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레일유통이 자사 편의점 ‘스토리웨이’의 가맹사업을 접는다. 코레일유통은 편의점, 카페, 중소기업 상품 판매, 역사 내 광고, 물류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자회사다. 코레일유통은 스토리웨이를 본사 직영과 위탁(용역) 방식으로 운영해왔는데, 뒤늦게 가맹사업을 취소한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코레일유통이 지난 4월 21일 편의점 스토리웨이의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했다.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프랜차이즈 본사)는 영업 현황, 가맹 조건 등을 담은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나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통상 가맹본부가 가맹사업 및 가맹점 모집을 중단하거나 폐업하는 경우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한다. 코레일유통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어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레일유통은 스토리웨이를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234개 점포 중 200여 개는 상업시설 모집 공고를 통해 선정한 개인과 위탁 계약을 맺어 운영하며, 나머지는 본사 직원이 운영한다.
스토리웨이는 철도·지하철 이용객을 위해 역사 내에 들어선 편의점이다. 철도의 공익성에 따라 일반 편의점과 달리 공공 서비스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업시간을 철도 운행 시간에 맞추는 등 운영 방식도 철도 이용객의 특성에 맞췄다. 열차 고장이나 사고를 대비해 매장 내에 구호 물품도 비치한다.
코레일유통은 2008년 말 스토리웨이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고 가맹사업 진출을 꾀했다. 2009년 8월 서울역 외곽에 역사 밖 1호점을 열고 프랜차이즈 편의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학봉 당시 코레일유통 대표는 “서울역점을 시작으로 올해 지속적으로 외부 진출 편의점 사업을 확장해 2010년부터 본격적인 편의점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2013~2015년 언론 보도를 보면 스토리웨이 가맹점이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총이익 중 25~35%를 가져간다거나, 20개 남짓한 가맹점이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직영·용역 매장과 더불어 가맹점을 운영했으나 이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유통 측은 “과거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범 운영이었으며, 실적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스토리웨이는 용역 매장도 전부 직영으로 분류한다. 위탁 운영자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코레일유통으로부터 월급 형태(수수료)로 받는다. 점포의 위치나 유동 인구에 따라 매출이 다르므로 수수료도 다르지만, 대개 200만~400만 원대다. 매장 상품은 코레일유통에서 무상 제공하기 때문에 운영자는 이행 담보금을 납부해야 한다. 계약 기간은 기본 2년에 최대 4년까지 가능하며 최소 6개월은 의무 운영해야 한다. 의무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이 부과된다.
운영자의 자격 조건도 엄격하다. 코레일 또는 코레일유통 임직원의 직계혈족이거나,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임직원은 지원이 제한된다. 식품위생법을 여러 차례 위반했거나 저신용자(NICE 기준 신용 점수 665점 미만)인 경우에도 지원이 불가능하다. 신규로 계약을 맺을 때는 입문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편의점 사업은 코레일유통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로 꼽힌다. 2024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직영점의 연평균 매출은 5억 7431만 원을 기록했다. 코레일유통의 사업 분야는 △유통 사업 △광고 사업 △자원 유통 사업 △상생 물류 지원사업 △임대 사업으로 나뉘며 이 중 편의점을 포함해 전문 매장(식당·화장품 등), 카페, 자동판매기 등을 맡은 유통 사업의 매출이 가장 크다.
유통 사업의 결산 내역을 보면 2022년 2166억 원, 2023년 2626억 원, 2024년 2908억 원이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13.6%에 달한다. 2025년 예상 실적은 3137억 원으로 명시했다. 유통사업 매출 등을 모두 포함한 코레일유통의 수익(매출액)은 2022년 4960억 원에서 2023년 5992억 원, 2024년 6799억 원으로 증가했다.
코레일유통은 공공성과 수익 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잃을 때마다 뭇매를 맞았다. 2021년 국정감사에서는 전국 매출 상위 1~22위 매장 중 21개를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체 매장 중 위탁 운영 비중이 90%에 육박하는데도 매출이 높은 ‘알짜’ 매장은 코레일유통이 운영해, 소상공인 운영자와 상생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익성이 좋은 매장을 직영으로 전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위탁 운영자에게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장 운영 시간이 하루 14~15시간인데 당시 월평균 수수료는 372만 원으로, 운영 시간으로 나누면 2019년 최저임금(8590원)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이어진 탓인지 코레일유통은 편의점 수를 줄이는 추세다. 2015년 313개였던 매장은 2021년 268개, 2022년 249개, 2023년 239개에서 현재 234개까지 감소했다. 공익성은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월 코레일유통은 자료를 내고 “지방 소도시와 유동 인구가 적은 철도역에도 매장을 운영하며 철도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이 균등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공공성에 중점을 둔다”며 “매출이 낮은 매장을 위해 높은 수수료율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등 소상공인의 수익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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