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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어도 돈 안 된다' 건설사들, 주택 착공 반토막 난 이유

인허가는 전년 23% 불과, 고금리·원가율 상승·미분양 증가 영향…"2024년에도 지속될 것"

2023.11.01(Wed) 17:42:05

[비즈한국] 주택 경기 악화로 집을 지으려는 건설사가 줄고 있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로 꼽히는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이 올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사업 수익성은 악화하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수요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 같은 공급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 주택 인허가 물량은 25만 5871호로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이 10만 2095호로 22.6% 감소했고, 지방은 15만 3776호로 38.1% 감소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1만 9858호로 29.6%, 아파트 외 주택이 3만 6013호로 47% 감소했다. 비수도권, 비아파트 주택 인허가 감소가 두드러졌다. 인허가 이후 진행되는 착공 물량은 12만 5862호로 같은 기간 57.2%나 줄었다. 

 

주택 공급 선행 지표로 꼽히는 착공·인허가 물량이 줄어든 이유는 주택 사업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로 인상된 이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진 데다, 건자재 가격이 ​수년간 ​오르면서 주택 사업 원가율은 크게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은 늘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올해 9월 기준 5만 9806호로 전년 9월 대비 1만 8202가구(44%) 증가했다.

 

특히 물가 상승 여파로 건자재 가격은 지난 2년간 크게 상승했다.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 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8월 기준 151.2포인트로 2020년 평균 대비 27%가량 급증했다. 2020년 이후 연간 10%대로 상승세를 이어온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5월부터 증가율이 2%대로 안정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는 철근 가격이 평균 5~6%가량 하락했지만,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이 18~21% 올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선 건설 현장에서는 건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 특히 그간 민간 부문에서는 대부분 착공 이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인정하기 않았다. 그 결과 최근 여러 현장에서 발주처와 시공사 간에 공사비 인상 갈등이 벌어졌다”며 “사업성이 낮아진 주택 사업을 줄이고 비주택, 신사업 분야를 키우는 게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주요 건설사의 영업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시공 능력 상위 10대 건설사 중 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지에스건설, 디엘이앤씨 등 5개 건설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총 8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가량 줄었다. 2022년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건설사는 현대건설(2450억 원, +59.7%)이 유일하다.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는 영업이익 감소폭이 평균 18%에 달한다.

 

주요 건설사의 실적 악화에도 주택 사업 원가율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디엘이앤씨의 경우 올해 3분기 주택 부문 원가율(별도 기준)이 93%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줄어든 804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에스건설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가량 하락했는데, 95%에 달하는 주택 사업 원가율이 실적 부진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향후 주택 공급 전망도 밝지는 않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일 열린 건산연 건설부동산경기전망에서​ 2023년 주택 인허가 물량을 전년 대비 14만 호 줄어든 38만 호, 2024년 인허가 물량을 이보다 3만 호가 더 줄어든 35만 호로 예측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2023년 인허가와 공급 대책 영향으로 2024년 공공부문 주택 물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민간 부문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2024년에도 공급 위축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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