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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케아코리아 광명 상륙 30일

“이케아 크게 웃고 소상인은 울고”

2015.01.21(Wed) 15:22:30

   
 

스웨덴의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한국에 상륙한지 1개월째 접어들었다. 이케아 광명점은 지난해 12월 18일 개장 이후 주차문제,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을 낳았다. 특히 개장 초기 극심한 교통체증 문제로 고객이 큰 불편을 겪었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케아 광명점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비즈한국>은 19일 오후 이케아 광명점을 찾았다. 먼저 눈에 띈 변화는 원활한 교통이었다. 개장 초기 이케아 광명점은 경찰관이 이케아 주변 도로를 교통정리하느라 진땀을 흘렸었다. 주차장도 만원이어서 고객이 빈 공간을 찾기 위해 몇 바퀴나 도는 등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광명시는 이케아가 주차난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임시 사용승인 철회까지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 사정은 180도로 달라졌다. 매장에 진입하기 위해 일직 사거리부터 긴 줄을 선 채 30~40분을 기다리던 차량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주차장도 지하1층과 2층을 제외하면 한결 여유가 있었다.

이케아는 주차장 입구에는 “3시간 무료 주차가능, 3시간 이후 영수증 없을시 2만원 주차요금 부과”라는 커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케아는 롯데아울렛 건너편 부지에 임시주차장도 마련하는 등 주차난을 해소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인기 짱, 쇼룸과 액세서리 코너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 오후인데도 쇼핑객들이 많았다. 방학기간 때문인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 젊은 연인들이 많이 보였다.

쇼룸은 인기 ‘짱’이었다. 아이들의 방을 예쁘게 꾸며 놓은 쇼룸에서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엄마 나 이거 갖고 싶어” 졸라대기도 하고 부모들이 “정말 예쁘다, 사가야겠다”는 등 감탄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함께 온 엄마들끼리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 방을 이렇게 꾸미면 좋겠네”라고 말했다.

홈퍼니싱 액세서리 코너 입구에는 “2900원 수건, 3000원 음식통, 1500원 잡화 등” 각종 저렴한 제품들을 파는 상품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디자인이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과 홈퍼니싱 제품을 본 고객들은 “사고 싶네” “저렇게 꾸미고 싶어” 등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실제로 쇼핑객의 카트에 담긴 물건을 쭉 살펴보니 가구보다 소품과 관련된 제품들이 더 많았다.

고객의 이런 반응은 ‘역시나’였다. 이케아가 세계 여러나라를 접수했듯이 머지않아 한국도 접수할 거라는 강한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이케아 푸드’도 인기가 많았다. 이케아측에 따르면 오픈 당일부터 3일간 팔려나간 식음료만 핫도그 약 1만1000개, 커피 1만잔, 미트볼 6만접시 등에 달하며 한달간 광명점을 다녀간 인원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인기몰이는 철저한 사전 준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케아 관계자는 “한국시장에 맞는 홈퍼니싱 솔루션 제공을 위해 6~7년간 면밀히 준비하고 시장을 분석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주차난 등 고객의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경 가구거리 한산, 상생 대책 호소
반면 이케아 광명 1호점 인근에 위치한 광명 가구거리 점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상봉 광명가구협회 회장은 “이케아 개장 후 최소 10%에서 최대50%까지 매출이 감소했다. 그나마 브랜드 가구의 경우 웬만큼 매출이 회복됐으나  비(非)브랜드 가구는 타격이 심각하다.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내건 지역상권과의 상생에 대해서도 현지 상인들은 부정적이다.
당초 이케아는 중소상인과 상생 차원에서 매장내 360평의 공간을 전시관으로 내주기로 하고, 광명시가 매장 건너편에 약 6000평의 전통가구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에 대해  이상봉 회장은 “이케아가 지하1층에 홍보관을 제공했으나 홍보관의 위치도 쇼핑객들의 출입문과 정반대편에 위치해 있어 쇼핑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또 홍보관을 빨리 개장해야 하는데 비용 문제로 내부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케아에서 관리비 납부도 요구하고 있어 이래저래 힘든 실정이다”고 밝혔다.

가구업계 외에 다른 업종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케아광명점이 들어선 뒤 인테리어 소품, 이불, 그릇 등 생활용품 관련 업종의 매출 하락이 가장 심각하다.

광명소상공인협회 관계자는 “광명지역 가구업체뿐 아니라 잡화 등 업종도 평균 30% 매출이 하락했다. 앞으로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이불집 주인은 “이케아가 들어온 뒤로 장사가 안 된다. 이케아에서 이불도 취급하고 있는데 그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소품을 취급하고 있는 한 업체는 “전에는 이케아에서 파는 것과 같은 소품을 취급했으나 가격 경쟁이 되지 않아 포기한 상태다. 이케아에 없는 소품을 팔아야 하는데 이케아에서 워낙 인테리어 소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어서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케아 광명점 개장 한달을 맞은 지금, 지역상인들은 이케아도, 광명시도 믿지 않는 분위기다.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가구클러스터나 전시장 등 이케아와 광명시가 약속한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 매출이 끊겨 당장 하루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비용이 들어가는 것보다 등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물류센터나 공동매장이다”라고 밝혔다.

최여정 기자 justic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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