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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경제] LS머트리얼즈의 '따따상', IPO 시장 활황 신호탄 될까

2021년 같은 대호황은 없겠지만 얼어붙었던 2022년과는 다른 모습에 '기대감'

2023.12.19(Tue) 15:22:56

[비즈한국] 최근 LS머트리얼즈가 코스닥 상장 첫날인 12일 공모가 대비 4배 상승하는 ‘따따상’에 성공하며 단숨에 시가총액이 1조 6200억 원으로 뛰었다. 2023년 3분기에 파두, 두산로보틱스 모두 희망 공모가 최상단에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LS머트리얼즈도 ‘따따상’을 기록하며 대형 IPO 시장에 훈풍이 드는 듯하다.

 

LS머트리얼즈가 코스닥 상장 첫날인 지난 12일 공모가 대비 4배 상승하는 ‘따따상’에 성공하며 단숨에 시가총액이 1조 6200억 원으로 뛰었다. 대형 IPO 시장에 훈풍이 드는 듯하다. 사진=LS머트리얼즈 홈페이지


최근 몇 년간 공모 규모 1000억 원 이상의 국내 IPO 시장 대어를 돌아보면 2020년부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이 공모가 밴드 상단에 상장하면서 국내 IPO 시장이 서서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뉴테크 기업들이 크게 주목받으며 대형 IPO 시장의 유례없는 호황기를 이끌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IPO를 완료한 기업(스펙, 리츠, 코넥스 상장 등 제외)은 총 70개이며 이듬해인 2021년은 89개로 약 27% 증가한 데 비해 연간 IPO 공모 금액은 2020년 약 4.5조 원에서 2021년 약 19.7조 원으로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공모 규모가 큰 대형 IPO가 예년보다 매우 많았다는 뜻이다. 공모 규모 1000억 원 이상의 상장 건이 2020년 5건 정도였다면 2021년은 17건으로 무려 3배 이상 많았다. 대표적인 상장기업을 보면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으로 핀테크, 바이오, 게임, 전기차 등 뉴테크 관련 기업들이 대형 IPO 시장을 이끌었다. 

 

주요 기관 투자자들은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견조한 실적보다는 AI, 빅데이터, 플랫폼, 공유경제, 친환경 등의 테마를 보유한 뉴테크 기업들의 높은 성장 스토리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IPO 호황과 투자자들의 기조에 따라 아직 상장하지 못한 뉴테크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익 확보보다는 빠르고 높은 매출 성장에 집중하며 서둘러 상장을 준비했다. 뉴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기업들도 기존 사업모델을 축소하고 혁신적인 뉴테크 사업 모델로의 ‘트랜스포메이션’ 스토리를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IPO 활황은 1년을 채 가지 못하고 2022년 들어서자 급격히 얼어붙었다. 백신 접종 확대로 엔데믹 기조가 퍼지면서 소비 수요는 점차 살아나던 때였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경제 침체를 우려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양적 완화 조치로 인해 주식, 부동산 등 자산 투자에 돈이 몰리면서 오히려 자산 가격에 버블이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 세계 공급망 대란, 중국의 강력한 봉쇄정책 등으로 공급이 부실해지면서 물가도 폭등했다. 실질 소비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불황과 성장둔화의 위기감이 점차 커졌고, 기업에 대한 기대 가치도 급격히 하락했다.

 

2021년에 IPO 대어였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도 2022년 접어들면서 상장 공모가 대비 50% 이상 주가가 빠지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또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주식시장이 점차 얼어붙었다. 이는 국내 IPO 시장에도 바로 영향을 미쳤다. 컬리, 쓱닷컴, 오아시스, 엔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K쉴더스,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등 테크 기업, 전통적 기업 할 것 없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2022년 공모 규모 1000억 이상의 IPO는 18건이 추진되었으나, 이 중 12건이 철회 또는 연기됐고 6건만이 상장됐다. 그 6건 중에서도 오직 2건만이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상장되고 나머지 4건은 하단에서 상장되었다. 2020년 5건 전부, 2021년 17건 중 16건이 상단에서 상장됐던 것을 보면 투자자들이 IPO 밸류에이션에 매우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던 투자자들은 2022년 들어서는 성장은 물론 꾸준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기조로 바뀌었다. 실제로 2022년 대형 IPO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를 보면 성장성을 보유한 2차전지 산업의 선도업체이자 흑자전환을 통해 이익을 창출한 LG엔솔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보수적 기조로 인해 2023년에도 IPO 시장 침체가 이어졌다. 2023년 상반기까지는 100억~500억 원의 소규모 IPO가 주를 이루었고, KOSPI 신규 상장은 거의 전무했다. 하지만 파두, 두산로보틱스 등과 같이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하반기부터 IPO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제 LS머트리얼즈의 ‘따따상’ 성공에 IPO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자본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상장을 철회, 연기한 건을 포함하면 2024년 IPO를 대기 중인 물량은 상당히 많다. 파두, 두산로보틱스의 성공에도 여전히 성장과 이익을 모두 겸비한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기조가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다. 내년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따라 주식시장 반등이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의 기조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 전망된다. 2021년과 같은 IPO 초호황기는 수년 내에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IPO의 성공을 위한 비법은 없다. 결국 기업의 기초체력이 얼마나 견고한지에 달렸다. 기업의 차별적 성장과 이익 창출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이를 실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지영 칼럼니스트 sunup09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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