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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성비 최고' 르노삼성이 작심하고 내놓은 XM3

명품으로 불리는 벤츠 엔진과 게트락 DCT 미션 적용…가격은 동급 최저 수준

2020.03.04(Wed) 16:46:51

[비즈한국] 코로나 바이러스로 뒤숭숭한 가운데 르노삼성 XM3가 조용히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스타일링, 메르세데스-벤츠와 공동개발한 엔진, 예상 외로 낮은 가격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승을 통해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간추렸다.

 

르노삼성 XM3가 뛰어난 가성비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①메스세데스-벤츠 GLC 쿠페를 닮았다는데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쿠페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다. B 필러에서부터 트렁크까지 쿠페 스타일로 납작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을 지녔다. 국내에서 SUV는 도입 때부터 험로주행보다는 넉넉한 적재공간의 목적이 컸기 때문에 트렁크 용량을 희생하는 모험을 감수하지 않았다. 실용적 목적으로 구매하는 SUV인 만큼 쿠페형 SUV는 사치재로 여겨졌다.

 

XM3의 옆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수입차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BMW X4 등과 비슷한 실루엣이다. 이들에 비해 XM3의 체구가 작긴 하지만, 기존의 소형 SUV QM3가 앙증맞은 디자인이었다면 XM3는 만만해 보이지 않는 자신감을 내뿜는다.

 

시승차는 18인치 투톤 알로이 휠을 장착하고 있어 존재감이 상당했다. 18인치 휠은 1.3 가솔린 터보 모델 중에서도 중간 등급인 RE 트림 이상에서만 선택이 가능하다. 1.6 가솔린 자연흡기 모델에서는 기본 16인치 휠이 장착되고 중간 트림인 LE 이상에서 17인치 휠 선택이 가능하다.

 

②뒷좌석 공간은 충분한가

 

타는 사람에 따라 답이 다를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 SUV와 달리 루프라인이 납작하게 내려오므로 헤드룸(머리 공간)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다. 머리공간은 충분하다. 그보다는 2열 시트의 길이와 무릎 공간이 관건이다.

 

XM3의 휠베이스는 2720mm로 동급 최강이고, 준중형 SUV인 투싼(2670mm, 현대자동차), 스포티지(2670mm, 기아자동차)보다도 길다. 다만 쿠페형 디자인 때문에 2열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붙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XM3의 실내.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운전자가 여성이고 차를 함께 타는 사람도 여자라면 공간은 충분하다. 남자도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이 많지 않다면 역시 충분하다. 성인 남자 4명이 탄다면 2시간 이상 장거리를 가지만 않으면 충분하다. ‘뒷좌석 공간이 좁다’고 단정할 수준은 아니다.

 

르노삼성 측은 상품 소개 프레젠테이션에서 XM3의 세그먼트를 ‘C 세단+B SUV’로 설명했다. B 세그먼트인데 C 세그먼트의 공간을 가졌다는 뜻인지, C 세그먼트지만 판매를 위해 B 세그먼트로 포지셔닝 한다는 것인지는 모호하다.

 

③터치스크린 조작부는 괜찮은가

 

SM6, QM6는 괜찮은 차이지만 터치스크린 조작부는 스트레스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UI(유저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않아 원하는 기능을 쉽게 쓸 수 없었고 터치감도 별로였다. 이번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터치감도 좋고, 메뉴도 직관적이고 아이콘 디자인도 잘 정렬되었다. 내비게이션 등의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스크린으로 조작하도록 되었지만, 에어컨 공조기는 다이얼로 조절하도록 구분이 잘 되었다. 스티어링 휠 뒤에 오디오 조작 스위치가 별도로 장착돼 있다.

 

XM3의 운전 조작부.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내비게이션은 SK텔레콤이 양산차 최초로 탑재한 국내 최초 완전 통신형 커넥티드 내비게이션(T-맵)이 사용되었다.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따로, 휴대폰 내비게이션 따로 보지 않아도 된다. 고객이 원하는 걸 정확히 구현했다.

