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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인성 내세웠던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 적립금 먹튀 논란

직원들은 퇴사, 사무실 내놓고 고객센터 전화도 해지…제2 머지포인트 사태 되나

2024.03.12(Tue) 11:45:23

[비즈한국] 명품 패션 플랫폼 캐치패션의 ‘먹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캐치패션은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된 분위기다. 일부 회원들이 사이트에 묶인 현금성 적립금의 환급을 요청하며 나섰지만 캐치패션은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해지하고 연락을 피해 문제가 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된 분위기다. 사진=캐치패션 페이스북

 

#경영난 심화, 4대 보험료 체납에 압류 통지서까지

 

한때 업계에서 주목 받았던 명품 패션 플랫폼 캐치패션이 도산 위기에 놓였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캐치패션을 운영하는 스마일벤처스는 지난달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압류 예고 통지서를 받았다. 2023년 11월부터 1월까지 4대 보험료 약 1억 원가량을 체납했기 때문이다. 2월분 4대 보험료 역시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일벤처스의 직원들도 대부분 회사를 떠난 상태다. 최근 퇴사한 직원들이 기업정보 플랫폼에 올린 후기에는 ‘월급이 밀렸다’, ‘월급도 못 주는 회사’, ‘투명하지 않은 경영으로 인한 경영난’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지난해부터 회사 상황이 크게 나빠졌음을 짐작케 한다.

 

11일 오전 찾아간 서울 강남의 스마일벤처스 사무실은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책상과 의자 등 사무집기는 그대로 있었지만 직원들이 사용하던 컴퓨터, 전화기 등은 대부분 정리된 상황이었다. 빌딩 관계자는 “최근 직원 거의 대부분이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 직급이 높은 직원들만 사무실에 종종 들르는 것 같다”며 “회사 대표의 얼굴을 본 지는 몇 달 정도 됐다”고 말했다.

 

현재 스마일벤처스의 사무실은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 스마일벤처스는 2018년부터 강남의 한 빌딩에 입주해 2층과 7층을 사무공간으로 사용해왔는데, 지난달 말 두 개 층 모두를 임대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캐치패션을 운영하는 스마일벤처스의 사무실. 직원들이 사용하던 컴퓨터, 전화기 등이 사라지고 빈 책상만 남아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회원들 캐시백 포인트 요청에 고객센터 전화번호 해지 ‘먹튀’ 논란

 

지난해 연말부터 업계에서는 캐치패션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사이트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거나 파트너사 이용 시 적립금을 제공하던 서비스도 종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캐치패션이 공식적으로 서비스 운영 중단이나 축소를 밝힌 적은 없었다.

 

문제는 캐치패션을 이용했던 고객들이 쌓아둔 적립금을 환급받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캐치패션은 적립 혜택을 강점으로 내세워 성장했다. 캐치패션 사이트를 통해 파트너사(마이테레사, 파페치, 에센스 등 해외 패션 플랫폼)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결제금액의 4~20%를 적립금으로 캐시백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적립금은 3만 원 이상이면 현금으로 인출도 가능하다. 적게는 몇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의 적립금을 쌓아 둔 회원들이 상당수다.

 

최근 회원들 사이에서 캐치패션 적립금 환급이 중단됐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 회원은 “얼마 전 적립금 환급을 신청했는데 1주일이 지나도록 환급되지 않는다. 고객센터와도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적립금을 환급 받지 못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치패션 고객센터는 현재 전화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다. 캐치패션이 사용하던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지난달 말부터 다른 회사의 고객센터가 사용 중이다. 캐치패션이 사용하던 번호를 넘겨받은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캐치패션과 전혀 관련 없는 회사다. 통신사로부터 번호를 받아 사용하게 됐는데, 캐치패션 관련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스마일벤처스는 이미 2월 21일 사내에서 사용하던 전화번호 7개 회선을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센터 연락처까지 해지한 상태지만 홈페이지에 안내를 하지 않았으며, 통화가 불가능한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여전히 대표번호로 게시해 놓고 있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캐치패션의 적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배우 조인성이 등장했던 캐치패션 광고 사진. 최근 명품 플랫폼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 글로벌 명품 플랫폼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도 생존 위기에 놓였다는 평이 나온다. 사진=캐치패션 페이스북

 

스마일벤처스는 2019년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을 론칭했다. 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발탁하고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론칭 2년 만에 누적 거래액 800억 원을 돌파했고, 2021년까지 약 380억 원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스마일벤처스를 창립한 이우창 대표는 2016년까지 한화갤러리아 온라인 신사업팀장으로 재직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재직하며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병행수입 없이 해외 공식 파트너사 제품만 취급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캐치패션은 론칭 후 줄곧 적자 상황이 이어졌다. 2022년 스마일벤처스의 매출액은 4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영업 손실액은 69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영업손실액은 71억 원, 2020년에는 36억 원, 2019년에는 24억 원이었다.

 

최근 명품 플랫폼 업계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엔데믹과 고물가 영향으로 국내 명품 플랫폼의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 3사는 고정비 감축에 안간힘을 쓰며 생존 전략을 마련했다. 해외 시장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영국의 명품 플랫폼 ‘매치스패션’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벤처스는 지난해 반등 기회를 노리며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앱 리뉴얼을 진행했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스마일벤처스 운영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 스마일벤처스의 등기임원 A 씨는 “최근 회사를 퇴사했다. 자세한 회사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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