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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두 앱' NH투자증권 MTS에 개미들 불만 나오는 이유

기능 비슷한데 수수료 달라, KB·하나는 수수료 같아…"영업점 연계할 경우 수수료 높아"

2024.04.08(Mon) 13:50:48

[비즈한국] 엔데믹 이후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하면서 공모주 청약 열기도 살아났다. 지난해 공모주 시초가의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서 ‘따따블(공모가 대비 400% 상승)’이 가능해진 것도 투심을 살린 요인이다. 재테크를 위해 주식 시장을 기웃대는 개미 투자자가 늘어난 가운데, 1분기 가장 많은 공모 청약을 진행한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향한 불만이 새어나온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5개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해 가장 많은 청약을 주관한 증권사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기업공시채널 ‘KIND’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를 가장 많이 주관한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총 ​5개 사(HB인베스트먼트, 케이웨더,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엔젤로보틱스)의 상장을 주관했으며, 3월 신규 상장한 9곳 중 3곳의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공모총액은 하나증권이 1위에 올랐다. 2개 사(포스뱅크, 에이피알)의 상장으로 1217억 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1099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1분기 공모총액 1000억 원대를 기록한 증권사는 NH와 하나, 두 곳뿐이다.

 

그런데 NH투자증권을 통해 공모주 청약이나 ‘단타(단기 매매)’에 뛰어든 소액 투자자 사이에서 “모르고 수수료를 더 낼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불만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는 ‘나무증권’과 ‘QV(큐브)’로 나뉘는데, 사용자들이 두 앱의 차이를 모르거나 혼동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나무와 QV MTS는 UI(유저 인터페이스)나 서비스는 흡사하지만 수수료 계산 방식은 다르다. ​두 브랜드의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다.

 

QV는 NH투자증권이 2016년 1월 기존의 ‘옥토’를 대체해 만든 자산관리 브랜드다. 옥토는 우리투자증권에서 만든 종합자산관리 브랜드였으나, NH투자증권에 인수된 이후 약 1년 만에 사라졌다. QV는 오프라인 서비스과 연계된 MTS로, NH투자증권 영업점이나 제휴은행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한 경우 QV를 사용할 수 있다. QV CMA·종합매매 계좌나 연금저축펀드·개인형IRP 계좌를 보유한 경우에도 QV로 연계된다.

 

나무증권은 2016년 6월 ‘모바일증권 나무’라는 이름으로 NH투자증권이 론칭한 모바일 전용 브랜드다. 나무증권 앱에서 계좌를 만들거나 케이뱅크·카카오뱅크·농협은행(스마트뱅킹) 연계 증권계좌를 가진 경우 이용할 수 있다. 나무증권은 ‘국내 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와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아이에이지웍스의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기준 나무증권은 20대에게서 증권·투자 앱 사용량 2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이 두 브랜드를 ‘한 지붕 두 가족’처럼 운영하면서 MTS에 따라 수수료도 다르게 적용된다. 나무와 QV는 거래하는 상품과 금액에 따라 수수료 차이가 상당하다. 나무증권은 모바일로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 거래 시 정률 수수료 0.01%를 적용한다. 비대면 제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수수료는 0.015%다.

 

하지만 QV로 주식을 거래할 경우 나무증권보다 기본 수수료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일정 금액이 추가된다. 일반 주식(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거래 시 200만 원 미만은 수수료율 0.1971639%에 500원이 추가로 붙는다.

 

국내 주식의 소수점(1주 미만) 거래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무증권은 매수 0.01%, 매도 0.21%의 수수료를 매기지만, QV MTS에선 200만 원 미만의 거래일 경우 매수(0.1971639%)와 매도(0.3971639%) 모두 기본 수수료율에 500원을 더한다. 나무증권이 타사와 비교해도 수수료가 저렴하기에 투자자가 체감하는 수수료 차이는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의 MTS인 QV(왼쪽)와 나무증권은 앱 구조상으로는 유사하지만, 주식 매매 수수료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렇다 보니 QV를 이용해온 투자자는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MTS를 최근 QV에서 나무증권으로 옮긴 A 씨는 “소액 투자자라 청약으로 받은 주식이나 건당 거래가 200만 원이 넘는 경우는 드물다. 굴리는 돈은 적은데 수수료는 더 낸 셈”이라며 “나처럼 MTS만 쓰는 투자자는 매매할수록 손해”라고 토로했다.

 

NH투자증권은 대면 서비스와 브랜드 타깃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QV는 대면 중심의 인적 서비스를 전제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고객 중심의 브랜드다. 플랫폼 기반의 나무증권은 ‘자기 주도형(Self-directed)’ 고객을 위한 비대면 자산관리 브랜드”라며 “QV를 이용하는 고객은 PB나 어드바이저와 일대일로 투자 상담을 할 수 있으며, 나무증권의 고객 대부분은 플랫폼을 활용해 스스로 투자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

 

타 증권사에서도 MTS를 여러 종류로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KB증권의 MTS 브랜드는 ‘M-able(마블)’로, 기본 마블 앱과 간소화 버전인 ‘마블미니’가 있다. 하나증권도 ‘원큐 프로’와 간소화 버전인 ‘원큐 스탁’을 운영한다. 두 곳 모두 MTS에 상관없이 수수료 부과 기준은 같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처럼 계좌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하지만, ​MTS는 ‘한국투자’로 통일했다. 영업점·출장 방문으로 계좌를 만들거나 비대면 계좌의 관리점을 영업점으로 설정할 경우 수수료가 높다. 금액에 따라 수수료율을 나누고, 일부 금액대엔 1500~2000원을 추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거나 관리점을 ‘뱅키스’로 지정하면 온라인 서비스에 해당해, 거래액 구분 없이 낮은 수수료(일반 주식 0.0140527%)를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영업점 연계 서비스는 수수료가 비싼 편이지만, 직원의 관리나 투자 조언을 받고 싶은 투자자에겐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증권가에선 MTS 경쟁이 다시 불 붙는 분위기다. 비대면 열풍이 일던 때엔 MTS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고도화와 차별화에 힘쓴다. 4일 한국투자증권은 MTS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상품을 추천하는 ‘마이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개인화 기능을 강화했다. 지난 1월 NH투자증권은 MTS 충성도 강화를 위해 나무증권과 QV에 ​ 주주끼리 보유 주식 현황이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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