 

④1.3 가솔린 터보의 가속력은 어떤가

 

스포츠 모드의 가속력은 발군이었다. 주행 모드의 ‘스포츠’와 ‘에코’의 차이가 컸다. 시승차의 공차중량은 1345kg으로 가볍다 보니 1.3 가솔린 터보의 출력은 운전자의 의도를 충실히 따른다. H 사와 K 사에서 지난해 출시된 중형 세단에 장착된 1.6 가솔린 터보보다 운전하는 재미가 컸다.

 

XM3에 장착된 TCe 260 엔진.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시승차에 장착된 TCe 260 엔진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그룹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메르세데스-벤츠 GLB(유럽), CLA, A200 등에 탑재된다. 또 독일의 DCT 명가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장착됐다. 소형 SUV에 건식이 아닌 ‘습식’ 듀얼클러치가 달린 것도 오버스펙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파워트레인의 스펙만큼은 동급을 넘어 국내 준중형급에서 비교 대상이 없을 듯하다.

 

평소 세게 달리지 않는 운전자라면 350만 원가량 저렴한 1.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1.6 GTe) 버전을 사면 된다. 1.6 가솔린에는 무단변속기(CVT)가 장착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연비는 1.3 가솔린 터보가 더 좋다.

 

⑤주행 보조기능은 신뢰할 만한가

 

흔히 ‘반자율주행’으로 불리는 ‘앞차와의 거리 유지 가능한 스마트 콘트롤+차선 이탈 보조 기능’은 1.3 가솔린 터보 버전에서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차선이탈 경보·보조 시스템은 전 트림에서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시승차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LKA)가 적용돼 있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신뢰할 만했다. 경기도 양평의 왕복 2차선 도로, 어차피 추월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앞차의 속도에 맞춰갈 수밖에 없었다. 

 

시속 60km로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하고 앞차와의 간격은 4단계 중 2단계로 설정했다. 앞차가 없으면 시속 60km로 주행하고, 앞차가 시속 60km 이하로 주행하면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앞차와 속도를 맞췄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수시로 밟지 않아도 되어 편했다. 

 

XM3의 주행 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앞차가 완전히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는 크루즈 컨트롤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출발했다. 발보다 손으로 조작하는 회수가 많았다. 차선이 늘어났을 때 옆 차선에서 끼어들기를 해도 미리 속도를 줄여 안심이 되었다.

 

문제는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차선이탈을 막을 뿐, 차선 한가운데를 유지하는 기능까지 제공되진 않았다. 작동 버튼을 누르면 차선이탈 방지 보조 아이콘이 계기판에 회색으로 뜨고, 시속 70km 이상에서 노란색으로 활성화되었다. 주변 차가 없을 때 테스트해 보니 왼쪽 차선을 벗어나려는 찰나에 스티어링이 개입하고, 다시 오른쪽 차선을 넘어가려 할 때 스티어링이 개입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일은 없었다. 

 

⑥승차감은 어떤가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제품에 비하면 단단한 편이다. 지상고가 높다 보니 코너링에서 불안정한 기울어짐이 생기는데, 서스펜션을 무르게 세팅하면 차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아무래도 단단한 세팅이 될 수밖에 없다. 단단하다고 해도 승용차 기준이지, 화물차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XM3에 장착된 18인치 휠.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시트도 단단한 편이다. 하체 세팅이 단단한데 시트만 무르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시승차는 18인치 대형 휠을 장착해 단단함을 더했다. 폼생폼사를 원하면 18인치, 그렇지 않다면 작은 휠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부분은 개인의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직접 시승해서 판단해야 한다.

 

⑦적재공간은 넉넉한가

 

‘쿠페형 SUV’라고 해도 ‘SUV’다. 트렁크 내 상부 공간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므로 동급 세단에 비해서는 적재 용량이 크다. 2열 시트를 접어서 적재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 SUV로서의 실용성은 그대로다.

 

XM3의 뒷모습.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칭찬할 점은 트렁크를 3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개 트렁크에는 잡동사니들과 큰 짐들이 섞여 있고, 운행 중 짐들이 쏠리면서 엉망으로 섞이는 경우가 많다. XM3는 사고 시 사용하는 삼각형 표지판, 여분의 유리 세정제, 연료첨가제, 우산, 왁스, 타월, 각종 스프레이 등을 트렁크를 열었을 때 보이지 않도록 정리정돈 할 수 있다.

