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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중 출국' 이종섭 신임 호주대사, 호위함 수주전 '악재' 될 수도

호주 주요 매체들 관련 보도…모가미함 앞세운 일본과 치열한 경쟁 전망

2024.03.12(Tue) 15:19:04

[비즈한국] 호주 정부가 신형 호위함 3척을 해외 발주한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수주전을 진두지휘할 이종섭 신임 호주 대사의 ‘출국 논란’이 호주 공영방송에 대대적으로 방영되면서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호주 국방부의 해외 함정 조달 후보에 대구급은 물론 충남급까지 폭넓게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4월 10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울산급 Batch-Ⅲ 1번함인 ‘충남함’​ 진수식 모습. 사진=방사청 제공

 

호주 정부는 해군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해군력을 강화하면서 태평양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필리핀에 이어 호주까지 해군력 확대 경쟁에 나선 것이다. 

 

호주 국방부가 최근 공개한 해외 함정 조달 후보에는 ‘대구급 호위함’이 포함됐다. 독일의 ‘MEKO A200’, 일본의 ‘모가미급’, 스페인의 ‘ALFA 3000’ 호위함 역시 이름을 올렸다. 도입 수량은 11척으로 알려졌다. 호주 국방부는 해상 및 지상 타격, 대공 방어와 호위 능력 등을 두루 갖춘 신형 범용 호위함을 찾고 있다. 새로 도입될 호위함은 노후화된 앤잭급 호위함을 대체할 예정이다.

 

우선 스페인 알파 3000과 독일의 메코 A-200은 조선사가 출혈 입찰을 하지 않는 이상 수주전에 불리할 전망이다. 호주 정부가 책정한 예산에 따라 호위함 1척 가격은 10억 호주달러(8700억 원)를 초과해선 안 된다. 알파 3000은 호주 현지 건조 조건으로 최소 8억 달러(1조 원)이 제시됐다고 알려졌다. 메코 A-200 또한 호주 건조 시 예산 범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충남급은 1척에 4000억 원, 일본 모가미급은 1척에 500억 엔(4400억 원) 수준이다. 호주 국방부가 추산한 예산 범위를 충족하는 함종은 충남급과 모가미급뿐이다. 

 

호주가 주목하는 대구급 호위함은 우리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교체 사업(FFX 배치-1~3)을 통해 탄생한 함정이다. 현재 배치-3 충남급 호위함까지 진수됐다. 대구급 호위함은 배치-2 사업이다. 호주 국방부의 해외 함정 조달 후보에 대구급 배치-2~3으로 명시되면서 대구급은 물론 충남급까지 폭넓게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급 호위함은 길이 122m, 만재 배수량 3600톤급 신형 호위함으로 16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 한국형수직발사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또 해군 전투함 최초로 전기 추진기와 가스터빈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해 수중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충남급 호위함은 길이 129m, 만재 배수량 4300톤급으로 대구급 호위함에 비해 700톤 늘어났다. 충남급은 ‘한국형 이지스 레이더’로 불리는 360도 전방위 탐지·추적·대응이 가능한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가 마스트에 탑재됐다. 

 

일본의 모가미급은 만재배수량 5500톤급 호위함에 해상자위대 2선급 전투함으로 설계된 신형 모델이다. ‘일본판 이지스 레이더’로 불리는 FCS-3A의 염가형 모델 OPY-2 AESA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Mk.41 수직발사기(16셀 규모)에 아스록 대잠미사일과 ESSM 함대공미사일을 장착했다. 현재 탑재된 각종 센서 성능도 좋은 편이다.

 

다만 충남급은 거의 모든 센서와 무장을 국산화했다. 따라서 호주가 현재 사용하는 ESSM 등 미국산 무장을 탑재하려면 적잖은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 반면 미국산 무장을 채택한 모가미급은 최적화 작업이 필요 없고 선체가 커 확장성이 높아 호주가 요구하는 무장을 장착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가미급은 ‘수출 실적’이 없다는 최대 약점도 갖고 있다. 특히 수출 대상국 업체들과 협력해 기술을 이전하고 현지 생산 사업을 관리한 경험이 전무하다. 반면 우리나라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두 업체 모두 군함 수출, 해외 기술이전, 현지 생산 사업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신임 대사로 임명했다고 알려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수주전의 새로운 암초로 떠오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과 관련해 “(호주는) 신형 호위함 3척의 수주 경쟁을 진행하고 있는, 새롭게 부상하는 방산 파트너”라며 “(여러) 측면을 고려해 국방장관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물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전 장관이 지난해 1월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한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출국금지가 내려진 상황을 호주 주요 매체가 비중 있게 다뤘다는 점이다. 호주 매체 ABC(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는 ‘한국 대사 이종섭이 자국 비리 수사에도 불구하고 호주로 날아왔다’는 기사를 통해 이 전 장관 논란이 ‘한-호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야당에서는 전임 장관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었는데 임기를 마치지 않고 교체한 것에 의문을 표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임 김완중 대사가 K9, 레드백 장갑차 방산수출 계약도 하고 임무수행을 잘했다. 그런데 통상 3년 임기인 대사를 1년 2~3개월 만에 교체하고 이 전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항공우주전문매체 에비에이션위크의 ​김민석 ​한국 특파원은 “이종섭 대사가 마음 놓고 ​방산 세일즈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규모가 큰 호주 차세대 군함 사업에 한국이 도전하기 위해 대사가 행사장에 모습을 보일 때마다 호주 언론들이 ‘병사 죽음을 은폐하고 호주로 도망친’ 대사로 보도한다면 수출 전선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차라리 중요 행사 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혹은 신원식 국방장관이 한국에서 호주로 넘어와 방산 외교를 하는 편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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