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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우리 생활을 점령해가는 음성 비서 '아마존 알렉사'

스마트홈 분야 70% 넘는 점유율…스타트업 생태계 만들 플랫폼 될까

2018.02.22(Thu) 17:59:26

[비즈한국] 어느 분야든 한 번 정복하면 잘 바뀌지 않습니다. PC 운영체제를 제패한 윈도우는 지금까지도 최고입니다. 고급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겠죠. 애니메이션 하면 역시 디즈니구요.

 

하지만 새로운 분야가 생길 때 신참자에게 기회가 생깁니다. PC가 아닌 모바일이 중요해지게 된 순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뛰어넘을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시장에 전기차가 등장하자 테슬라라는 새로운 지배자가 나올 수 있었고요.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등장하자 픽사라는 새로운 이름이 최고가 될 수 있었습니다.

 

현재 IT 계에서 이런 변신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음성제어 시장입니다. 목소리를 통해 스마트폰은 물론, 각종 가전, 기기를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는 거지요.

 

과거 인터넷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검색엔진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구글이고, 한국이라면 네이버겠지요. IT의 중심이 ‘음성’이 된다면 이는 바뀔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검색엔진 대신 음성비서에게 날씨를 묻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거지요.

 

이 시장을 미리 접수한 회사가 있습니다. 아마존입니다. 음성 스피커 ‘아마존 에코’와 음성 비서 ‘알렉사’와 함께 말이죠. 


아마존 에코. 사진=아마존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 아마존 에코. 사진=아마존


처음에 아마존 에코는 아마존의 유료 정액제 모델, 프라임 멤버 한정 혜택이었습니다. 사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닌, 아마존에 프리미엄 고객에게만 파는 숨겨진 작품이었던 거지요. 2014년 11월의 일이었습니다.

 

2015년 6월, 아마존은 아마존 에코를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아마존은 캐나다 그리고 영국까지 빠르게 시장을 넓히기 시작합니다.

 

아마존 에코에 탑재된 음성비서가 ‘알렉사’입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등 강력한 경쟁자가 있음에도 알렉사는 가장 인기 있는 음성 비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와 디테일 덕분입니다. 또한 ‘상품 소비’와 ‘콘텐츠’에 집중한 아마존의 포트폴리오가 음성시장과 결합하여 힘을 발휘한 덕분이기도 하지요.

 

아마존 에코는 아마존을 삶에 녹여내는 시작점 역할을 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비슷하지요. 아침에 일어나 음성 비서에게 오늘 날씨를 물어봅니다. 매일 필요한 식료품, 옷 등을 주문합니다. (아마존이 소유한) ‘워싱턴 포스트’​의 당일 기사로 오늘 뉴스를 확인하지요. 잠을 자기 전, 아마존이 소유하고 있는 오디오북을 통해 음성비서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며 잠을 청합니다. 삶 속에 아마존의 상품과 콘텐츠를 밀착시켜주는 매개체인 셈이지요.

 

알렉사의 다양한 명령어들.

 

아마존 에코는 무섭게 성장 중입니다. 스마트홈 분야에서 아마존은 70%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구글, 애플 등의 업체가 스마트홈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아직은 맥을 못 추고 있지요.

 

아마존 에코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아마존의 서비스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재무 담당 최고 이사인 브라이언 올사브스키의 2017년 4분기 발표에 따르면 아마존은 작년 4분기에 비해 음악 재생은 3배, 아마존 파이어 재생은 9배가 늘었습니다. 아마존 에코가 구매는 물론, 콘텐츠 소비까지 영향을 끼치는 셈이지요.

 

이에 따라 아마존은 음성 비서 프로젝트에 큰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 아마존의 발표에 따르면 알렉사에는 5000명 이상의 직원이 있습니다. 15개월 전 제프 베조스는 알렉사에 1000명 정도의 직원을 투입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15개월 사이에 5배의 직원을 충원한 셈입니다.

 

올해 슈퍼볼 광고로 등장한 알렉사. 천문학적인 돈을 광고비로 쏟을 정도로 아마존은 알렉사의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마존 에코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알렉사 비즈니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알렉사를 활용해서 사무실 운영, 미팅 관리, 메일 확인, 영업 관리 툴 세일즈포스 확인 등 다양한 태스크 관리를 돕는 툴이지요. 

 

BBC는 콘텐츠를 접목했습니다. 알렉사를 활용해 ‘음성 플랫폼용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한 거지요. 음성으로 드라마의 분기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음성 로봇이 콘텐츠의 유통에 영향을 끼치는 걸 넘어 콘텐츠의 형식까지 바꾸기 시작한 겁니다.

 

알렉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해프닝도 생겼습니다. 2017년 7월 텍사스에서 한 아이가 알렉사를 통해 몰래 쿠키를 주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목소리 세팅에 문제가 있던 거지요. 이를 샌디에이고의 아침 뉴스 방송이 보도하면서 사태가 커졌습니다. 리포터는 아이의 해프닝을 보도하면서 ‘알렉사, 인형의 집을 주문해줘​(Alexa ordered me a dollhouse)'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TV를 통해 들었던 많은 가정에서 알렉사가 인형의 집을 주문했습니다. TV 방송을 목소리로 착각한 거지요. 아마존은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취소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이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엄청나게 크게 번지는 거겠지요.

 

알렉사 명령어가 방송으로 올라가 방송을 틀어놓은 수많은 가정의 알렉사가 물건을 주문한 해프닝을 다룬 뉴스.

 

음성 비서는 앞으로 미래를 잡을 확률이 가장 높은 플랫폼입니다. 또한 대기업만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지요. 우선 엄청나게 많은 음성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스피커’라는 실물 제품이 필요한 제조업이라 초기 투자도 어렵지요. 무엇보다 음성 비서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상품 구매, 날씨, 스포츠, 책,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단독으로 만들기에는 어려운 프로젝트라는 거지요.

 

대신 이런 음성 비서 플랫폼은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받기도 합니다. 생태계끼리의 경쟁이기 때문입니다. 알렉사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해 보라고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음성 비서 내에서 다양한 개발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음성 비서 플랫폼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렉사의 대두는 현 IT 업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형 IT 업체가 아니면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에는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그 생태계와 빠르게 협업하면 큰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요. 거대 플랫폼과 그에 올라타는 스타트업, 개인으로 양분화 되는 IT 업계를 보여주는 서비스, 알렉사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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