 

트렁크 좌우폭은 골프백이 들어갈 정도로 길진 않다. 대각선으로 뉘어 놓으면 들어간다. 

 

⑧가격이 동급 대비 저렴한 이유는

 

XM3 출시 하루 전인 3월 2일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벗어나고자 자동차 특별소비세 70% 할인(5%→1.5%)이 적용되었다. 2월 1795만 원으로 고지됐던 XM3 가격은 1719만 원으로 낮아졌다. 국내 소형 SUV 카테고리에서 가장 싸다. 티볼리(쌍용자동차) 수동변속기 모델이 수치상으론 더 싸지만, 자동변속기를 추가하면 XM3보다 비싸진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XM3 가격이 터무니없다고 볼 수도 있다.

 

르노삼성에 가격에 대해 질의하면 ‘고객에게 보다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라는 뻔한 답변을 할 것이다. 최근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르노삼성 입장에선 어떻게든 공장을 돌리고 하청업체에 일감을 주어 경제 생태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벤츠 엔진’, ‘게트락 미션’, T-맵으로 상품성을 높였다고 높은 가격 때문에 팔리지 않고 재고가 쌓이면 경영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 국내 C 브랜드가 그런 식이다. 상품성 좋은 제품임에도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 반대로 S 사는 경쟁력이 가격밖에 없어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많이 남지 않아도 손해는 아니다. 인건비와 납품대금 등을 차입하지 않고 현금을 융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를 소비자 입장에서 넘겨버리기 쉽지 않다.

 

⑨정비성은 개선되었나

 

르노삼성 제품은 정비사들이 들어오는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다는 설이 있다. XM3는 갓 출시했으므로 정비소까지 가서 평판이 생기려면 시간이 걸린다. 에어컨 필터에 관심이 많은 유튜버가 글로브 박스를 슬쩍 열어보고 ‘간단하지 않다’고 언급한 정도다. 

 

다행인 점은 디젤 버전이 없다는 점이다. 가솔린 버전의 정비는 디젤만큼 번거롭지는 않다. XM3는 소형 SUV군에 속하지만, 차량 아래 전체가 언더커버로 덮여 있다. 정비사는 번거롭겠지만, 구매자에겐 장점이 될 수 있다. 

 

⑩그 밖에

 

4일 르노삼성은 전날까지 XM3 예약대수가 5500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간 50만 대 수준의 판매를 보이는 현대나 기아차에는 대단한 게 아닐 수 있지만, 판매량이 연 8만 5000대 미만인 르노삼성에게는 대단한 수치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20·30대 구매고객이 전체의 43%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계약의 85.8%가 1.3 가솔린 터보 모델이었다. 또 구매고객의 66%가 시그니처 색상인 ‘클라우드 펄(진주색)’을 선택했다.

 

XM3 사전예매 고객의 85.8%가 1.3 가솔린 터보 모델을 선택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판매망이 경쟁사보다 취약한 르노삼성은 이번 XM3 사전예약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영업망이 잘 갖춰진 다른 자동차회사라면 영업조직의 반발로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판매가격을 낮게 책정한 대신, 온갖 소소한 액세서리들을 구비했다. 주행거리 또는 기간에 따른 보증기간도 별도로 판매한다. 전 트림 공통으로 27만 원(4년 또는 8만 km)부터 99만 원(7년 또는 14만 km)까지 4가지가 선택 가능하다.

 

선바이저, 스포츠페달, 펫 카시트, HD 전방캠, 실내용 공기청정기, 유아용 시트, 무선청소기, 무선충전거치대 등도 르노삼성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전엔 출고 후 별도로 장착하던 블랙박스도 유라이브, 아이나비 제품도 가격표에 올라 있고, 3M과 레이노 틴팅필금 시공, 하이패스 단말기도 있다. 자동차만 팔지 않고 튜닝·액세서리류도 한꺼번에 파는 토털 자동차 온라인숍이 된 느낌이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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