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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명품 시계, ‘박수환 게이트’ 단서 되나

대우조선 구입 파텍필립 로비 활용 가능성…<조선일보> 주필 사의, 검찰 수사 여부 주목

2016.08.29(Mon) 17:10:38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0억 원대 특혜성 일감을 받은 홍보대행사 대표 박수환 씨를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전 사장 시절 연임 로비에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 명품 시계 파텍필립 제품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파텍필립 홈페이지

검찰은 박 대표가 평소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하며 사실상 로비스트처럼 행동해온 점을 감안할 때, 대우조선해양와의 계약 비용(20억 원) 중 일부는 물론,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 등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청탁 명목’으로 건네졌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로비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남상태 전 사장은 악화일로였던 대우조선해양 실적은 아랑곳 않고, 회사 돈을 아낌없이 펑펑 썼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계약 체결 출장에 호화 전세기를 빌리고, 박수환 대표를 태워 함께 떠난 것. 

여기에는 박수환 대표와 친분이 깊은 송희영 <조선일보> 논설주필도 함께 탑승했는데, 이들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로 여행을 떠났다. 기장과 승무원을 제외한 탑승객 7명 중 남상태 전 사장을 비롯, 대우조선 임직원을 제외한 VVIP이자 민간인은 딱 그들, 둘뿐이었다. 

일정도 ‘화려했다’는 게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 김 의원에 따르면 송희영 주필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도 제공받았다고 한다. 이 비용만 2억 원에 달했다. 

검찰은 특히 명품 시계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구입한 스위스 명품 시계 파텍필립은 가장 싼 모델이라도 2000만 원이 넘고 10억 원이 넘는 모델까지 있는데, 시계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받는 쪽에서 처분이 용이해 각종 로비 사건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특히 명품 시계를 통한 청탁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을 상대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역시 민영진 KT&G 전 사장이 중동업체 대표로부터 ‘청탁’과 함께 4500만 원 상당의 파텍필립 시계를 받은 사실을 찾아냈는데, 당시 중동업체 측에서는 민 전 사장 외에도 출장 온 KT&G 노동조합 직원들에게 직급별로 파텍필립, 롤렉스 등 명품 시계를 나눠줬다. 대우조선해양 돈으로 구입된 파텍필립은 박 대표에게 건네져 로비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임대한 초호화 전세기를 이용한 유력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밝히며 전세기 이외에 사용한 초호화 요트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송희영 전 주필은 여러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전부 부인했지만 김진태 의원이 잇따라 의혹을 제기하자, 29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조선일보> 주필이 아닌, ‘일반인’ 신분이 됨에 따라 검찰에서 수사를 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언론은 검찰에서 건드릴 수 없는 성역 중 하나지만, 이렇게 개인으로 신분이 바뀌었을 경우 또 상황이 달라진다”면서도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과거 채동욱 검찰총장을 날린, 가장 힘에 센 언론사이지 않느냐. 송 전 주필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이로 인해 <조선일보>와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아야 하는 것도 검찰 입장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언론인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검찰 입장에서는 송희영 전 주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힘이 된다”면서도 “배임 등으로 송 전 주필을 기소했다가 재판에서 무죄가 났을 때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 검찰 수뇌부들도 열심히 궁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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