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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통행 막는 전동킥보드, LG가 주차장 만들었더니 또 벌어진 일

무선충전 거치대+포인트 적립으로 해결 실마리 보이는 듯했는데…전문가 "보도로는 한계, 차도 사용도 고려"

2023.08.21(월) 16:47:05

[비즈한국] 전동킥보드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기업이 나섰다. 최근에는 전동킥보드 전용 주차공간을 만드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모빌리티 사업에 적극 나선 LG전자와 지자체가 협업해 충전형 거치대를 설치 중인데, PM(퍼스널 모빌리티) 주차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자체들은 공유 전동킥보드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전용 주차장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 LG전자와 협업해 PM스테이션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LG전자 운영하는 PM스테이션, 여러 지자체서 러브콜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에서 운행되는 공유 전동킥보드 대수는 2021년 기준 5만 5000대를 넘어섰다. 공유 전동킥보드가 늘어나며 관련된 문제도 늘어가는데, 가장 골칫거리로 꼽히는 것이 주차 문제다. 이용 후 도로 곳곳에 아무렇게나 주차하는 이용자가 많다 보니 시민들의 통행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전용 주차장을 도입하는 분위기다. 주차 시설을 마련하면 아무데나 버리듯 세워둔 전동킥보드를 한 곳으로 모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청주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동킥보드 전용 주차구역 50여 곳을 만들었고, 경기도도 수원, 성남, 하남 등에 주차 시설을 마련했다.

 

하지만 주차 시설 마련에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만큼 모든 지자체가 주차구역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경기도는 전동킥보드 주차 시설 마련에 20억 원(도비 50%, 시·군비 50%)을 투입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전동킥보드 무선충전 거치대 보급에 나섰다. LG전자는 각 지자체와 협업해 PM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지자체는 도로점용과 교통안전시설 심의 등의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공유 전동킥보드 주차구역 설치와 운영은 LG전자가 담당한다. 설치 및 관리에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수원시에서 운영 중인 PM스테이션은 올해 여러 지자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수원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용인시에도 연내 운영을 시작한다. 전주, 인천, 울산 등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와 협업을 논의 중인 한 지자체 관계자는 “PM스테이션 운영에 들어가는 별도 예산이나 인력 등이 없다. PM스테이션이 만들어지면 여기저기 무분별하게 주차하는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 주차 거치대. 좁은 보도에 위치한 거치대 주변에 전동킥보드 여러 대가 주차돼 오히려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협소한 공간에 킥보드 몰려 통행 방해된다 불만도

 

킥보드 전용 주차장이나 거치대는 업계에서 여러 차례 도입을 시도했으나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동킥보드의 장점이 원하는 곳에서 대여, 반납이 가능하다는 것인 만큼 정해진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사용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워드 방식을 도입했다. PM스테이션은 LG전자 사내독립기업(CIC) 커런트닷이 출시한 앱 플러스팟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데, 킥보드 이용자가 PM스테이션에 전동킥보드를 주차하면 플러스팟 앱을 통해 포인트가 적립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 이용 가능한 모바일 쿠폰으로 교환 가능하다. 

 

킥보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길에 버려진 킥보드를 거치대로 옮겨 주차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플러스팟을 사용하는 박 아무개 씨는 “저녁 산책을 하며 ‘주워 심기(킥보드를 끌어서 스테이션에 정리하는 것)’를 해 포인트를 쏠쏠하게 모았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지자체는 킥보드 이용자뿐만 아니라 보행자도 직접 킥보드를 거치대에 주차시킬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하게 주차된 킥보드를 정리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PM스테이션에 기기를 주차하고, 포인트 리워드를 받기 위해 킥보드를 타지 않는 사람들도 길에 버려진 킥보드를 수거해 기기에 주차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주차 관련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보행자들은 PM스테이션이 또 다른 주차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PM스테이션 주변에 너무 많은 킥보드가 몰리면서 되레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불만이다. 충전이 완료된 킥보드를 거치대로부터 분리할 때도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사용자들이 킥보드를 거치대에서 빼낸 뒤 근처에 아무렇게 세워두고 떠나 문제가 되고 있다. 주차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주차 공간이 통행 불편을 키우는 상황이다.

 

19일 찾아간 수원의 한 PM스테이션에는 9대의 킥보드가 주차돼 있었다. 충전이 완료된 전동킥보드를 이용자들이 ​거치대에서 ​인도로 빼내 세워둔 탓에 오가는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횡단보도 옆 PM스테이션은 불법주차 문제가 더욱 컸다. 횡단보도 바로 옆에 주차공간이 위치하다 보니, 횡단보도 앞을 가로막고 선 전동킥보드도 자주 눈에 띄었다. 현재 PM스테이션의 설치 위치는 LG전자에서 선정하고 지자체와 협의하는 방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보도가 협소한 곳에 PM스테이션이 설치된 사례 등이 있어, 이런 경우 위치를 다시 검토해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동킥보드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차 공간 마련이 절실하며, 적절한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킥보드 이용량이 많은 곳은 주차 공간이 협소해 오히려 불편함이 발생하기도 한다. 불편함이 없을 만한 공간을 찾아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적절한 공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고 킥보드 이용량이 많은 곳은 대규모 주차 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킥보드 주차공간이 부족한 상태이고 이를 확대해 주차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맞다고 본다.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주차 구역을 여러 군데에 많이 배치해야 한다. 전동킥보드는 주차장이 조금만 멀어도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며 “보도에서 주차 공간을 해결하려는 생각 때문에 공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필요하다면 차도를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하면서 제대로 된 주차공간을 도심 곳곳에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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