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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소자본 창업을 '다시'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쉬운 창업'으로 생각하지만 '리스크 적은 창업'에 초점 맞춰야

2019.12.19(Thu) 09:09:02

[비즈한국] 창업이나 사업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는 부분이 소자본 창업 가능 여부다. 지하철이나 창업 관련 세미나, 박람회 등지에서는 소자본으로 창업 가능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홍보하는 곳들이 많다는 것이 바로 이를 증명한다.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것에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이유는 먼저 가진 자본 자체가 적기 때문이고, 소자본 창업이 그만큼 쉽기 때문이다.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는 면을 본다. 하지만 쉬운 창업이란 측면에서 소자본 창업은 남들이 다 하는 사업이 될 수밖에 없고 이득을 얻기도 쉽지 않다. 사진은 창업 박람회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사실 소자본을 통한 소기업 창업은 장점이 많다. 자본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잃을 것 또한 적다. 성공한 벤처 창업자이자 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 또한 그러한 관점에서 소자본 창업을 바라본 사람이다. 

 

큐반은 소자본 창업의 리스크 측면을 강조하며 많은 조언을 남겼다. 그의 조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창업할 때에 자신의 돈으로 작게 창업하라’라는 것도 이런 맥락에 있다. 사업에는 매우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데 타인의 돈으로는 그 불확실성을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따라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소자본, 그것도 타인에게 돈을 빌려서 하는 경우는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므로 자신의 자본만을 활용한 소자본 창업이 최선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소자본 창업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스크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는 난이도 측면으로만 본다. 이러한 시각은 잘못되었다.

 

쉬운 창업이란 측면에서 소자본 창업은 결국 남들이 모두 다 하는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 다 하는 사업은 기회가 나지도 않고 시장이 포화돼 투입한 자본에서 이득을 얻기도 쉽지 않다. 이는 잘못된 창업이다.

 

소자본 창업의 장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다면 리스크가 적은 만큼 좀 더 도전적이고 남들이 쉽게 하지 않는 일을 벌이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템과 사업 아이디어가 도전적인 만큼 자본을 작게 가져감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사업의 관리 측면에 긍정적이다.

 

소자본 창업의 목적이 ‘쉬운 창업’이서는 안 된다. 애초에 창업은 어려운 것이며 사업을 꾸려가고 이어 나가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쉬운 창업만을 고려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쉬운 것을 노리게 되어 시장이 무너지기 쉬운 상황에 빠진다. 따라서 소자본 창업의 강점과 핵심을 ‘쉽게 할 수 있다’는 데에 두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소자본 창업의 강점이 아니라 함정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소자본 창업의 의미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소자본 창업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창업이란 뜻이 아니다. 사업이 잘못되었을 때에 잃게 될 손실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소자본이 의미가 있다. 마크 큐반이 강조한 것처럼 사업은 그 본질적 특성으로 인해 망하기가 쉽다. 따라서 잃을 가능성을 생각하며 소자본으로 이를 대비하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애초에 가진 돈이 적어서 소자본 창업이라도 본인이 가진 것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어떨까? 리스크 관리라는 의미에서는 소자본 창업이 아니다. 창업과 사업은 원래 어렵다. 쉬운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가 그러한 뜻으로 소자본 창업을 권한다면 달리 생각해야 한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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