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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삼성전자 분사 요구 속셈

‘삼성 공격하던’ 엘리엇의 요청 “이재용 체제 흔들기” vs “지배구조개편 명분 제공”

2016.10.07(Fri) 07:37:00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삼성그룹과 대립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번에는 삼성전자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명분을 세워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1일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엘리엇 매니지먼트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삼성전자의 분사와 주주에 대한 특별배당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의 경우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검토할 것, 삼성전자 지주사를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시킬 것,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독립적인 사외이사 3명을 이사회에 추가할 것 등을 요청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정기배당과 별개로 현금 30조 원을 주주들을 위해 특별배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2%(76만 218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엘리엇의 요구를 두고 그 목적이 무엇이냐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먼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모델 ‘갤럭시 노트7’이 전세계적으로 발화 논란을 일으키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엘리엇이 다시금 경영진 흔들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자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했다”고 반대의 뜻을 밝히며 소송을 제기하고, 주총 표결을 가지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삼성전자 지주사와 사업회사 분리를 요구한 것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이번 제안이 그동안 재계에서 많이 거론됐던 ‘이재용 체제’로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삼성 경영진이 홀로 발표하기 어려운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 명분을 세워줬다고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지지부진하던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줬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계 투자운용사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스 등이 엘리엇의 공개 요청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엘리엇의 이번 요구에 큰 가치판단을 두긴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엘리엇의 요구는 이미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삼성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관련해 많이 거론된 시나리오다. 엘리엇도 이것이 주주이익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제안하지 않았겠느냐”며 “기본적으로 엘리엇은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헤지펀드다. 펀드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지난해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다, 이제 삼성의 편으로 돌아섰다’는 등의 유불리를 따지는 가치판단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엘리엇의 분사 요구가 알려지자 삼성전자 주가는 크게 올라, 전날 대비 4.45% 상승한 169만 1000원에 6일 장을 마감했다. 특히 장중 한때 170만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엘리엇의 요구에 대해 “주주 제안에 대해 신중히 장기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힌 채 말을 아끼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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