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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1996년 시작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이제는 성공할까

조합장 뇌물 혐의 구속, 조합 내 갈등, 박원순 시장과의 불협화음 등 험난한 과정 거쳐

2024.04.08(Mon) 14:18:28

[비즈한국]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온 잠실주공5단지는 강남구의 대치 은마아파트와 함께 대한민국 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다. 주공 1~4단지는 이미 엘스, 리센트,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로 재건축됐다. 잠실역을 낀 가장 좋은 입지에 위치하고 있고, 세대수, 평형, 대지지분 등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단지다.

 

19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는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 진행 과정은 험난했다. 2014년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전 조합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었고, 2016년 1월 새 조합장이 선출되면서 사업 진행이 재개되었으나, 박원순 시장 당시 서울특별시가 재건축 및 재개발에 호의적이지 않아 재건축 조합과 큰 갈등을 빚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2017년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사실상 재건축안이 확정됐다. 당시 재건축안에서는 단지 내 도로를 내는 대신 준주거지역에 최고 50층 주상복합 6개동과 40층 호텔, 오피스 1개 동 등 총 7개동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 안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하는데, 서울시로부터 50층 건축 특혜를 받는 서울시 요구를 수용한 조합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반기를 들면서 조합이 둘로 나뉘면서 재건축 진행에 문제가 생겼다. 서울시 요구 조건은 주거지구와 복합지구 사이에 4차선 도로를 놓는 것과 학교부지 이전이었다. 특히 4차선 도로 신설에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외부 차량도 통행이 가능한 일반도로라 사실상 단지를 2개로 쪼갠다는 것이었다. 차량 통행으로 인한 통학 어린이들의 안전 문제와 소음 문제 역시 주민들의 반대 이유였다.

 

잠실주공5단지 위치도. 사진=서울특별시


여기에 박원순 시장은 조합 주도의 재건축 사업계획을 백지화하고 공공 주도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으며, 그 일환으로 공공건축물처럼 국제설계공모를 하기도 했다. 그것도 아파트 주민들의 비용 부담으로. 조합원들은 재건축 방해하는 것도 못마땅하고 이미 설계를 다 해놔 설계비도 냈는데 다시 설계 공모해서 돈까지 더 들이라니 반대를 했지만, 재건축 인허가권이 서울시장에게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이미 주민소유토지에 대한 공공기부채납을 대한민국 모든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많은 25%를 내놓은 상태였었다. 아파트 단지의 25% 면적만큼 학교 같은 공공시설과 임대아파트까지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의 기부채납율은 10%대이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서울특별시에서 미래유산으로 아파트 굴뚝과 523동을 남길 계획도 있었다. 40년 된 아파트의 흔적과 시민들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보존돼야 한다는 서울시장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 523동은 4층까지만 남겨놓고 리모델링 후 도서관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장관이었던 조명래 전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내건 재건축 승인 조건이었다. 이 때 승인이 미뤄져 초과이익환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523동 유지 계획은 오세훈 시장이 다시 당선된 후인 2022년 3월 폐지됐다.

 

2023년 2월 정비 계획안이 통과된 상태였지만, 서울특별시와 송파구청 측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가능하다 판단해 재건축조합 측에 신통기획 신청을 건의했다. 조합 측 검토 결과 전체 재건축 기간을 줄이는 건 물론 박원순 전 시장의 층수 제한 또한 풀어 최대 70층까지 갈 수 있단 판단에 주민 동의를 받아 2023년 5월 17일, 최소 신청 요건인 동의율 30%를 넘겨 40% 이상을 확보했고, 5월 19일 동의율 50%를 넘겨 송파구청에 신통기획을 신청했다.

 

2023년 9월 26일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 요건을 충족하여 정비계획 변경안이 송파구청에 제출됐다. 2024년 4월 3일 서울시는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으로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한 지 6개월 만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는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으로 도계위 심의를 완료한 첫 사례다.

 

수권소위는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권한을 위임 받아 상정한 정비계획안을 검토하는 기구로, 수권소위를 거쳐야 용적률과 가구수를 확정할 수 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에 전체 6383가구 중 일반분양 분을 1836가구로 하고, 용적률은 기존 138%에서 평균 323%까지 늘어난다.

 

또한 문제된 학교부지의 경우 신천초등학교는 존치하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 신설 여부가 불확실한 중학교는 공공공지로 가결정한 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 학교로 변경하도록 계획해 학교 설치 계획이 무산되더라도 별도의 계획 변경 없이 정비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현 위치에 그대로 두는 쪽이 초고층 건물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는데, 사실상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무리한 요구에 대응하지 않는 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잠실주공5단지 배치도(안). 사진=서울특별시


잠실주공5단지는 이번에 수정가결된 내용을 반영해 재공람, 정비계획 변경 고시 후 올해 도입된 통합심의를 통해 건축계획을 신속히 확정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19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 도전기는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부디 정치적인 이해관계 말고, 주민들의 의견과 서울시의 부가가치를 좀 더 높이려는 방향으로 멋지게 재건축되기를 기원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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