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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최대 약점 정유라 들먹여도 ‘자물쇠’는 열리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인정한 부분 빼고는 “난 몰라” 잡아떼…대통령 조사 상황 지켜보는 듯

2016.11.14(Mon) 20:39:16

한국에 돌아온 다음날(지난 10월 31일) 검찰에 체포된 최순실 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지 보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자신의 셀카가 찍힌 태블릿 PC에 대해 ‘내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 최 씨가 이 같은 전략을 유지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자물쇠’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속 상태인 최순실 씨가 지난 6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 조사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 씨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 때처럼 자신의 셀카 사진이 들어있는 태블릿PC조차 “100% 내 것이 아니다”는 진술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 최 씨는 대통령 원고 수정에 대해서도 혐의를 일부만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이메일로 대통령 연설문을 받아 일부 표현 등을 좀 봐 준 적은 있다”면서도 “다른 청와대 자료는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차 대국민 사과 당시 “청와대 비서진 정비 전까지 연설문 등을 부탁한 적 있다”고 한 부분까지만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수사팀에 따르면 최 씨는 그 외에 나머지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문화체육 정책 및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난 정책을 짤 능력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 검찰 수사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검찰의 대통령 수사가 이번 주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 씨가 입을 더 다물고 돌아가는 판세를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수사 흐름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최순실 씨가 인정해봐야 검찰이 최 씨를 봐줄 수 있는 여지(플리바게닝)가 없지 않느냐”며 “최 씨가 박 대통령과 공동 운명체라고 판단, 혼자 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재판까지 증거 인정 여부를 끌고 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이런 최 씨를 압박하기 위해 독일에 체류 중인 딸 정유라 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하는 안도 거론하는데, 수사팀 관계자는 “최 씨가 딸 얘기가 나오면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기는 하지만 진술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지난 14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왼쪽)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임준선·박정훈 기자


한편 검찰은 주중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 수사를 앞두고 최측근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중 구속되지 않은 2명을 소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14일 오전,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안 전 비서관은 제2부속비서관 시절 자신의 자동차 등을 이용해 최순실 씨가 청와대를 검문검색 없이 통과시켜 줬다는 의혹을,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 보안을 담당하면서 구속된 정호성 전 비서관이 최순실 씨에게 청와대 문건이 넘기는 과정을 돕거나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늘 출석한 안·이 전 비서관은 정호성 전 비서관과 함께 박 대통령을 20년 가까이 보좌해 온 인물 문고리 3인방들. 박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한 뒤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지만 모두 검찰에 소환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검찰은 최 씨의 국정 개입과 청와대 출입이 박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었는지 안·이 전 비서관의 입을 여는데 집중하고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 씨가 모두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의 검찰 수사는 오는 수요일(16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은 수사 장소를 선택·조율하는데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 안가나 제3의 장소에서 대면 조사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게 워낙 전례가 없었던 사건 아니냐. BBK 특검 당시에도 삼청각에 가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몰래 조사했는데, 그때도 언론에 오픈하지 않고 했다”면서도 “이번에는 국민 여론을 감안해 그렇게 하지는 않는 쪽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서울중앙지검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청와대에 들어가서 수사할 경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 중이다. 

 

한편 역사상 첫 현직 대통령 대면 조사는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사법연수원 27기) 와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사법연수원 27기)이 번갈아가면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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