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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 직격탄 맞았던 K-뷰티 성지 '명동', 엔데믹 이후 상황은?

중국·일본 대신 동남아·유럽 관광객 늘어…공실 줄며 회복 기대 속 "아직은 지켜봐야"

2022.09.28(Wed) 11:27:42

[비즈한국]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명동은 최근 몇 년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조용했다. 27일 찾은 명동은 이전과 달리 소란스럽게 느껴졌다. 북적이는 인파로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아니라, 여기저기 골목마다 이어지는 공사 소음에 귀가 먹먹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 노점상에서 음료수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중국·일본 관광객 줄어들자 뷰티 중심 상권도 세대교체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공실로 비어 있던 명동 상가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명동 일대에는 철거 및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한 매장이 10여 곳에 이른다. 명동의 한 분식집 관계자는 “공실로 오래 비어 있던 근처 상가가 최근 공사를 시작했다. 명동 상권이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도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는 매장들이 하나둘 보이면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명동은 지난해 중대형 매장(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 초과)의 4분기 공실률이 50.1%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규모 매장의 공실률도 지난해 4분기 50.3%까지 올랐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비어 있었단 의미다. 올해 들어서면서 공실률은 조금씩 낮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1·2분기의 명동 중대형 매장 공실률은 40.9%로 하락했다. 소규모 매장도 1분기에는 42.1%, 2분기에는 36.9%로 낮아졌다.

 

주목할 점은 새로 문을 여는 명동 매장들이 ‘명동=화장품’이라는 공식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명동 일대의 공사현장 관계자들에 따면 새로 들어서는 상가에는 액세서리숍, 음식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로 비어 있던 명동로의 한 상가에는 최근 커피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지난해 9월까지 뷰티 브랜드 매장이 운영되던 곳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명동은 K-뷰티의 성지라 불렸다.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패션에서 뷰티 중심으로 상권이 빠르게 바뀌었다. 한 골목에만 십여 개의 화장품 로드숍이 들어섰고, 명동을 찾는 관광객 손에는 각종 뷰티 브랜드의 쇼핑백이 가득했다. 

 

최근 명동에 외국인 유입이 늘고 있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큰손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명동지하도 상가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인,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남아, 유럽, 미국 관광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관광객의 쇼핑 패턴도 달라졌다. 화장품 쇼핑에 적극적이던 이전과 달리 액세서리나 먹거리에 관심을 두는 관광객이 늘었다. 뷰티에 집중됐던 명동 상권이 달라질 분위기를 보이는 이유다.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영플라자도 전체 7개 층의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현재 영플라자는 케이팝 복합문화공간, 캐릭터숍, 화장품 매장 등이 입점해 있다. 전체 층을 식품관으로 변경한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롯데백화점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플라자, 애비뉴엘의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다. 본점 리뉴얼은 현재 진행 중이며 영플라자도 리뉴얼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명동을 찾는 외국인이 늘긴 했지만 상권의 주요 타깃이던 중국인, 일본인이 줄어든 만큼 매출 회복은 더디다. 사진=박해나 기자


#관광객 늘어 명동 상권 회복? 상인들 “시기상조”

 

명동을 찾는 외국인이 늘긴 했지만, ‘회복’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2~3개월 전부터 외국인이 자주 보이더니 최근 많이 늘어난 분위기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다”라며 “화장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는 외국인이 매우 많았고, 사용률이 높다 보니 보수공사도 잦아 직원들이 바빴다. 아직은 화장실이 한가한 편”이라고 전했다. 

 

명동 지하상가에서 2대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B 씨도 “명동 거리에 사람이 많아야 지하까지 밀려 내려오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 유일하게 사람들이 많을 때는 점심시간 식사를 위해 지하도로 사람들이 이동할 때”라며 “명동은 노점상이 일종의 회복 지표로 꼽히지 않나.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명동 거리에 노점상이 두 줄로 빽빽하게 있었는데 지금은 드문드문 나오는 정도”라며 한숨 쉬었다. 

 

명동 상권의 주요 타깃이던 중국인, 일본인이 줄어든 만큼 매출 회복도 더딘 편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작년보다 명동을 찾는 관광객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매출이 안 나온다”며 “예전에는 오전부터 일찍들 문을 열었는데 장사가 안되니 요즘은 오후 늦게나 문을 연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직원도 “오며 가며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기는 했는데 매출이 늘었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라며 “오전에만 잠깐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할 뿐 오후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B 씨는 “명동은 예전부터 갖는 상징성이 크지 않았나. 그나마 예전 명동의 모습을 회복했던 때가 지난해 크리스마스였다. 백화점의 외벽 장식이 히트하며 사람들이 붐볐고, 잠시나마 예전 명동의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다시 한산하다”며 “유동인구가 늘었다고 명동의 회복을 말하기도 하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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