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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케시마’로 간다? ‘일본산 지도’ 논란

여행사 대부분 일본 제작 지도 제공…한진관광만 “사용 말라” 지침

2016.07.11(Mon) 15:39:09

일본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여행사가 ‘다케시마’와 ‘일본해’가 표기된 일본여행지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적잖은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2월 여행사 이용객들에게 문제의 지도를 무단 배포했다가 논란이 된 한진관광만이 전국 대리점에 문제의 지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업무 지침을 내렸을 뿐이다.

<비즈한국>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내 여행사에 무작위로 방문, 일본여행지도를 달라고 문의해봤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한진관광 등 국내 대형 여행사와 판매 계약을 맺은 여행사 3곳에서는 문제의 지도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대리점에서는 “마침 지도가 떨어졌다”면서 “일본정부관광청 사무실에 가면 바로 구할 수 있다”고 안내해줬다. 한진관광 지점만이 “본사 지침으로 문제의 지도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했다.

   
일본관광청의 일본전도. 독도가 다케시마 섬으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 중구에서 일본전문여행사를 운영하는 김 아무개 씨는 “국내에서 제작하는 일본 전국 지도가 없기 때문에 국내의 모든 여행사가 문제의 지도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형 여행사 측에 ‘독도’와 ‘동해’로 표기된 자체 지도를 제작해달라고 요청해봤지만, 별도의 비용이 든다면서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독도’ 대신 ‘다케시마’, ‘동해’ 대신 ‘일본해’가 표기된 일본여행지도는 일본정부관광국(JNTO)에서 제작하고, 일본문화원에서 무료로 배포한다. 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하자 일본 정부가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한글판 일본여행지도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일본정부관광국은 지도 하단에 ‘대한민국에서 인쇄함’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가, 사이버민간외교사절단 반크에 의해 발각, 논란이 거세지자 뒤늦게 이 문구를 삭제했다. 하지만 ‘다케시마’와 ‘일본해’ 표기는 수정하지 않았고, 일본문화원은 여행사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일본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여행사들은 문제의 지도 사용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업계의 특수성상 판매 계약을 맺은 여행사와는 종속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의 지도를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 삼을 수 없다”면서 “하나투어에서 따로 제작하는 일본여행지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뿐만 아니라 전국 1만 8000여 개의 여행사 모두 일본여행지도를 별도로 제작하지 않고 있다. 한진관광 관계자는 “일본 전국 여행상품이 없는 데다 여행 도시 지도를 따로 배포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지도가 실린 여행지도를 제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전 세계 각국의 한글판 여행지도는 해당 국가에서 제작한 것인데, 일본여행지도만 우리나라에서 따로 제작한다면 형평성이 맞지 않다”면서 “문제의 지도는 자유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패키지여행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여행사에서 일본여행지도를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본정부관광국의 한국 홈페이지(www.welcometojapan.or.kr)에 게시된 일본 지도정보에도 ‘독도’ 대신 ‘다케시마’,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돼 있으며, 독도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영해권을 표시해뒀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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