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K-방산, 늘어나는 해외 현지 생산의 딜레마

폴란드 등 생산공장 건설 요구…대기업은 수출 확대 기대, 국내 협력업체는 인력유출 등 우려

2023.09.07(Thu) 17:10:15

[비즈한국] 국내 방산 기업들이 현지 생산 지원 확대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풍산 등 K-방산 기업들은 현지 생산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지 생산을 통해 주변 국가로 진출하기 더욱 용이하다며 장기적으로 수출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지 생산화로 체계업체(대기업)는 유리하지만 협력업체(중소기업)는 수출에 따른 ‘낙수효과’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K2 전차.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K2 전차 K2PL의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사진=현대로템 제공


#한화에어로, 현대로템, 풍산 등 현지 생산 가속도

치솟는 K-방산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방산업계는 적극적으로 수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 능력을 갖춘 한국 무기체계에 눈을 돌리면서 K-방산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폴란드는 지난해에만 17조 원에 달하는 무기를 구매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내에서 생산한 완성형 무기체계를 직수입했다면, 올해 2차 방산 계약에서는 폴란드 현지 생산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 국영방산기업 PGZ(Polska Grupa Zbrojeniowa)와 ‘천무 현지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번 양해각서는 천무 수출 2차 실행계약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현지화 협력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차 실행계약을 위해 정부의 기술이전 승인을 받고, 양측은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K2 전차 K2PL의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PGZ에 따르면 폴란드형 K2 전차 K2PL 생산공장도 확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수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유럽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흐바웨크 PGZ 회장은 “한국에서도 우리가 폴란드 시장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PGZ는 이러한 공동 생산 제품이 외부에도 제공될 수 있도록 유럽 전역에 허브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탄약 제조업체 풍산 역시 폴란드에 탄약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풍산은 올 3월 폴란드의 요청에 따라 현지 탄약 생산공장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와 K9 자주포 수입과 연계해 풍산과 한국 정부 측에 현지 탄약 공장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풍산은 K2와 K9에 들어가는 탄을 제조한다. 공장 규모는 K9용 포탄과 K2용 전차탄을 연간 10만 발씩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방산 수출산업화 정책도입의 필요성 및  지원방안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전현건 기자


#대기업, 수출 확대 위해 현지 생산화 ​불가피

K-방산의 수출이 급격히 늘면서 수입국들이 점차 현지 생산, 자국산 부품 적용 및 기수 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들은 해외 방산사무소 설립을 늘리며 방산 관련 생산거점까지 마련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완제품 수출 방식 대비 수출에 따른 낙수효과가 줄어드는 양상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방산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산중소기업 육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 센터장은 “현지 생산화가 확대되면 부품을 가지고 조립하는 구조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수출용 무기체계 국산화율이 많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현지 생산화로 인해 방산 대기업들은 수출 확대로 큰 이득을 얻지만 중소기업 같은 협력업체들은 오히려 인력 유출, 해외기업 대체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대기업들은 현지 생산화 요구는 수출 확대를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김도화 현대로템 폴란드사업실장은 “지난해 폴란드 수출은 완제품 형태였지만 그 이후 물량의 일부 구성품들은 폴란드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협력업체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체계 업체 입장에서 참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상생하면서 협력 수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부품 소재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도록 육성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김선영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 과장은 “국내 내수 시장에서만큼은 국산 부품이나 소재를 반드시 쓰도록 하는 쿼터제 형태로 가고 있다”면서 “방위산업법 개정을 통해 상생방안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핫클릭]

· '동갑내기 사촌경영' 세아그룹 이태성·이주성, 지배구조도 닮은꼴
· '박원순 옥탑살이' 하던 삼양동 '오세훈 신통기획'으로 탈바꿈하나
· 이스라엘 벤치마킹 '한국형 탈피오트'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성공하려면…
· '전면 백지화'라더니 은근슬쩍 진행? 양평고속도로 설계비 123억 책정 '위법' 논란
·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 가는 K-방산, 작년 흥행 이어갈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