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경기 침체에 잠기는 곳간' 5대 상장 건설사 결산 배당은?

결산 배당 증액 삼성물산이 유일…GS건설은 배당 전액, DL이앤씨 배당 절반 넘게 삭감

2024.03.07(Thu) 14:11:25

[비즈한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상장한 5대 건설사 대다수가 ​2023년 결산 배당 규모를 전년 이하 수준에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로 배당 재원이 줄어든 데다, 건설산업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현금 유동성을 최대한 비축하는 모습이다.

 

2021년 3월 열린 삼성물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회사 경영진에 질의를 하는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각 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대 상장 건설사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23년 결산 배당 정책을 결정했다. 올해 현대건설은 결산 배당을 동결하기로 했고, GS건설은 배당을 전액, DL이앤씨는 배당을 절반 이상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5대 상장 건설사 중 전년 대비 배당을 늘리기로 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 유일했다.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건설사는 2011년부터 무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올해 배당을 전액 삭감한 GS건설 두 곳이다. 

 

GS건설은 영업 실적 악화로 올해 결산 배당금을 전액 삭감했다. 회사는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에 따른 예상 손실 금액 5524억 원을 ​장부에 일시 반영한 뒤 공사 현장 원가율을 일제히 조정하면서 별도 기준 7094억 원의 영업 손실과 580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결산 배상금은 보통주 1주당 1300원으로 총 1104억 원이 집행됐지만, 이번에는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우건설은 14년째 무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 별도 순이익은 2550억 원으로 전년(2547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순이익을 포함한 미처분 이익잉여금 8588억 원 전액을 올해도 이월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인수될 당시인 2010년 6월 이후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도 영업 실적 악화로 결산 배당 규모를 절반 이상 줄였다. 회사는 2월 말 이사회를 열고 2023년 결산 배당금을 전년 대비 263억 원(57%) 삭감한 202억 원으로 결정했다. 한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500원, 우선주 550원, 2우선주 500원으로 각각 500원 줄었다. 별도 기준 순이익 대비 배당(배당 성향)은 지난해 15% 수준에서 올해 13%로 악화했다. 회사는 원가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순이익(1517억 원)이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실적 호조에도 결산 배당을 동결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별도 기준 순이익은 37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지만, 회사는 2월 이사회에서 2023년 결산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675억 원(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1주당 650원)으로 결정했다. 별도 기준 배당 성향은 지난해 19% 수준에서 올해 18%로 악화했다. 올해 투자 재원이 늘어난 데다, PF 부실 등 건설산업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을 비축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악화하면서 순이익과 연동되는 배당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금 유동성 확보가 너무나도 중요한 시기”라며 “올해는 적극적인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보다는 회사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주식 가치를 부양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물산은 실적 성장에 힘입어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결산 배당 규모를 늘렸다. 회사는 1월 이사회를 열고 올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409억 원(11%) 늘어난 4173억 원으로 결정했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으로 각각 250원 늘었다. 이밖에 회사는 제일모직 합병 당시 취득한 자기 주식(보통주 781만 주, 우선주 16만 주 전량)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별도 기준 순이익은 건설부문 실적 호조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27% 늘어난 1조 568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배당성향은 27%로 전년 대비 1%포인트 개선됐다. ​

 

하지만 삼성물산은 현재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 환원 강화를 요구하면서 결산 배당에 변수가 생긴 상황이다. 이들은 앞서 2023년 결산 배당금을 이사회 결정안보다 3191억 원(76%) 많은 7364억 원으로 책정하자며 주주 제안을 냈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4500원 우선주 4550원으로 각각 회사 결정안보다 2000원이 높다. 이들은 회사가 배당 이외에도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 환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사회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안에 맞서는 주주 제안을 함께 발의했다.      

 

삼성물산 측은 “주주제안은 당사가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하여 심사숙고 끝에 수립한 주주환원정책을 크게 초과하는 내용으로 경영상 부담이 되는 규모”라며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 2364억 원으로 2023년과 2024년 당사 잉여현금흐름(바이오로직스 제외)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며, 이러한 현금 유출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게 된다”며 이사회 제안에 찬성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5대 상장 건설사는 이번 달 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재무제표와 결산 배당금을 확정한다. 삼성물산은 15일,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21일, 대우건설은 28일, GS건설은 29일 각각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핫클릭]

· [현장] "투기타운 될 판" 모아타운 반대 주민들, 서울시청 앞에 모였다
· 5년간 이용 2.5배 늘었는데 예산 그대로…'싱싱한 따릉이' 찾아 삼만리
· [단독] KAI, '드론 사령부의 창' 차기군단무인기(NCUAV) 블록2 최초 공개
· "행정처분? 그럼 난 취소소송" 부실시공 건설사들이 살아남는 법
· "남는 것만 한다" 5대 상장 건설사 수주목표 작년보다 8% 낮췄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