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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주택정책이 이명박‧박근혜와 닮았다?

이명박 뉴타운과 문재인 도시재생뉴딜, 안철수 청년공공임대주택과 박근혜 뉴스테이 비슷한 문제점

2017.04.15(Sat) 20:16:49

[비즈한국] ‘한국 사회는 집 가진 사람과 집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은 보금자리를 구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각한 주택 문제 탓에 이번 대선에서 양강 구도를 이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주택 공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의 주택 공약을 보고 있으면 과거 정부, 심지어 자신들이 속한 진보 정당에서 실패했다고 비판해왔던 보수 정권 정책의 재판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주택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2일 오전 2017 동아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비즈한국DB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 보유 가구 중에서 자가 소유주는 자산이 5억 4229만 원으로 전년대비 3.3% 늘어난 반면 전세 가구의 경우 자산은 3억 6357만 원으로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자산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자가 소유 여부에 따라 부의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자기 집을 가졌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 지난해 원리금 상환액을 보면 자가 소유자는 원리금 부담이 20%가까이 급등했다. 전세 거주자도 오르는 전세 가격을 감당하느라 부담이 증가했다. 지난해 자가 소유자의 원리금 상환액은 1689만 원으로 전년대비 17.9%나 급증했고, 전세 거주자 역시 원리금 상환액이 1463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12.4%나 늘었다. 

 

양극화와 원리금 부담이 커지는 주택 시장은 구성원의 주거권을 위협하게 된다. 차기 행정부에 성장보다는 분배에 방점을 둔 진보 정당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력 후보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보면 주택 정책은 보수정권의 정책을 답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내세운 가장 주요한 주택정책은 ‘도시재생뉴딜’이다. 문재인 후보는 재임기간 중 매년 10조 원을 투입해 매년 100개의 낙후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5년으로 치면 총 50조 원, 500개 낙후지역 개발이라는 거대한 사업이다. 

 

그런데 이 계획은 과거 민주당이 반대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뉴타운’ 정책과 묘하게 닮아있다. 뉴타운 정책은 재개발이라는 성과에도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민주당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원주민 퇴거 현상 등을 이유로 뉴타운 정책을 비판해왔다.

 

문재인 후보 측은 도시재생뉴딜 과정에서 집값이나 임대료만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해 저소득층 주거권을 보장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이 진행되면 해당 지역의 집값이나 전세값이 오르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어서 인위적으로 막기 어렵다”며 “집값이나 임대료 상승을 막으려 할 경우 소유주들이 도시재생뉴딜 자체를 반대하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의 ‘청년 공공임대주택 확대 사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뉴스테이’와 비슷하다. 안철수 후보는 연간 5만 호씩 1인 가구 중심의 청년 공공임대주택을 만들어 주거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년 공공임대주택은 건설업체만 배를 불린 정책이라고 비판받는 뉴스테이와 똑같은 문제를 안을 가능성이 높다. 

 

뉴스테이 정책은 중산층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이라는 목적과 어울리지 않는 높은 임대료로 논란이 됐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위례지역 뉴스테이의 경우 실질 월 임대료(전월세 전환율 적용)가 257만 3000~291만 3000원으로 인근 같은 규모 아파트 단지(203만 3000원)보다 비싸다. 

 

인천 도화지역이나 수원 권선지역 등도 월 실질 임대료가 인근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높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소득 상위 20%만이 부담할 수 있는 월세 수준의 뉴스테이 공급에 공적 재원을 계속 사용할 것인가 하는 점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공공임대주택도 말이 임대주택이지 실제로는 월세라는 점에서 뉴스테이와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일자리를 구해도 임금 수준이 낮은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월 전체 실업자 114만 3000명 중에서 43.8%가 청년들이었다. 청년 실업률은 11.3%로 전체 실업률(4.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29세 이하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186만 9000원(2015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월 평균 임금(274만 원)의 68.2%에 불과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현 거주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서는 매년 10조 원씩 붓는 대규모 개발보다는 주민 중심으로 주택 개선 사업이 이뤄지도록 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청년공공임대주택은 실질 월 임대료를 대폭 낮추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데, 이 경우 건설사들이 수익이 낮다고 보고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모두 대규모 개발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주택난을 해결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는데 이러한 정책은 항상 집값 상승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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