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요즘 현대인의 귀는 건강하지 않다.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귀를 꽉 막고 다녀서다. 바로 무선이어폰으로 말이다. 업무 중 이어폰을 끼는 게 집중에 도움이 된다지만, 안 그래도 좁고 습한 귓구멍을 종일 막고 있으니 각종 염증을 유발하고 귀 분비물이 쌓이는 건 당연한 결과다.
무선이어폰에 의한 외이도염 문제는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지만, 애플이든 삼성이든 어느 기업도 제품 자체의 문제로 인정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잘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손가락 한 마디만 한 공간에 배터리와 무선 통신장치를 넣은 기술의 진보로 선에서 해방되었지만, 우리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그것의 해결 방법 역시 또 다른 기술이다.
‘디어버즈’는 귓속의 습도를 조절해주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 장치다. 귓속의 습도를 측정해, 바람과 열을 통해 단시간에 빠르게 적정 습도로 조정해준다. 생김새는 딱 ‘무선이어폰’처럼 생겼다. 무선이어폰으로 발생한 문제를 그와 비슷한 것으로 해결한다니 다소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무선이어폰을 보청기처럼 늘 끼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관심 가져볼 만하다. 2주간 실사용하면서 제품의 장단점을 분석해봤다.
#외관 및 구성: 무선이어폰 모양으로 사용과 휴대 간편
테스트를 하기 위해 디어버즈를 들고 들어오니 아내가 또 무선이어폰을 샀냐며 핀잔을 준다. 그만큼 외관은 무선이어폰을 쏙 빼닮았다. 다만 크기는 약간 더 크다. 보통 무선이어폰은 전용 충전 케이스를 통해서 충전하지만, 이 제품은 USB-C 단자를 직접 가지고 있어 손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환경 혹은 원가 절감을 위해서인지 충전기와 케이블이 따로 없다.
대신 위생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케이스와 실리콘 케이스커버, 4가지 사이즈의 이어팁 등이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이어팁의 경우에는 추가 구매도 가능한데, 가족이 돌아가면서 사용할 경우에는 필요하다. 아무래도 귓속이 은밀하고 위생이 중요한 부위인 만큼 이어팁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추가 구성품으로 반려견용 큰 이어팁이 있다. 사람 못지않게 개도 외이도염이 자주 발생하는 편인데, 귀가 고막 자체를 덮어 공기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한번 염증이 발생하면 만성으로 발전하기 십상이다. 반려견의 귀 건강을 생각해 이 이어팁을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매우 깔끔한 편이며 휴대도 편리하다. 한 번 충전하면 하루 두 번 사용 시 약 일주일 정도는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무게도 귀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다만 올바르게 착용하려면 약간의 적응기가 필요한데, 제품의 위아래나 좌우가 따로 없어 일단 귀에 낀 다음 이리저리 돌려 편안한 위치를 찾아야 한다.
#기능 및 활용: 저소음·저자극으로 빠르게 습도 조절
디어버즈는 전용 앱과 연동해서 사용한다. 앱을 다운받아 실행한 다음 기기를 켜 스마트폰과 연결한다. 그다음 디어버즈를 착용하면 자동으로 귀의 습도를 측정한다.
실행 모드는 크게 ‘스마트 모드’와 ‘수동 모드’가 있다. ‘스마트 모드’는 다시 3가지로 나뉘는데, 이어폰이나 헤드폰 사용 후, 샤워나 수영 직후, 반려견이나 유아를 위한 모드 등 3가지다. 수동 모드는 강, 중, 약으로 나뉜다.
수동모드 ‘강’으로 작동해도 생각보다 자극이 강하지 않다. 그 이유는 이 제품의 작동원리에 있다. 단순히 귀에 바람을 불어넣거나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공기 순환을 통해서 건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소음도 매우 적다. 내부에서 팬이 도는데 소음이 이렇게 적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초소형 자기 부상팬을 달고, 노이즈 필터까지 달아 아무리 시끄러워도 33dB 정도의 저소음을 구현했다.
사람의 귀는 두 개지만, 기본 제품을 구매하면 한쪽만 들어 있다. 만약 양쪽 귀를 동시에 사용하고 싶다면 두 개를 사야 한다. 전용 앱에서도 좌우 동시 사용이 가능한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실제 사용해보니 굳이 두 개가 필요하진 않았다. 10만 원 초반대의 가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최대 건조 시간은 3분 정도로, 귀에 습도가 그리 높지 않다면 그보다 짧은 시간에 습도 조절이 된다.
#결론: 귀 건강이 걱정된다면, 충분히 해 볼만한 시도
귓속을 바짝 건조한다고 해서 귀가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귓속에 쌓이는 분비물인 ‘귀지’는 크게 건성 귀지와 습성 귀지로 나뉘는데, 한국인의 경우 대부분이 건성 귀지다. 면봉이나 귀이개 등으로 귀를 팔 경우 귓속이 지나치게 건조해지거나 상처가 날 수 있으며 이는 외이도염의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이 귀를 파지 말라고 극구 말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사실 ‘귀지’는 무조건 제거해야 하는 노폐물이 아니다. 적당량의 귀지는 외부로부터 감염을 막아주는 향균 작용을 한다. 귀를 인위적으로 파지 않고 귓속의 습도를 조절해 귀지가 적당히 쌓였다가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디어버즈’는 가장 똑똑하게 기술적으로 귓속 습도를 관리해주는 기기다. 물론 평소 귀에 특별한 트러블이 없다면 적당히 드라이어로 말리거나 혹은 면봉으로 가볍게 습기만 제거해 주고 귓바퀴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 혹은 반려견에게 외이도염이 자주 발생한다면, 무선이어폰 사용시간이 많고 수영을 자주 즐긴다면, 디어버즈는 병원에 가지 않고 가장 간편하고 똑똑하게 귓속 건강을 관리하는 장치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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