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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사기 혐의 IDS, 고발 기사 ‘밀어내기 신공’

‘안티’ 게시물 삭제·후순위 밀어내기·홍보성 내용 도배…투자자 눈 가려 피해자 양산

2017.02.02(Thu) 14:56:59

1조 원대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회사 대표가 구속 기소된 IDS홀딩스가 인터넷상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은밀한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IDS홀딩스 내부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온라인 브랜드관리 전문 업체인 T 사를 통해 인터넷 뉴스, 카페, 블로그, 포스트, 동영상, 이미지 등 회사 실태를 고발하는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우호성 내용을 대거 띄워 물 타기 했다. 자료는 IDS홀딩스로부터 인터넷 브랜드관리를 맡은 T 사가 지난해 8월까지 내용을 작성한 보고서다. 

 

IDS홀딩스 관련 게시물.  김성훈 대표가 구속됐다는 ‘비즈한국’ 기사와 그 아래 IDS홀딩스 홍보 게시물이 있다. 사진=네이버 포스트 화면 캡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지난해 9월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가 홍콩 FX마진론 투자 명목으로 월 2~3% 이자와 1년 뒤 원금 보장 조건으로 1만 207명의 투자자들로부터 1조 960억 원을 가로챘다고 보고 구속기소(사건번호 2016고합932)했다. 검찰은 지난 1월 결심공판에서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형을 구형해 내일(3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김 대표는 앞서 2014년 9월에도 같은 방법으로 672억 원을 가로채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 지난해 8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의 유죄를 확정받았다. 문제는 IDS홀딩스가 김 대표 기소 이후 지난해 구속 전까지 같은 방식의 영업을 계속해 왔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IDS홀딩스는 지난해 김 대표의 대법원 판결을 유리하게 이끌고 영업활동 지속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부정적 기사 밀어내기와 회사 띄우기를 해 왔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IDS홀딩스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채 넘쳐나는 홍보성 게시물에 낚여 투자를 결정하거나 투자금액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에서 IDS홀딩스는 T 사에게 ‘가능한 한 핵심 안티를 자극하지 않고 작업이 아닌 자연스럽게 진행하라’는 구체적인 미션을 지시했다. 안티란 IDS홀딩스 실태를 고발해 온 ‘비즈한국’​ 등 언론매체,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불법사기피해 추방과 예방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백두산 카페 등이다. 

 

‘비즈한국’​​이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게재한 고발 기사에 대해 IDS홀딩스는 안티 기사로 규정하고 검색 후순위로 밀려나게 했다. 7월 15일자 ‘[단독] IDS홀딩스, 셰일가스 투자자모집 논란’과 8월 3일자 ‘[단독] IDS홀딩스 사태 조희팔 피해모임 가세’ 기사는 며칠간 ‘IDS홀딩스’나 ‘셰일가스’ 등으로 검색할 경우 네이버 화면 최상단에 노출됐다. 

 

그러자 IDS홀딩스는 자신들의 보도자료를 포스트에 집중 게재하고 하트 모양의 추천을 유도했다. 포스트는 추천 수가 적을수록 검색 후순위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T 사는 IDS홀딩스에 ‘비즈한국’​ 기사 방어로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 

 

IDS홀딩스는 주요 포털 뉴스 검색을 통해 노출되는 고발 뉴스에 대해선 홍보성 보도자료를 대거 배포하는 방식으로 검색 후순위로 밀려나게 했다. IDS홀딩스는​7월 14일, 7월 21일 포털 뉴스에 게시된 ‘내일신문’의 ​‘고수익 좇아 불법 유사수신에 몰린다’는 연재와 8월 1일자 ‘신동아’의 ‘외환차익 거래 내걸고 돌려막기’란 제하의 기사를 안티기사로 규정했다. 

 

이에 T 사는 ‘IDS홀딩스 홍콩법인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진출’, ‘'IDS홀딩스 사랑나눔 이벤트’, ‘IDS홀딩스 셰일가스 시추 사업 전방 공개’ 등 보도자료를 언론에 집중 배포했다. 상당수의 언론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썼고 포털 뉴스에 게시되면서 내일신문과 신동아 기사는 검색 순위에서 밀려났다. 자료에서 T 사는 7~8월 게재된 내일신문, 신동아 안티기사를 2페이지로 밀어내기를 완료했다고 IDS홀딩스에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IDS홀딩스는 실제로 FX마진론 사업을 위해 홍콩으로 보낸 돈은 없었고 저유가 시대 장기화로 셰일가스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IDS홀딩스는 회사에 부정적인 키워드들도 포털 연관검색어에서 모두 사라지게 했고 유리한 내용이 검색되도록 연관검색어도 조작했다. 

 

자료엔 IDS홀딩스의 실태를 고발해 온 백두산 카페와 관련해 T 사는 30분 단위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돼 있다. 백두산 카페 내 안티여론 형성과 게재는 약탈경제반대행동이 100% 진행하고 있다고 적시됐다. T 사는 블로그에 게시된 안티 게시물에 대해선 월 20개 이상 홍보 콘텐츠를 게시해 블로그 검색에서 안티 게시물이 10위 이내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IDS홀딩스에게 보고했다. 네이버 지식iN에 게시된 안티 내용에 대해선 삭제 처리했다고 보고했다. 

 

T 사가 IDS홀딩스에 보고한 보고서 일부분. ‘비즈한국’과 ‘백두산’ 카페에 대한 대응 방향이 적시돼 있다. 사진=IDS홀딩스 브랜드관리 보고서


아울러 추석귀성길 사랑 나눔 이벤트 진행, 인도네시아 관련 콘텐츠 배포, 신규 안티, 기존 안티 글 순위와 노출 모니터링 실시간 대처 등을 향후 운영계획으로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김성훈 대표가 구속되면서 더 이상 인터넷상 여론 조작을 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T 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T 사는 인터넷 언론 N 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고 N 사 홈페이지에는 IDS홀딩스 홍보 기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 이민석 변호사는 “저금리 시대 장기화로 IDS홀딩스와 같이 정식 인·허가를 받지 않고 고수익을 미끼로 돈을 끌어 모으는 유사수신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에 앞서 보다 꼼꼼한 정보 검색과 사실 확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T 사는 사기방조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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