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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는 되고 '요기요'는 안 되는 속사정

이베이 인수전 흥행 와중에 요기요 입찰 두 차례 연기…'경쟁사' 배민에 자금 제공하는 꼴

2021.07.01(Thu) 18:29:51

[비즈한국] 신세계·롯데 등 쟁쟁한 대기업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끝에 6월 24일 3조 4404억 원을 써낸 신세계그룹이 인수자로 정해졌다. 이로써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가 네이버·신세계·쿠팡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매물로 나온 배달앱 요기요는 본입찰이 두 차례 연기되는 등 인수합병 시장에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8월 2일까지 요기요를 매각해야 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옥션·G마켓 등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3조 4404억 원에 인수하게 됐다. 사진=비즈한국 DB


#인수합병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선호한 이유?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8%(28조 원), 쿠팡 13%(22조 원), 이베이코리아 12%(20조 원), 11번가 6%(10조 원), 롯데온 5%(7.6조 원), 신세계 3%(4조 원)로 추산된다. 

 

이 와중에 이베이 본사에서 국내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매각한다고 밝혀 누구의 품에 안길지 주목됐다. 희망 매각가 5조 원을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가격이 너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예비입찰에 신세계, 롯데, SK텔레콤 등 여러 대기업이 참여해 인수 의사를 밝히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국 이베이 본사. 사진=이베이 홈페이지


6월 7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신세계와 롯데가 참여하면서 2파전으로 좁혀졌다. 오프라인 유통강자인 두 회사가 온라인 실적이 떨어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신세계나 롯데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1위인 네이버와 2위인 쿠팡과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후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24일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3조 4404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쟁자인 롯데는 2조 원 후반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인 점 등을 들며 업계에서는 다소 무리하게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사업 시너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그대로 보유한 터라 신세계그룹과 협력하며 우군으로 남을 전망이고, 여러 대형마트를 소유한 이마트가 물류 관련 이점을 갖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이마트는 4년간 1조 원 이상을 온라인에 투자해 물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와 인수와 관련해 “(인수 가격이)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력 인수 후보자 없는 요기요, 매각 가능할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관심이 모아진 와중에 6월 17일로 예정됐던 요기요 본입찰이 두 차례 연기됐지만 여전히 인수를 희망하는 후보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까지만 해도 신세계, 롯데, 카카오, 네이버 등이 유력 인수 후보로 부상했지만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기업이 없었다. 

 

​요기요 본입찰이 두 차례 연기됐지만 여전히 인수를 희망하는 후보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고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제공

 

요기요 매각이 쉽지 않은 이유는 DH와 인수 후보자들이 요기요의 몸값을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DH는 요기요 매각가를 2조 원으로 생각하는 반면 인수 후보자들은 1조 원대 정도로 보고 있어 적극적인 인수합병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도 인수합병 시장에 나왔을 당시 이베이 본사에서 매각가를 4조~5조 원으로 예측해 ‘너무 비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이베이코리아도 신세계에 순조롭게 매각됐기에 ‘비싼 몸값’보다 다른 요인이 요기요 인수를 망설이게 만든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배달앱 순위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순으로 시장점유율은 각각 66%, 17.9%, 13.6%다. 요기요가 지금은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쿠팡이츠의 무서운 성장세에 순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또 경쟁사인 DH에 매각 대금을 지불하는 것도 인수 후보자들이 꺼려하는 부분이다. 매각 대금은 배달의민족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기요의 내부 데이터도 DH에서 파악하고 있어 인수 후보자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 신세계와 롯데는 요기요 인수와 관련해 확실히 선을 그은 상태다.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는 “유통과 배달 플랫폼 접목 시 시너지를 면밀히 검토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인수합병에 많은 돈을 투자한 상황에 요기요 인수까지는 어려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측에서도 요기요 본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요기요 매각 마감 시한은 8월 2일로 DH는 이 기간 내에 서둘러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기간을 넘기면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 매각 기한을 6개월까지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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