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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카드수수료 인하에 울고 웃는 자영업자들

수수료인하 환영 속 편의점주 울상…최저임금 인상엔 "영세업자 세부담도 줄여줘야"

2017.07.06(Thu) 11:05:11

[비즈한국] 최저임금 인상과 카드 수수료 인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두고 자영업자들의 표정이 복잡하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연매출 2억 원 이하는 0.8%, 2억~3억 원 이하는 1.3% 수준인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1.3%에서 1.0%로 내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약속이 8월부터 지켜진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 기준 개편안을 확정해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올 2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 구상에 대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비즈한국DB


개편안에 따르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과 중소 가맹점 범위가 확대된다. 영세 가맹점 기준이 연매출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조정되고, 중소 가맹점 기준은 연매출 2억~3억 원 이하에서 3억~5억 원 이하로 확대된다.

 

수수료율도 내렸다. 약 18만 8000명의 영세 가맹점 수수료는 1.3%에서 0.8%로, 약 26만 7000명의 중소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1.94%에서 1.3% 수준으로 내린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기준 변경으로 46만여 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연간 80만 원 내외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연간 3500억 원 내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드 수수료 인하 소식에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환영의 뜻을 비쳤다. 서울 송파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 아무개 씨(47)는 “수수료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며 “수수료 인하 조치가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 아무개 씨(50)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국이나 편의점, 빵집 등 소액 다결제 업종에 수수료 우대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쏙 빠진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에서 공급받는 물품 가격과 수수료도 높은 편이어서 연간 매출액이 높다고 수익까지 높은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는 임금 근로자보다 수익이 낮은 점주들도 태반”이라며 “특히 편의점은 운영자 절반 이상이 카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지 못한다. 중소자영업자의 연매출 상한액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의점 내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비즈한국DB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할 계획인 최저임금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의 제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 대비 54.6% 오른 1만 원을, 경영계는 2.4% 인상한 6625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안으로 각각 내놨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지난 3일 제7차 전원회의가 개최됐으나 역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에도 양측은 이견을 보였다. 경영계는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일반음식점업, 택시업, 경비업 등 8개 업종은 최저임금 인상률 차등 적용을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서울 광진구에서 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최 아무개 씨(37)는 임금인상에 찬성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임금이 오르면 창업보다 취업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경쟁이 좀 덜해지지 않겠나”라면서도 “하지만 작은 가게에 취업을 하려는 사람이 과연 늘어날지, 인건비 상승으로 판매가격이 오르고 물가도 오르면 소비가 줄어 오히려 매출이 더 줄어드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는 자영업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5월 11일 노동당 당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비즈한국DB


서울 성동구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이 아무개 씨(52)는 “1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는데, 사람 구하기가 워낙 힘들다 보니 지금도 시급 1만 원에 알바를 고용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실제 인건비는 1만 원보다 더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음식값을 올려야 해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어들 게 뻔한데, 작은 가게라도 혼자서 운영하기가 쉽지 않으니 결국은 문을 닫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진 아무개 씨(43)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생계형이기 때문에 종업원의 임금인상이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가세와 소득세 등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이 병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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