 일정에 동원되는 게 아니겠냐”며 우려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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