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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넘친 쿠팡 '회비 인상', 네이버·신세계·컬리엔 '기회'

3년 전 인상 땐 회원 이탈 없었지만 타이밍 안 좋아 "20% 이탈" 예상도

2024.04.16(Tue) 11:36:52

[비즈한국] 쿠팡이 유료멤버십 월회비를 58%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월회비를 올린 쿠팡의 행보가 충성고객 확보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을 것이라 분석한다. 특히 2021년 월회비를 72%가량 인상하고도 회원 이탈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경험에서 충성도에 대한 확신을 얻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쿠팡이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의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결정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멤버십 해지’ 줄 잇는데 회비 인상, 왜?

 

쿠팡이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의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결정했다. 신규 가입 시 인상된 월회비가 적용되며, 기존 회원은 8월부터 인상된 월회비가 적용된다. 쿠팡 측은 멤버십으로 상품 무료 배송 및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복합적인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점을 언급하며 월회비 인상에도 멤버십 고객의 비용 절약 효과가 크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회원들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한 고객은 “한 번에 50%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 부담스럽다.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좋아했는데, 결국 월회비를 올리려던 계획이었던 게 아닌가”라며 “1년에 내는 연회비를 계산해보고는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 멤버십 월회비를 인상한 것은 2021년 이후 두 번째다. 2021년 12월 쿠팡은 2900원이던 월회비를 49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월회비가 두 배 이상 훌쩍 오른다는 소식에 ‘쿠팡 탈퇴’를 선언하는 고객도 줄을 이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회원 이탈률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사실상 회원 이탈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2021년 12월 월간 앱 사용자 숫자는 2699만 명 수준이었고, 다음달에는 2749만 명으로 늘었다. 이후 쿠팡의 월간 사용자 숫자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 기존 회원의 연회비 인상이 적용된 2022년 6월 전후로도 회원 이탈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멤버십 수익 확대 등에 힘입어 2022년 3분기 쿠팡은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한 차례 가격 인상 후에도 고객 이탈이 없었던 경험을 통해 가격 인상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본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가격 인상은 쿠팡이 로켓배송에 대한 고객 충성도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쿠팡이 적정선의 가격을 고심하다가 두 번의 배송료를 내는 수준으로 월회비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상으로는 회원 이탈이 어느 정도 발생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고객들이 느끼는 월회비 부담이 커진 데다 회비 인상의 타이밍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월회비가 4000원대에서 7000원대로 뛰면서 소비자들은 인상 폭이 크다고 느끼고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쿠팡은 멤버십을 통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하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쇼핑만 하는 중장년층은 가격 인상에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선 직후인 데다 다른 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려 소비자가 민감한 시기에 가격을 인상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탈 고객 수가 전체 고객의 20% 이하로만 나와도 나름 성공적이라고 보지 않을까 싶다”며 “쿠팡이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 이상의 고객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2021년  2900원이던 월회비를 4990원으로 인상했다. 당시 회원 이탈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3년 전과 달리 이번 인상으로 회원 이탈이 어느 정도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진=비즈한국 DB

 

#‘쿠팡 이탈 고객 잡아라’ 틈새 공략 나선 이커머스 업계

 

쿠팡의 가격 인상에 맞춰 이커머스 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쿠팡의 멤버십 회비 인상으로 인해 이탈하는 고객을 끌어오려는 계획이다.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은 3만 원을 받던 연회비를 5월 한 달간 4900원으로 인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기존에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에 가입한 적 없는 신규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네이버도 다음 달까지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3개월 무료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은 프로모션 기간 멤버십에 가입하면 3개월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컬리는 이달 22~28일에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 한 해 첫 달 이용료를 받지 않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서용구 교수는 “이커머스 업계가 쿠팡에서 이탈한 고객을 잡으려 멤버십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이커머스는 성장이 정체됐다.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데 쿠팡에서 고객이 이탈한다는 것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번 사용하던 앱을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려운 만큼 이커머스 업계가 쿠팡의 이탈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종우 교수는 “현재로서는 쿠팡을 대체할 만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대로 선보이는 곳이 없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멤버십 월회비가 저렴한 곳을 찾는 것이 아니다”라며 “쿠팡의 이탈 고객을 흡수하려면 배송 속도, 멤버십에서 제공하는 추가적인 서비스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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