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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당근', 알바 이어 중고거래도 '유료화' 만지작

당근알바 유료 광고 도입하며 자영업자들 불만…"중고거래에 광고 붙일 경우 고객 이탈 가능성"

2024.04.04(Thu) 09:37:27

[비즈한국]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당근이 광고 매출 증가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근은 알바 등의 서비스에도 유료 광고를 적용하며 수익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아가 중고거래까지도 유료 광고 도입을 고심 중인 분위기인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당근마켓이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73억 원으로 집계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진=당근 홈페이지


#광고 매출로 실적 개선, 만년적자 탈출

 

당근마켓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1276억 원, 영업이익은 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499억 원)보다 156% 상승했고, 2022년 464억 원 손실액을 냈던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2015년 창사 이후 당근마켓이 흑자를 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다만 연결기준으로는 적자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매출액은 1278억 원, 영업손실액은 1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56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액이 줄었으나 흑자 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당근마켓 측은 “북미, 일본 등 해외법인과 당근페이의 자회사 비용이 영업비용으로 편입돼 11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면서 당근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당근은 중고거래를 기반으로 ‘국민 앱’으로 떠올랐으나, 줄곧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나 엔데믹 이후에는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위기감이 커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당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당근의 광고주 및 집행 광고 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당근 홈페이지

 

당근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은 광고 매출로 꼽힌다. 2022년 495억 원이던 광고 매출은 지난해 1266억 원으로 2.5배 이상 성장했다. 당근은 2018년 지역광고를 시작으로 광고 사업에 나섰다. 2020년 광고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2021년에는 지역 소상공인이 당근 앱에서 광고할 수 있는 비즈 프로필을 선보였다. 다음 해에는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당근 관계자는 “지난해 당근의 광고주 수와 집행 광고 수 모두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며 “전문가모드, 상품광고 도입 등 광고상품 다변화를 통해 로컬 광고를 하는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기업이 많이 유입됐다. 또한 지역 기반의 중소형 사업자뿐 아니라 기업, 브랜드의 하이퍼로컬 마케팅 수요가 늘면서 당근 광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보단 광고 다각화? 중고거래에 유료 광고 테스트 중

 

업계에서는 당근이 계속해서 광고를 활용한 수익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근 광고의 경우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쿠팡 등의 쇼핑몰 광고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대기업 광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광고 효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용자 수를 상당히 확보했기 때문에 라이브 커머스나 배달 플랫폼 등 여러 사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당근은 수익화에 보수적이다. 투자비가 들어가고 리스크가 큰 다른 사업을 구상하기보다 안전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향후에도 무리해서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당근은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보다 광고 상품을 다각화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최근에는 기존에 무료로 운영되던 서비스에 유료 광고를 접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당근알바’다. 당근알바는 이용자가 별도의 이용료나 수수료 없이 채용공고를 무료로 올릴 수 있는 서비스다. 채용공고를 상단에 노출하거나 더 많은 사용자에게 노출하고 싶으면 자율적으로 유료 광고를 집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근알바를 자주 이용하는 상시채용자는 구직 게시물을 올릴 때 유료 광고를 필수적으로 넣도록 ​지난해 ​정책을 변경했다. 당근 관계자는 “구인구직 서비스에서 유료 모델이 적용되는 일부 업종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유료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유료 광고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사실상 당근알바가 유료화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그동안 무료로 당근알바를 사용했는데, 최근 공고를 올리려고 보니 유료 광고를 필수로 진행하게 변경됐다. 자영업자들은 알바 공고를 수시로 올려야 하는데 결국 유료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당근은 상시채용자는 구직 게시물을 올릴 때 유료 광고를 필수적으로 넣도록 ​지난해에 ​정책을 변경했다. 사진=당근 홈페이지

 

당근알바에 이어 중고거래까지 ‘사실상 유료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근은 현재 중고거래에 유료 광고를 도입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지난해 4월 제주도 한정으로 중고거래 판매자 유료 광고를 선보여 1년여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당근 측은 제주에서 진행 중인 유료 광고 테스트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한다. 앞서의 관계자는 “제주 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데 유저 반응이 긍정적이다. 자신이 판매하는 물품의 조회수, 관심수, 채팅수가 실질적으로 늘고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광고하기 상품을 경험해본 이용자들의 재이용율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IT 기기, 디지털 가전 등 업그레이드 주기가 있어 판매 시점이 중요한 물품이나, 이사 등으로 물품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금액으로는 10만 원 이상 물품을 팔 때 광고하기 기능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시범 서비스를 운영해 이용자 피드백을 받고, 서비스 고도화 과정을 거쳐 전국 오픈 여부를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고거래에 유료 광고를 적용하는 것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교수는 “중고거래 상품 전체에 유료 광고를 붙인다면 이용자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고가 상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저가 생활용품 등을 거래하는 당근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고거래 플랫폼은 고객 충성도가 높지 않다. 회원제 등으로 고객을 잡아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다른 플랫폼으로 얼마든 이동 가능하다. 당근이 무리하게 유료 광고를 도입할 경우 고객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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