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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대재해처벌법 3년] 지난해 10대 건설사 사고재해자, 최근 5년 새 '최고치'

사망자도 10명에서 21명으로 급증…"처벌법 실효성 확보할 보완책 마련돼야"

2025.05.13(Tue) 16:24:12

[비즈한국] 오늘도 건설 현장에 출근한 노동자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건설업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 가운데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현장이다. 우리 사회는 안전이나 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아 노동자가 죽는 안타까운 사고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어 2022년 1월 본격 시행했다. 하지만 한 해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는 여전히 세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 사회는 ​건설 현장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지난해 우리나라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10대 건설사)에서 산업재해 사고재해자 2571명이 발생해, 최근 5년 사이에 사고재해자 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10대 건설사에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2023년 10명으로 급감했지만, 감소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난해 21명으로 또다시 증가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건설업계를 선도하는 10대 건설사에서는 오히려 사고재해자가 늘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10대 건설사 산재 사고재해자 수가 최근 5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진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규탄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지난해 사고재해자 5년 새 최고, 사고사망자 전년 대비 2배 늘어

 

비즈한국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학영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10대 건설사 산업재해 현황(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승인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사고재해자는 총 2571명으로 2023년보다 246명(11%) 늘었고, 사고사망자는 21명으로 전년 대비 11명(110%) 증가했다. 사고재해자는 업무상 사고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와 부상자를 포함한 수치이고, 사고사망자는 그 중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사고재해자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2020년 1460명이던 10대 건설사 사고재해자 수는 2021년 1526명, 2022년 1751명, 2023년 2325명, 2024년 257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10대 건설사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비율(재해율) 평균치도 2020년 0.4%에서 2021년 0.48%, 2022년 0.54%, 2023년 0.77%, 2024년 1.07%로 증가하는 추세다. 10대 건설사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0명 중 1명이 업무상 사고로 재해를 입게 된 셈이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사고사망자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10대 건설사 사고사망자는 2020년 17명, 2021년 26명, 2022년 27명으로 꾸준히 늘다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듬해인 2023년 10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감소 추세는 유지되지 못하고 지난해 21명으로 2.1배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노동자 1만 명당 발생하는 사고사망자 비율 평균치 역시 2020년 0.38%, 2021년 0.64%, 2022년 0.71%, 2023년 0.24%, 2024년 0.58%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24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의 사고재해자와 사고사망자 수(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승인일 기준). 단위:명 자료=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학영 의원실, 고용노동부

 

#사고재해자는 대우건설, 사고사망자는 현대건설 최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최근 5년간 사고재해자가 가장 많이 나온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2020년 223명, 2021년 278명, 2022년 381명, 2023년 553명, 2024년 496명 등 총 1931명이 대우건설 사고재해자로 기록됐다. 건설사별 사고재해자 수는 GS건설 1390명, 현대건설 1239명, 롯데건설 961명, SK에코플랜트 884명, 삼성물산 837명, 현대엔지니어링 676명, DL이앤씨 649명, 포스코이앤씨 567명, HDC현대산업개발 499명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5년간 사고사망자는 현대건설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20년 3명, 2021년 5명, 2022년 5명, 2023년 2명, 2024년 2명 등 총 17명이 현대건설 사고사망자로 기록됐다. 건설사별 사고사망자는 롯데건설 15명, 대우건설 14명, DL이앤씨 13명, 현대엔지니어링 9명, GS건설 8명, HDC현대산업개발 8명, SK에코플랜트 7명, 삼성물산 5명, 포스코이앤씨 5명 순으로 많았다. 사망사고자가 가장 적은 삼성물산에서는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최근 2년간 사망사고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학영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건설 현장의 재해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법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기업들이 안전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법의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해,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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