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전에서 실내건축공사업을 벌이던 전문건설업체 A 사는 18일 건설업 등록이 말소됐다. 초급 이상 건설기술인 2명을 배치하지 못해서다. 앞서 같은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끝내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것. A 사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공사 능력을 12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A 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인건비가 많이 올라 인력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올해 건설업 등록 기준에 미달해 행정처분을 받은 건설사가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건설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중소 건설사 경영 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비즈한국이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일 기준, 올해 건설업 등록 기준 미달로 행정처분을 받은 건설사(변경·정정·철회 포함)는 총 2503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8곳(51%) 증가했다. 등록말소 처분은 3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건(5%) 증가에 그친 반면 등록말소에 앞서 내려지는 영업정지 처분은 220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4건(61%)이나 늘었다.
건설업을 하려는 자는 정부에 건설업(종) 등록을 해야 한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업 등록을 하려면 건설업종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과 기술 인력, 시설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위임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건설사업자가 건설업 등록 기준에 미달하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 기간을 정해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자본금이나 기술 인력, 시설, 보증 가능 금액 등 건설업 등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건설사에는 영업정지와 등록말소 처분을 내린다. 건설업 등록 기준에 미달한 업체는 건설업 수행 시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무조건 영업을 정지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 미달을 해소하지 못하거나 3년 이내 같은 사례가 발생하면 등록을 말소한다. 최근 가장 많은 미달 사유는 자본금과 인력 부족”이라고 전했다.
건설업 등록 기준 미달 건설사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공사업체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건설업 등록 기준 미달로 행정처분을 받은 종합공사업체는 646곳으로 전년 동기 139곳(27%) 늘었는데, 전문공사업체는 1853곳으로 무려 705곳(61%)이나 증가했다. 올해 건설업 등록 기준 미달로 건설업 등록이 말소된 전문건설업체는 28곳(19%) 늘어난 177곳에 달했다. 전문공사업체는 시설물 일부 또는 전문 분야에 관한 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사로 종합적인 계획 관리와 조정에 따라 시공하는 종합건설업체에 비해 회사 규모가 작고 등록 기준이 낮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건설 경기 악화로 공사 수주가 어려워지면서 인건비 지급 여력이 떨어지거나 자본 잠식에 빠지는 건설사가 나타나고 있다. 거시적으로 건설 산업 기술 인력은 감소 추세였는데, 공사 수주 없이 높은 인건비를 지급하는 상황에 빠져 고통을 호소하는 건설사도 많다”며 “규모가 큰 업체들은 여유 인력이 많아 문제가 되지 않지만 2~3명으로 유지되는 영세한 업체는 건설 경기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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