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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 도입 1년 만에 사실상 유료 멤버십 전략 포기 수순?

회원 할인·추가 적립 혜택 종료에 회원 불만 커져…트레이더스 "혜택 재조정 과정"

2024.02.28(Wed) 14:40:57

[비즈한국] 트레이더스가 지난해 도입한 유료 멤버십의 혜택을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고객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고객 혜택 재조정의 일환이라는 설명인데, 업계에서는 트레이더스의 유료 멤버십 전략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트레이더스가 유료 멤버십 대상 혜택을 축소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회원 할인’으로 가입자 모으더니, 멤버십 도입 1년 만에 할인 혜택 종료

 

트레이더스가 3월 4일부터 유료 멤버십 가입 고객에게 제공하던 상품 할인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프리미엄 회원에 한해 PL상품(자체 브랜드 상품) 구매 시 TR 캐시 2%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하던 것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상품 할인과 추가 적립 혜택이 사라지면서 트레이더스 멤버십 혜택은 크게 축소되는 분위기다. 다음 달부터 유료 멤버십 회원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구매 금액의 1%(연회비 3만 원 스탠다드 회원 기준)를 TR캐시로 적립 받는 것밖에 없다.

 

트레이더스 측은 고객 혜택 재조정을 위해 기존 혜택의 일부를 종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 중 프리미엄 회원 대상 추가 적립은 PL상품에만 적용되는 작은 부분이다. 실제 T스탠다드라는 트레이더스 PL 상품 중에서도 신선식품을 제외한 가공·생활·패션 상품에만 적용돼 대다수의 멤버십 회원이 많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회원가 상품 행사 역시 할인 폭이 크지 않았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할인점의 본질에 집중해 파격가 행사를 늘리는 등 고객 혜택의 총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의 매출액은 3조 3727억 원으로 전년(3조 3867억 원)보다 0.4%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3억 원 줄었다. 사진=박해나 기자

 

할인 상품 등을 기대하고 멤버십에 가입했던 회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회원은 “안 그래도 회원 할인 상품이 줄어 만족도가 떨어졌는데, 이제는 남은 혜택이 사실상 거의 없는 것 아니냐. 혜택 축소 공지를 보고 곧바로 멤버십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도 “회원 유지를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코스트코로 멤버십을 바꾸려고 한다”고 전했다.

 

매장 직원들은 멤버십 혜택 축소로 인한 고객 클레임이 늘어난 탓에 한숨이 늘었다. 직원 A 씨는 “멤버십 혜택 종료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많다. 멤버십이 도입된 초반에만 해도 할인 상품이 굉장히 많았는데 점점 줄더니 이제는 할인 종료가 예정된 상황”이라며 “1% 적립 혜택만 있다 보니 연간 300만 원 이상 구매하는 회원이 아니면 사실상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가입 문의가 있으면 연간 구매 금액을 계산해보시고 가입하라고 설명 중”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회비를 납부한 고객은 이전에 제공되던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데, 회원권 유지 기간 내에 이렇게 변경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많은 고객이 실망하게 될 텐데, 기업 스스로가 이미지를 깎아먹는 행동이 아니겠냐”며 “기존 가입자는 갱신 시 이탈 가능성이 크고, 신규 가입자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멤버십 혜택 축소 분위기에 ‘폐지 수순 아니냐’ 관측도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유료 멤버십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창고형 할인점 1위인 코스트코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었다. 회원 확대를 위해 사전 가입자에게 연회비를 100원으로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했고, 회원 대상 할인 상품도 대거 선보였다. 지난해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 가입자는 68만 명가량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다. 트레이더스가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매장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열린 매장 정책을 유지했는데, 이러한 전략으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카드사, 대형마트가 모두 회원제로 운영된다. 카드사 수입의 70%는 연회비이며, 미국 코스트코 전체 수입의 90%도 연회비일 정도”라며 “이렇게 유료 회원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연회비를 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트레이더스는 현재 그런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 연회비 전략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스는 할인 행사와 추가 적립 혜택으로 유료 멤버십 가입자를 모집해왔다. 3월부터는 구매 금액의 1~2% 적립 혜택만 제공된다. 사진=박해나 기자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매장을 이용하다 보니 트레이더스가 회원 대상 혜택을 크게 확대할 수 없었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눈에 띄는 회원 혜택이 적으니 유료 멤버십 가입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트코의 경우 회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반면, 트레이더스는 모든 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화된 장점이었다. 하지만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회원제 가입이 필요한 것이냐는 혼란이 생겼고, 오히려 고객 이탈만 가중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의 매출액은 3조 3727억 원으로 전년(3조 3867억 원)보다 0.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81억 원으로 전년(644억 원) 대비 63억 원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트레이더스의 유료 멤버십 전략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종우 교수는 “트레이더스가 회원제를 축소하고 폐지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닐까 싶다. 유료 회원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며 “효과가 없는 유료 멤버십을 빨리 정리하는 게 트레이더스 입장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멤버십을 보다 더 쉽고 간편하게 이용하면서도 더 많은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고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기획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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